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 아버지를 증오하다
전 세계적으로 2,000만부 이상 팔린 윌리엄 폴 영의 장편소설『오두막』이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맥이 등장한다. 맥은 자신의 과거에 받았던 상처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아버지의 부재’였다. 맥은 그의 인생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를 지워버렸다. 왜냐하면 맥의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였고, 가정에서는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었다.
맥이 열 세 살 때의 일이었다
“술 취한 아버지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어머니가 의식을 잃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으면서도 자신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고백했던 것이다. (…) 반항아 아들에게 효도가 뭔지 제대로 교육시키려고 (…) 맥은 거의 이틀 동안 집 뒤쪽의 커다란 참나무에 묶여서 허리띠로 매를 맞았고, 아버지가 술병을 내려놓고 어느 정도 술에서 깨어난 후에는 성경구절로 야단치는 것까지 질리게 들어야 했다. 2주 후에 간신히 걸을 수 있게 되자마자, 맥은 그 길로 집을 나갔다. 집을 떠나기 전, 농장에서 찾은 술병마다 살충제를 넣어두었다.”
맥은 이미 13살에 아버지와 관계를 단절했다. 맥이 아버지를 얼마나 증오했으면 집을 나가면서 아버지의 술병에 살충제를 넣었을까? 아들이 보통 집을 나가면서까지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지 않는가?
또 다른 상처–딸이 유괴되어 살해당하다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을 만난다. 주인공 맥이 ‘아버지의 부재’로 인생에 큰 구멍이 났다. 그래서 아버지의 부재를 ‘무언가’로 채우려고 애를 썼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가 무엇이냐? 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맥이 ‘아버지의 부재’ 대신에 붙잡았던 것은 ‘가족’이었다. 그의 가족은 맥에게 아버지를 대신하는 안전지대였고 울타리였다. 그래서 맥은 가족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의 딸이 유괴되어 살해당했다. 또다시 그의 인생에 큰 구멍이 나버렸다. 인생이 무너졌다. 이런 인생의 위기를 주인공이 극복하지 못하자 그를 돕기 위해 하나님이 편지를 보냈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편지-오두막으로 찾아와라
“오랜만이군요. 보고 싶었어요. 다음 주말에 오두막에 갈 예정이니까 같이 있고 싶으면 찾아와요. -파파”
사람은 슬픔을 겪으면, 대체할 만한 뭔가를 본능적으로 찾는다. 맥의 경우는 그것이 가족이었다. 그런데 그 가족조차 흔들리고 무너졌을 때 하나님은 그 상처들을 치유하시기 위해 맥에게 편지를 보내야만 했다. 마침내 맥은 하나님을 찾아 나섰다. 그때서야 맥은 하나님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오두막’이라는 공간에서 맥은 하나님을 만났고 비로소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맥의 상처를 치유하시는 하나님-맥이 아버지를 용서하다
맥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너무나 큰 나머지 그 안에 계속 상처로 자리 잡고 있었다. 다만 맥이 가족에게 몰입해서 그 상처를 억지로 잊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나님은 이것을 드러내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오두막에서 맥을 만나고, 맥에게 상상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힘들어하면서 우리에게 집중하고 있나요?”
”그는 우리가 아니라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어요. (…) 저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는 저 사람은 바로 당신 아버지예요.”
“빛에 사로잡힌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있었고, 얼굴을 가린 그의 양손에서 다이아몬드와 보석의 폭포수인 듯한 반짝이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차마 아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는 그 사람에게 맥은 ‘아빠!’라고 외치며 몸을 던졌다. 바람과 불길이 용솟음치는 중에 맥은 두 손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붙잡아 자기 얼굴을 보게 하고 늘 하고 싶었던 말을 더듬거리며 했다. ‘아빠, 정말 죄송해요! 아빠, 사랑해요!’ (…) 둘은 흐느끼며 서로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했고, 그보다 더 큰 사랑이 그들을 치유해주었다.”
맥은 자신의 딸을 잃어버린 것 만을 상처로 생각했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아버지와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래서 맥이 아버지를 용서할 때 치유되었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다. 또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딸을 잃은 상처도 치유되었다.
맥에게 ‘오두막’이란 공간은 상처가 생각나는 곳이었지만 그 ‘오두막’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 교제하였다. 이곳에서 맥은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래서 ‘오두막’은 맥에게 은혜의 공간이었다. 그렇다면 상처를 달고 사는 우리도 자기만의 오두막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오두막은 하나님과 일대일로 교통하는 기도의 골방이다. 또한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는 우리가 섬기는 교회이다. 기대하기는 교회가 이런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생의 고통은 은혜의 마중물
이 소설은 우리 모두가 겪는 고통의 문제를 다뤘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지고 사는 것이 바로 연약한 우리들이다. 맥은 ‘오두막’에서 하나님을 만나며 위로 받고 상처를 회복했다. 결국 인생이 리셋 되었다. 우리 인생에도 상처, 열등감, 두려움이 많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아름답게 바꾸신다. 성경에서 요셉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창50:20).
하나님은 마치 황무지를 정원으로 바꾸듯이 우리 인생을 그렇게 만들어 주신다.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 인생 가운데 위기를 주신다. 그 과정 속에 우리가 하나님을 알아가고 만나도록 이끌어 주신다. 그래서 고통은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은혜의 마중물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오두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