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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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어느 인터넷 신문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무당과 역술인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경기 침체로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학위나 자격증이 필요 없어 진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이 없어 나이가 든 후에도 계속 할 수 있는 무당과 역술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회원수가 가장 많은 대한 경신연합회와 한국역술인협회에 가입된 회원수가 지난 10년간 2배가 늘어 약 30만명 정도이며, 비회원까지 합하면 거의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당과 역술인은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은 서로 다릅니다. 무당은 주로 ‘신’(gods)을 통해서 미래를 점치고 그에 따라 굿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무당은 주로 여성들이며 남자는 박수무당이라고 부릅니다.

역술인은 그와 달리 주역이나 명리학 등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점을 치거나, 사주풀이를 하거나, 관상을 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무당은 선배 무당이 ‘애동제자’로 불리는 신내림을 받은 후배 무당을 가르치는 도제식 교육으로 양성합니다. 역술인은 역술인 단체에서 사주명리학, 관상학, 주역 등을 배우는데 최근에는 사주풀이 애플리케이션과 책으로 독학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신문에 제시된 2011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직자 수는 개신교가 14만 483명, 불교가 4만6905명, 천주교가 1만5918명입니다. 이들은 ‘종교 관련 종사자’로 분류가 되고, 무당이나 역술인은 ‘서비스 종사자’에 포함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주요 종교 관련 종사자가 약 20만명인데 무당과 역술인 수는 5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무속을 민속신앙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무당을 민속문화의 계승자로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한 민속신앙과 민속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그저 돈벌이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무당과 역술인 단체에서는 최근 ‘무속심리상담사’ ‘역학상담사’ ‘작명사자격증’등 자격증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로 미래가 불투명하기에 점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의 불안심리와 그와 같은 심리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무당이나 역술인들로 인해 크고 작은 말썽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미신이라고 치부하며 그냥 흘려 넘겨서는 안됩니다. 그 뒤에 감추어진 본질을 직시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무당이라는 영적 매개를 이용해서 신을 조종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본질입니다. 무당은 바로 그러한 사람들의 욕구와 심리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그런 사람들이 신에게서 얻어내고 싶어 하는 것은 모두 세속적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 사업이 번창하는 것,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되는 것, 병에서 나음을 얻는 것 등이 대부분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혹시 우리도 신령하다고 여겨지는 목사라는 영적 매개를 통해서 하나님을 조종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할 때는 없는지요? 우리가 그토록 하나님께 얻어내려 하는 것이 모두 세속적인 가치들뿐인 것은 아닌지요?

고등학생 시절에 어머니를 따라 참석한 어느 지하 교회의 부흥회에서 한 사람 한 사람 헌금봉투를 받고 기도하면서 미래를 예언해주었던 한 용한(?) 목사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과연 그것이 진정한 기독교 신앙인가?” 라는 마음을 차고 오르는 질문 앞에서 고개를 떨구며 탄식의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