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 uni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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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모두가 깔끔한 교복을 입고 등교하기에 모든 학교가 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Breakfast Club을 시작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런 풍경이 아니라 좀 의아했다.

어떤 아이는 아예 사복으로 등교를 했고, 어떤 아이는 위의 교복 티셔츠만 입고 등교를 한 것이다. 교장 선생님 말에 의하면 교복이 비싸서 아이들에게 교복을 제대로 챙겨 입으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나라 교복이 비싸다. 하복, 동복을 다 사면 교복 값만 해도 엄청나다는 것은 알지만 제대로 된 교복을 입지 못하고 검은 계통의 아무 바지나 위에는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어도 된다는 말에 가슴이 시려옴을 느꼈다.

이 정도도 살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겨울에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학교에 온 아이에게 물어봤다.

“왜 신발을 안 신었니?”

그 아이의 대답은 아주 분명했다. 엄마가 안 사준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일들이 엉켜 엄마가 화가 나서 안 사준 것일 것이다. 이런 저런 상황들로 미루어 볼 때에 이들의 생활 방식이 우리와 많이 다르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않고서 섣부르게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쨌든 우리는 보이는 현상을 가지고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다른 아이들은 교복을 입고 있는데 내가 교복을 입지 않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것에 익숙해서 그런지 별로 수치스럽게 느끼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놀라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뉴질랜드 기아대책(FHI-NZ)에서 연말이면 세 명의 학생에게 상(Citizenship Award)을 준다. 그 때 세 명의 학생들의 교복을 구입해 준다. 교복을 구입할 수 없는 가정을 학교가 소개하면 우리는 교복을 구입해서 가정으로 전달한다.

어린 나이에 교복을 입지 않고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학교가 소개하면 우리는 그들의 교복을 구입한다. 지금까지는 H교회 봉사팀이 경비를 내서 교복을 구입했다.

아이들을 섬겨주시는 아름다운 마음에 사랑을 담아서 아이들의 교복을 구입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아이들은 새로운 교복을 입고 행복해하고 밝은 마음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 참으로 마음이 흐믓하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행복해한다는 그 말에 우리의 마음이 좋은데 그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좋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린 그 아이들의 마음이 새 교복으로 인해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밝고 맑게 자라나길 기도할 뿐이다.

잠언 3:27의 말씀과 같이“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라고 하신 그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주님의 마음을 가슴에 품고 그 사랑을 실천해가는 은혜가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베풀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고 섬김과 나눔도 평상시에 훈련이 되어야 이런 섬김의 기회가 왔을 때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을 나누고 기도로 돕는 훈련이 되어지면 물질은 자연스럽게 흐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섬김은 지극히 작은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담겨져 있고 그 사랑의 힘은 위대하기에 돌덩어리 같은 마음도 녹이고 얼음과 같이 차가운 마음도 따스하게 만드는 위대한 힘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작은 섬김이 한 아이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삶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가 되어서 혜택을 입는 아이들의 삶이 바뀐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어린 아이 3명에게 전달되는 교복을 전적으로 학교가 전달한다. 우리가 전달하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상할 수 있어서 학교에서 기아대책 이름으로 전달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아이에게 전달되었는지를 우리가 모르기에 우리도 아이들을 대하는데 훨씬 부담이 없어서 좋다. 그리고 교복을 받은 아이들도 우리가 직접 전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눅들지 않고 학교 생활을 하기에 우리와 Breakfast Club에서 만나도 편하게 대하고 함께 어우러져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사복을 병행해서 입는 아이들에 대해 교장으로부터 모든 교사들이 편견없이 똑같이 대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좋은 나라, 아이들을 키우기에 참으로 적합한 나라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다른 일반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할 그런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학교에서는 자유롭게 옷을 입어서 어떤 때는 알록달록해서 보기에 자연스럽고 좋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고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으라고 말해주는 선생님들이 천사같이 느껴졌다. 그러나 교복을 입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섬기는 마음이 바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마음이기에 귀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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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성
인하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 생명샘교회 담임목사. 뉴질랜드 기아대책을 섬기며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가훈으로, 목회 철학으로 삼고 살아가면서 낮은대로 임하신 주님의 마음을 본받아 살아가려고 애쓰면서 떡과 복음을 가지고 뉴질랜드와 바누아투의 가난한 자들을 찾아가서 함께 울어주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