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찾아 가다

0
12

캄보디아, 태국에서 총 약 5개월 정도를 지내고 나는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다음 목적지인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지내면서 이것저것 했는데 5개월 정도를 여행해서 그런지 뭔가 계속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여행이라는 것을 자꾸만 가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떠난 곳이 영국이었다.

영국에는 내 친한 친구가 마침 살고 있어서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였다. 내가 여태까지 지냈던 곳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곳이어서 더 설레었다. 내 첫 유럽여행지가 된 영국에서 친구 덕에 나는 로컬 같은 생활을 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성당에서 예배도 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다.

영국에 있는 친구는 영상편집 일을 하는데 이 친구도 이 일을 하기 전 많이 힘들었지만 그 안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나 예쁜 친구였다.

이 친구와 얘기를 나누고 삶을 나누면서 새로운 곳에서 오히려 많이 회복되고 여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친구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친구와 나누었던 얘기 중 별 얘기 아니지만 나에게 굉장히 와 닿았던 이야기가 있었다.

친구가 핸드폰이 망가진 얘기를 해주었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 핸드폰이 망가진다는 것은 여러모로 치명타가 될 수 있고 또 굉장히 불편해 질 수 있는 일이기에 핸드폰을 쓸 수 없다면 누구나 대체 법을 생각하려고 하기 마련일 것이다. 당장 연락 할 일이 많고 핸드폰이 꼭 필요했지만 새 핸드폰을 살 돈은 없었던 친구는 그냥 하나님께 얘기했다고 했다.

‘하나님, 저 핸드폰이 필요해요’.

그리고 정말 말도 안되게 하루 만에 하나님은 친구 주위의 사람을 통하여 쓰던 핸드폰이긴 하지만 사용하기엔 손색없는 멀쩡한 핸드폰을 쓸 수 있게 해주셨다.

이 이야기는 단적으로 보면 별 내용도 없고 오해도 일으킬 수 있다. 마치 우리가 원하는 물질을 기도하면 주시는 것처럼.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부분이 아니다.

나는 친구가 했던 기도와 같은 기도를 하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그건 마치 하나님께 물질적인 것을 구하는 것 같았고 그건 잘못된 기도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도를 한 친구의 마음가짐은 물질적인 욕심을 기도한 것이 아니라 정말 나의 필요를,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어떤 것이든, 그것을 하나님께 구한 것이었다.

내가 이런 기도가 잘못됐다고 느꼈던 이유 중 하나는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나는 내 능력으로 항상 해결하려고 했었기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런 것은 내가 할 수 있으니까, 내가 버는 것으로 하면 되니까,

나는 그런 현실적인 문제, 특히 물질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내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재정능력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

사실 선교지에 있다가 한국에 있으면서 점점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돈이었다. 뉴질랜드에 모아놓았던 돈을 거의 다 써가면서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았고 어느 정도 남겨놓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나고 돈을 쓰지 말아야겠다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어딜 나가든 일단 나가면 돈을 써야 했다. 차가 없으니(차가 있어도 돈이 나가지만) 교통비는 기본이었고 지내면서 필요한 것들이 하나씩 쌓여갔다.

나는 악착같이 돈을 세이브 하려 노력했고 가까운 거리는 웬만하면 걸어 다녔으며, 될 수 있으면 음식이나 간식을 사먹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는 기쁘지 않았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 마음의 중심에는 잘 보면 꼬박꼬박 들어오는 나의 수입을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었기에, 그것에 안주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이게 없을 때 오는 불안함에서 왔던 원망이었지 않나 싶다. 나는 아니라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돈에 많이 휘둘렸고 돈이 나의 생활의 많은 것을 좌우하고 있었구나 느꼈다.

내가 안정을 느꼈던 것은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라‘어느 정도가 언제 들어올지 알고 있는 내 계좌였구나’느끼고 나서는 조금씩 그런 마음에서 해방되고 진심으로 하나님께 의지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때 그 시간이 없었으면 나는 여전히 내가 하나님을 진심으로 의지하며 산다고 착각했을 것 같다. 생각지 못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