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 명절 ‘송끄란’

송끄란은 태국의 설날이라 볼 수 있는데 모든 국민들이 즐기는 큰 명절 중 하나로 그 주위에 있는 캄보디아나 라오스가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보내는 명절이다.

태국에서 같이 지내던 아이들이 송끄란과 방학 겸 집에 돌아가게 되어 나와 아이들을 돌보던 간사님이‘우리도 여행가자!’해서 태국여행 안내책자를 뒤적이다 후아힌이라는 곳에 꽂혀 후아힌을 가기로 결정했다.

후아힌은 방콕에서도 3시간 정도 떨어진 휴양지였는데 책에 의하면 태국의 유명한 다른 휴양지만큼 알려진 곳은 아니어서 조용한 편이라고 했다.

우리는 돈을 아끼기 위해 방콕까지 10시간 정도 나이트버스를 타고 가서 하루를 묵고, 그 다음날 후아힌으로 또 3시간 버스를 타고 내려가게 되었다.

나이트버스를 타고 비몽사몽 한 상태로 방콕에 내렸는데 우릴 보자마자 택시기사들이 마구 몰려와서 너무 무서워 다 뿌리치고 모두가 줄 서있는 택시 타는 곳으로 가서 기다렸다. 다행히 착한 택시기사를 만나 숙소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었다.

치앙마이가 시원한 편이라는 걸 치앙마이에 있었을 땐 몰랐는데 방콕에 도착하니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방콕은 훨씬 더웠고 습했다.

너무 더워서 길을 걸을 땐 나오는 세븐 일레븐 마다 들어가서 몸을 식히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나갔던 것 같다.

후아힌은 대단한 곳은 아니었지만 바다가 예뻤고 작고 조용한 곳이었다. 관광객이 없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은 많이 없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우리처럼 생고생 해서 간 게 아니라 편히 와서 바다가 바로 앞에 있는 고급 리조트 등에서 묵으면서 계속 수영하고, 바다 가고, 먹고 쉬고 이렇게 휴양하러 온 듯했다.

땀에 젖은 우리는 그들을 보며 다음에 오면 우리도 저렇게 하리라 마음먹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래도 간사님과 함께 땀 흘리면서 바다를 걷고 맛 집을 찾아보고 둘러볼 곳이 어디 있는지 발길이 닫는 대로 무작정 가기도 한 게 추억이 되었다. 하지만 후아힌은 너무 더워서 무작정 걷는 것은 추천하고 싶진 않다.

후아힌에서 기억에 남는 관광지 중 하나는 seafood market이었다. 그곳에는 랍스타, 새우, 게 등등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고르면 그걸로 바로 요리를 해주는데 비싸서 못 먹는 scallops도 실컷 먹고, 랍스타도 먹고, seafood lover인 나에게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 시장을 원체 좋아하는 나로서는 치앙마이와 방콕에서 봤던 마켓과는 또 다른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가족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온 국민이 즐기는 축제라는 느낌이 강한 송끄란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대대적인(?) 물놀이를 하기 때문이다. 송끄란 때 매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매일 물놀이를 하고 특별히 정한 날에는 작정하고 물놀이를 한다.

지나가는 길에 물총으로 물을 맞는 것은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핸드폰을 waterproof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쯤은 기본이었다. 시내에서는 차 위에서 큰 물통을 놓고 쏘기도 한다고 했다. 물놀이에 쓰이는 물이 왠지 깨끗할 것 같지는 않아 찝찝하기도 해서 우리는 참여하지 않았고 피 터지는(?) 물놀이를 먼발치서 구경만 했다.

송끄란을 위해 이 시기에 맞춰 오는 관광객도 많다고 했다. 물놀이 하나로 모르는 사람들과도 친근하게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워터 파크에서의 물놀이가 아닌 이런 특별한 물놀이 축제를 한 번쯤 경험하는 건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나의 2017년을 돌아보았을 때 힘든 것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즐겁고 잊지 못할 추억들이 많았던 것 같아 새삼 감사하게 된다.

남들은 앞으로 가는데 나는 멈춰있는 것 같고 이게 맞는 걸까, 잘하는 걸까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시간들을 절대 후회하지 않고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든다.

다시 빡빡한 현실로 돌아와 특별할 것 없는 쳇바퀴 같은 매일을 또 보내고 있지만 특별할 것 없는 매일이라고 해서 은혜가 덜한 것은 아님을 안다. 그 안에서도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하나님의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때와 다른 것처럼 개개인의 시간은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느리고 빠름으로 무언가를 정의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만약 이런 시간을 보내볼까 하는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과감하게 결정하는걸 추천한다. 다만, 그 전에 기도하고 그 시간이 3개월이든 6개월이든 1년이든,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지 조금은 설계를 하고 시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것으로 2017년의 gap year 이야기를 마치려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내 가족, 지금까지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다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도와준 크리스천라이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8년을 잘 마무리하시고 2019년에도 다사다난한 시간들을 주님과 함께 맞을 준비 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