뉴질랜드 한인사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자료에 의하면 재외한인의 이산은 19세기 중엽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세계의 여러 민족들에 비교해서 짧다. 그렇지만 재외한인처럼 다양한 형태의 적응을 시도했던 민족은 역사상 그리 흔치 않다.

재외한인 이산의 역사는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한다
첫 번째 시기는 1860년대부터 1910년(한일 강제병합이 일어난 해)까지인데, 이 시기에는 구한말의 농민, 노동자들이 기근, 빈곤, 압정을 피해서 국경을 넘어 중국, 러시아, 하와이, 멕시코, 쿠바로 이주하였다.

두 번째 시기는 1910년부터 1945년(한국이 일본 식민통치로부터 독립한 해)까지인데, 이 시기에는 일제 통치 시기에 토지와 생산수단을 빼앗긴 농민과 노동자들이 만주와 일본으로 이주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정치적 난민들과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러시아, 미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세 번째 시기는 1945년부터 1962년(정부가 이민정책을 처음으로 수립한 해)까지인데, 이 시기에는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발생한 전쟁고아, 미군과 결혼한 여성, 혼혈아, 학생 등이 입양, 가족 재회, 유학 등의 목적으로 미국 또는 캐나다로 이주하였다.

네 번째 시기는 1962년부터 현재까지인데 이때부터 정착을 목적으로 한 이민이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재외한인 이민자와 그 후손은 이 시기에 이주하여 정착한 사람들이다.

미국으로의 한인 이민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정점으로 감소하였고, 오히려 이주를 포기하거나 역 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해외 이주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미국으로의 이주는 줄어든 반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의 이주는 증가해서 해외 이주의 지역별 분포에 변화가 일어났다. 뉴질랜드 한인들의 공동체는 그리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일들을 겪어왔고, 이루어 가고 있다.

이민 1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1.5세대들이 사회 진출을 시작하고 있고, 2세대들은 대부분이 아직 학업을 계속하는 중이다. 이들 2세대가 성장하여 본격적으로 이 사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할 때 뉴질랜드 한인사회도 성숙해질 것이다.

이민 1세대들의 사명은 후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주는 일이다. 그들은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개척자로서 기록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뉴질랜드 한인사를 기술하자는 논의가 나온 지 4년이 지난 2007년 12월에 발간된 책이다. 이 책의 편찬을 위하여 많은 분이 수고하여 기록으로 정리하게 된 것으로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북반구로부터 뉴질랜드로 이주가 시작된 지 170여 년
  2. 한국전쟁으로 맺어진 한국과 뉴질랜드의 인연
  3. 1970년 이전의 한인 사회
  4. 1970년대에 한인 사회가 태동하다
  5. 뉴질랜드가 이민 문호를 개방하며 한인 사회가 성장하다
  6. 일반 이민 제도 시행으로 한인 사회가 도약하다
  7. 한국의 IMF 사태로 인한 시련 중에도 희망을 펼치다
  8. 뉴질랜드에서 한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9. 뉴질랜드 한인들의 현주소
  10.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미래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리고 알 수도 없었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니 너무 흥미로웠다. 오클랜드에서만 20여 년을 살아왔지만 너무나 모르고 있던 것이 많았다는 것을 절감하며 나도 모르게 ‘아하!, 그랬구나?, 그렇지!, 이런 일이 있었어?, 맞아 그때였지’ 하며 읽어 내려간 책이다.

  11. “기록된 역사만이 생명력이 있다”라는 취지에서 부끄러운 역사든 자랑스러운 역사든 모두 교사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여러 문헌과 자료들과 증언을 바탕으로 여러 방면에서 다루고 있어 읽으면서 궁금증들이 해소되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의 한인사도 궁금하게 되었다.
  12. 9장 뉴질랜드 한인들의 현주소에서 2006년 2월 한인의 날 행사 때 설문지에 비친 교민들의 실상에서의 분석 내용을 요약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78%가 한국말 위주로 대화하고, 대부분이 한국형 업종에 종사하는 교민들, 한식 위주의 식생활, 대부분이 기독교를 믿는 교민들, 언어는 정착하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소, 운동을 즐기는 교민들, 다른 민족과 교류가 적은 교민들, 월 3,500달러 정도의 가계 지출, 허물없는 인간관계가 아쉬운 한인 사회, 뉴질랜드 국가를 부르지 못하는 코리언 뉴질랜더,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교민들,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교민들, 가정 내에서의 약간의 갈등, 자녀 교육에 대해서 만족하는 교민들, 제3국으로의 이주를 원하는 일부 교민들, 국제결혼에 대해서 관대해져 가는 교민 사회, 자녀들의 해외 유학을 원하는 교민들, 한국과 뉴질랜드의 장래에 대해 긍정적인 교민들로 나타났다.

설문 시점으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할까?
시간이 흘러갈수록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늘어가고 뉴질랜드 사회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리더로 성장해가는 한인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1세대의 헌신과 노력이 좋은 열매들로 나타나는 시기라 생각한다.

1세대들의 실수와 부끄러운 과거들도 있지만 1.5세대와 2세대들이 좋은 것을 본받아 계승하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교훈 삼아 지양함으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해본다.

“뉴질랜드의 한인 역사는 누군가에 의해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교민 각자가 써 내려가는 것이다.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역사를 남겨주기 위해서 오늘 새로운 삶을 창조해 나가자.”

“사람은 자기 그림자를 밟고 지나갈 수는 없다. 그림자는 실체를 비추는 것이므로 실체가 없이는 그림자를 형성할 수 없고 실체 이상으로 좋은 그림자를 만들 수도 없다. 인간 사회가 지난 과거의 실체를 뛰어넘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에 대한 고찰이나 반성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이제 뉴질랜드 한인 사회도 역사적인 실체를 파악하게 되었고 그 실체를 거울삼아 앞으로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뉴질랜드라는 새로운 땅에 우리 한민족이 발자국을 남기기 시작한 지 벌써 68년의 세월이 흐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한인회가 출범한 지 47년의 세월이 또한 흘렀다. 한인들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도 이제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길지 않지만 짧지도 않은 뉴질랜드의 이민 역사 속에서 기록으로 남겨진 책들을 리뷰해 나가고자 한다. 지면상 책의 내용을 다 요약 기술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리뷰하는 책들을 주변에 소장하고 있는 분들을 통해서라도 빌려서 필독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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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종
올네이션미션센터 대표(GMS선교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2000년 3월 뉴질랜드 도착하여 21년간 한인 목회와 남태평양 선교 네트워크를 감당하고 있으며, 점수제 일반 이민 30년의 뉴질랜드 이민 역사 속에서 한인 저자들이 쓴 책 가운데 뉴질랜드와 한인의 삶이 담긴 12권을 매달 한 번씩 북 리뷰를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