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sweet home!”

사진<베드로의 집터 유적지>

“이제 그 케케묵은 옛날이야기 그만하고 잡시다.”

늦은 밤 아내와 까마득한 먼 옛날 고향 이야기 데이트 종종 즐긴다. 팽이 놀이와도 같은 고향 이야기. 잠자던 팽이 채찍질 다시 하면 땀 뻘뻘 흘리며 쌩쌩 잘도 돈다.

나의 고향 집 그리고 고향 친구들. 늘 추억 데이트 속 단골들. 외국에서 산 날 조국에서 산 날보다 많은 나의 여정. 고향은 여전히 달콤한 초콜릿으로 코팅된 추억. 달콤해서 그런가? 여전히 삭제 쓰레기통에 버리지 못한 채 오늘을 산다.

가버나움 궁금증 다시 팽이처럼 되살아난다. 가버나움 출신 바요나 시몬 베드로(Simon Bar-Yonah). 2천 년 전 그의 집 찾는다. 갈릴리 서편 해변 작은 어촌 마을 한쪽. 해변 뒤로한 채 언덕 오르면 만나는 작은 마을 가버나움. 멀리서 보면 우리네 옛날 집들과 달리 성냥갑 포개놓은 모습들.

베드로의 집 찾았다. 안을 들여다보면 오래 전 우리네 초가집 형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집. 기본 석재는 가버나움 현지 조달 검은 현무암. 흙과 짚을 섞어 만든 흙벽 위로 나뭇가지와 진흙 얼키설키 엮어 지붕 올렸다. 맞다. 그래서 지붕에 얽힌 그 이야기 실제 가능했다.

선교 여행 후 다시 가버나움으로 돌아오신 예수님과 제자들. 먼지투성이 발 씻으신 후 함께 나누는 꿀맛 식사. 갈릴리 바다가 날라주는 시원한 바람결. 피곤한 몸 잠시 벽에 기댄 채 안식하시는 예수님. 하지만 달콤한 그 안식 갖가지 사연 부둥켜안고 몰려온 사람들 곧 빼앗아 간다.

자리에서 일어나신 예수님 병자들 고치신다. 예상치 못하던 일 터진다. 예수님 머리 위로 누군가 지붕을 뜯는다. 갑자기 온갖 나뭇조각 흙 부스러기 우수수 떨어진다. 설교는 중단되고 모든 사람들 이목 천정으로 쏠린다. 침상에 누운 한 중풍 병자 하늘로서 내려온다(마가복음 2:1-12). 이 극적인 사건 현장 베드로의 집일 가능성 높다.

베드로의 집 바닥. 가버나움 현지 현무암으로 짜 맞춘 바닥. 군데군데 틈 많아 동전 잃어버리기 십상.

“어떤 여자가 열 개의 드라크마를 가지고 있다가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그러면 등불을 켜고 온 집안을 쓸며 찾을 때까지 자세히 뒤지지 않겠느냐?”(누가복음 15:8, 쉬운번역). 잃어버린 드라크마 비유 나이 들어 눈 어두운 베드로의 장모 이야기 아닐까?

요즘 말로 그라피티(Graffiti)라 말하는 수백 개의 낙서들 회칠한 벽에 빼곡하다.

“주 예수여 당신의 종을 도우소서.” “그리스도여 자비를 베푸소서.” 희랍어와 시리아어 그리고 히브리어로 표현한 당대 신앙고백 낙서.

쇠붙이 등으로 긁어 새긴 십자가 모양과 배. 나아가 베드로의 집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그의 이름 여러 차례 만난다. 누가 이런 글귀들 남겼나? 제자들? 방문객들?

이런 의문들 1968년 베드로의 집터 발견하자 바로 그 실마리 풀린다. 고고학계 또 하나 큰 경사. 왜 그리들 소란인가? 두 가지 큰 고고학적 발굴 여기 있다. 1세기 예수님 당시 가정 형편 여기서 엿본다. 기록상 찾아볼 수 없는 초기 기독교 교회 모습 역시 여기서 만난다.

지구촌 최초의 교회 모델 바로 베드로의 집에서 시작되었다. 가슴 뛰게 한다. 궁금증 더욱 솟구친다. 2천 년을 이어온 기독교 모체교회 그 요람 바로 베드로의 집인가? (마가복음 1:21). 고향 떠나 성인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 그 첫 개척교회 가버나움 베드로의 집에서 시작하신다.

여기저기 친척 돈 빚내고 긁어 모아 상가 한쪽 개척교회 세우는 우리네 개척교회 이야기. 예수님 교회 세운다며 친척들 만나 빚이라도 낼 구멍 없었다. 은행 융자? 꿈도 못 꿀 일…

첫 교회 시작 전 베드로와 무슨 흥정 오갔을까? “너의 집, 하나님 위해 바쳐라. 몽땅 바쳐라. 하나님 열배 백배 축복해 주실 것이다. 숨기다간 큰 저주 내린다…” 윽박지르며 믿음 보상 흥정하는 우리네 어떤 사이비 목사들처럼 그렇게 개척교회 시작하셨나?

1세기 가버나움 한쪽에 세워진 지극히 평범한 개척교회 제1호. 그 밑천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그의 초라한 집. 여기서 말씀 가르치시고 병자들 치유하신다(마가복음3:1~5). 제자들과 함께 교제와 선교 토론 나누신다(마가복음 1:16~20). 이곳이 바로 모든 지구촌 교회 그 원형. 이곳이 바로 지구상 첫 신학교.

한발 더 나아가는 베드로의 집 발굴 이야기. 여기에 두 가지 비밀 우리네 2층 시루떡처럼 껴안고 있다. 하나는 1세기 경 베드로의 집에서 시작된 첫 가정교회 초기 집터.

다른 하나 예수께서 돌아가신 후 4~5세기경 같은 집터 위에 세운 팔각형 교회. 4~5세기경 베드로의 집 극적으로 달라진다. 더 이상 주거용 집이 아니라 공동체 생활 거주용 가정교회로 바뀐다(House church).

오래된 방들과 석재들 위에 새로 버팀목을 세운 뒤 이 층 아치 모양 건물로 개조한다. 초가 지붕 헐고 돌로 지붕 개조한다. 모든 방 하얗게 회칠한다. 이 무렵 사용된 요리기구, 토기, 커다란 물 저장 항아리 및 등잔들 당시 삶을 말한다. 심지어 침례를 위한 침례 터(Baptistery)도 발굴된다.

고고학자들 증언한다. 바로 이곳이 1세기에서 4~5세기로 넘어가는 주택 및 교회용 최초의 복합형 목회 현장. 이 당시 초기 기독교 예배자들 및 순례객들 가버나움에 몰렸다. 더 큰 시설 필요했다.

오늘날 팔복교회가 주는 상징적 의미처럼 건축 형태 역시 팔복 상징 팔각형 교회건축 태어난다. 훗날 이탈리아와 시리아 및 예루살렘 돔 성전 등 300년 동안 이 전통 이어진다.

381년 에게리아(Egeria) 가버나움 방문한다. 당시 이미 교회로 변모한 수제자의 집 그 원형 목격한다. 이 시기 개종한 유대인 백작 디베랴 요셉(Count Joseph of Tiberias) 초기 기독교 역사 한몫한다. 로마 콘스탄틴 황제 윤허 받아 갈릴리 및 가버나움 지역 교회 건축에 앞장선다. 이 베드로 교회 역시 당시 증축 도움 받았을 것이다.

4~5세기 교회 베드로의 집 교회시대 위기 만난다. 가버나움 멸망과 함께 역사 속 긴 동면 시작된 지구촌 최초의 교회 베드로의 집. 그 교회 누가 세우셨나? 그 교회 누가 허물도록 허락하셨나? 거룩한 그리스도의 첫 교회 역사 속에서 사라지는 것 하나님 허락하셨다.

그러자 1990년 바로 그 집터 위에 여덟 개 든든한 기둥과 함께 팔각형 교회 새 모습 갖춘다. 바로 프란시스파 천주교회가 세운 마치 우주선 모양의 오늘날 베드로 기념교회. 이 교회 안에 들어서면 유리 바닥 아래 베드로의 집 초기 교회 집터 보인다. 2000년 요한 바울 2세 이곳 방문하여 예배드린다. 하지만 오늘의 베드로의 집 교회, 단지 기념교회일 뿐…


베드로의 집 교회 기념교회

“Home, sweet home!”이 땅의 고향 우리 여정 출발점. 하지만 세상에서 영원한 것 없다. 우리 모두 언젠가 살던 고향 떠난다. 출생 후 첫발 뗀 우리 고향 이야기 한평생 추억 속에 존재하는 신기루 같은 것.

세월 지나는 동안 그리움으로 채색하는 액자 속 가두어진 추억일 뿐. 하여 추억은 곧 유적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남는다. 인간사 일체 유적 만들기. 문제는 내 한평생 어떤 여정으로 그 유적 남기느냐가 중대한 관건.

자고 나면 쏟아지는 서글픈 세상 뉴스. 대부분 재물에 얽힌 이야기들. 부동산 투기 잡겠다며 온갖 덫을 놓는 정부 정책에 맞서 더욱 똑똑해지는 머리 좋은 투기꾼들. 교회의 대물림 이슈 역시 파보면 그 깊은 속사정은 돈 문제.

이 시대 교회 예수님의 목회 초심으로부터 너무 멀리 떠났나? 평범한 지구상 첫 교회 베드로의 집 더는 신학 속에 존재하지 않는 구닥다리 신학? 성 쌓기 목회 언젠가 집터만 남기고 사라진다.

교회 세습 놓고 시끌벅적한 교단 재판 이야기. 다시 한번 베드로의 집터 앞에서 우리 목회 초심 되돌아볼 수 없을까? 이러다 그날 그 영광스러운 영원한 고향 잃으면 어쩌나?

“Home, sweet home!”

*자료: sacred-destinations. en.wikipedia. bible-history. israelandyou. israeljerusalem. ritmeyer. jewishvirtuallibrary. biblewalks. theosophical wordpress. bibleplaces. jewishmag. timesofisrael. biblosfoundation. seetheholyland. bibleodyssey. biblicalarchaeology. livescience. biography. quora. prezi.com.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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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문찬
문문찬 목사는 1984년 한국 감리교회 선교사로 영국 도착 후 미래 목회 위해 선교 훈련, 종교철학, 교육학, 선교신학 등 수학 후 웨일즈대학에서 박사학위 수여. 필리핀, 호주, 슬로바키아 등에서 목회 및 선교. 오늘까지 영국 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