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터치(touch)

이게 뭐야! 아이고야. 이 검댕이 누룽지를 어떻게 먹어? 스무 살 새내기 총각 샘이 설레발을 친다. 때밀이 수건 삼은 자그마한 조약돌이 작은 손위에서 춤을 춘다.

한 손을 잡힌 일곱 살 배기 순아는 잔뜩 찡그린 얼굴이다. 까맣게 덕지덕지 묻은 더러운 손을 총각 샘에게 맡긴 채이다. 샘을 쳐다보며 눈을 살포시 흘기는 얼굴이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장마로 잔뜩 불어난 냇물이 좔좔 시원히 흐른다.

상급반 언니 오빠들이 여기저기 호위무사를 한다. 냇가에는 삼삼오오 떼지어 앉은 단발머리들의 물장구 놀이가 한창이다. 남쪽지방에서 갓 부임한 키다리 샘의 호루라기 소리가 앞산에 메아리 되어 온다.

산골학교의 오후 체육수업은 가끔은 냇가에서 가진다. 산골학교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화전민촌과 산판 마을에서 온다. 부모님들이 일일이 챙기지 못해서 위생상태가 엉망이다.

소꿉놀이로 흙장난을 많이 하는 상고머리, 단발머리들의 손발은 항상 엉망이다. 점심시간 후에 손발검사에서 지적을 받은 아이들이 냇가의 주역들이다.

비누와 때밀이 수건이 없던 시절이다. 냇가에서 주운 예쁜 조약돌들은 손등의 때를 씻어 내는 때밀이가 된다. 손등이 보숭보숭해진 아이들에게는 안티프라민의 서비스가 있다. 다음 시간의 실과시간까지 엮어서 위생지도 시간은 계속 된다.

코밑에 아무렇게나 엉겨 붙은 코딱지를 제거하고 상고머리에 물을 발라 빗어주면 이미용은 끝이다. 간지럼을 타면서 씻긴 발들은 바위돌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면서 말린다. 개울가에서의 2차 위생검사가 끝나면 자유시간이다.

두 반 아이들의 때를 씻기고 난 총각 샘의 얼굴은 땀으로 번득인다. 눈치 빠른 반장 순이가 쪼르르 달려 와서 이마의 땀을 훔친다. 말더듬이 식이는 줄무늬 바지 안에서 뭔가를 꺼내어 샘의 입에 물려 준다. 아마도 어제 집에서 만든 강냉이 엿 일 게다.

배시시, 보시시, 반들반들, 뽀드득 뽀드득 밀고 당기는 사랑의 줄 당기기는 끝날 줄을 모른다. 하품하던 끝 종이 우리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손과 손으로 전해지던 따스함이 오랜 세월을 지난 지금도 마음에 훈기로 남아 있다. 까까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행복은 무지개를 그린다.

야단치고 나무라기보다 흙 묻은 손길을 씻어주던 그 마음이 그들에게 영양소가 되었겠지. 들이 마시고 내뱉고 손등에 문지르는 코를 흥하면서 시원히 풀게 한다.

사람과의 서로의 교감을 사랑의 터치(touch)라고 표현한다. 이때에는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옥시토신과 오프오이드)을 뇌와 인체에 분비하게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의 수치를 낮춘다고 한다. 게리 체프먼이 쓴 5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다.

첫 번째 사랑의 언어는 인정하는 말이다. 누구나 자신을 인정하는 쪽지를 받기를 좋아한다. 자신을 인정해 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자신이 매력적이다/잘 생겼다고 말해 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자신을 포용해주거나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정한 말을 들을 때가 좋다. 자신이 한 일을 칭찬 받는 게 좋다. 외모를 칭찬 받는 게 좋다.

두 번째 사랑의 언어는 함께하는 시간이다. 둘만의 일대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둘만의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함께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 좋다. 함께 있거나 함께 무엇을 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사랑의 언어는 선물이다. 누구나 선물 받는 것을 좋아한다. 선물을 받을 때 사랑을 느낀다. 눈에 보이는 사랑의 상징(선물)이 중요하다.

네 번째 사랑의 언어는 봉사/헌신이다.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때 사랑을 느낀다. 말보다 행동이 더 큰 영향을 준다. 상대방이 날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해줄 때 사랑을 느낀다. 헌신적인 도움을 받을 때 사랑을 느낀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일상적인 일을 도와 줄 때 사랑을 느낀다. 자신이 요청한 일을 열정적으로 해줄 때 사랑을 느낀다.

다섯 번째 사랑의 언어는 스킨 십이다. 안기는 것이 좋다. 포옹 받거나 안아 줄 때 사랑을 느낀다. 어깨에 팔을 둘러 줄 때 사랑을 느낀다. 곁에 가까이 앉을 때 사랑을 느낀다. 자신을 만져 주면 자주 사랑을 느낀다.

매일 만져 주기를 바란다. 사랑의 터치는 행복의 시작이다. 사랑의 터치는 백 마디의 위로의 말보다도 탁월한 힘이 있다.

따스한 시선을 맞추자. 서로 손을 잡고 흔들어 주자. 사랑합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늘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멋지십니다. 아주 좋아 보이십니다. 신수가 훤해 지셨습니다.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심장을 맞대는 포옹을 교환하자. 당신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당신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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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간 교사생활을 했고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받아 현재 밀알선교단 5대 단장으로 9년째 섬기며 뉴질랜드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