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이라는 곡은 제가 어느 무인도에서 혼자 4박 5일간 지내며 만든 곡입니다. 뜨거운 햇살과 바다를 상상하며, 그리고 세계 여행중 만난 선교사들의 열정을 생각하며 만든 곡인데요. 들어보시면서 당시 제가 느낀 그 기분을 함께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인 2007년에 저는 16명의 원정대와 함께 300일 동안 세계여행을 했습니다. ‘세계가 교실, 세상이 교과서’ 라는 주제로 여행을 하며 학습하는 여행 프로젝트 ‘무한상상 대장정’ 1기에 특별 동행자로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역할은 중고등학생 원정대원들과 함께하며 세계 곳곳에서 음악을 만들고 공연하는 창의적 멘토였습니다.
2월에 시작한 여정은 인도, 아프리카, 유럽을 거쳐 6월에 중동 일정을 시작하려던 참이였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오만이라는 아랍 국가의 수도 무스캇에 도착했습니다.
6월의 오만은 건조하고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원정대가 오만에 오게 된 목적은 바로 무인도를 체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무인도에서 4박 5일 동안 철저히 혼자 지내야 했습니다. 무인도 체험의 목적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무인도 생활의 시작
제가 내린 곳은 작은 만의 형태로 이루어진 섬의 안쪽으로 들어간 파도가 아주 잔잔한 해변이었습니다. 앞에는 바다가 있고 섬의 안쪽에는 바위 언덕이 있었는데 언덕을 넘으면 섬의 반대쪽 해변이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얕은 바다에 내려서 육지로 걸어 올라가던 중 상어같이 생긴 물고기가 저만치에서 헤엄치는 것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으나 부디 4박 5일간 상어에 물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내리자마자 첫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텐트치기였습니다. 날이 어둑어둑해져서야 텐트는 완성되었고, 아래 사진이 갓 완성된 저의 텐트의 모습입니다. 처음 만든 텐트치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인도에서 작곡
무인도에서 4일동안 혼자 묵상도 하고, 글도 써보고, 운동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위가 풀릴 저녁 즈음엔 노래를 한번 만들어보려고 기타를 잡았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떤 연주가 손가락으로 나왔습니다.
이것은 마치 참고 있던 말을 뱉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무인도라는 특이한 환경이 굉장히 창의적인 마인드를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당시 무인도의 환경이라는 테마를 곡에 담도록 노력했습니다.
오만의 뜨거운 햇살, 해변의 파도소리, 그리고 보고싶은 사람들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 등을 생각하며 멜로디를 만들어냈습니다. 전반부는 광활한 하늘과 해변을 표현했고요. 중반부는 뭔가를 열심히 묵묵히 수행하는 느낌을 주는 멜로디로 시작해서 후렴부에는 질주와 청년의 에너지, 오지를 향해 나아가는 선교사들의 열정 등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 곡을 만드는 동안은 어떤 음악적 규칙에도 메이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음악을 못한다는 소리 듣는 게 두렵지 않았을 때라 그저 내가 듣고 싶은 소리를 마음껏 내어보자 라는 마음으로 곡을 만들었답니다. 부디 자유로운 감성이 곡에서 느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 바로 오늘 소개하게 된 ‘Mission’이라는 곡입니다. 여행을 하며 수행해야 하는 일들을 당시에는 미션이라고 지칭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이름을 곡 제목으로 차용했답니다. 여행 중 곡을 만드는 것도 저에게 주어진 미션 중 하나였죠.
4박 5일의 무인도 생활기간 동안 작곡을 마쳤고 세세한 편곡과 녹음은 한달 후 중국에서 마쳤습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저는 이 곡의 연주동영상을 제작하여 인터넷 상에 올렸고, 디지털 싱글로도 발매했답니다.
무인도 여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많은 생각을 담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가볍게 만든 곡이 세상에 들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저에겐 소소하면서도 짜릿한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여행 이후
이 노래를 만든 후 음악을 어디에서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답니다. 때로는 음악 만드는게 너무 어려울 때도 있고, 뭔가 순수한 열정이 사라졌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곡을 만들던 무인도를 떠올리곤 합니다.
자유를 온몸으로 즐기던 그때의 그 기분이 지금 굳어져 있던 생각의 일부분을 흔들어 깨워주곤 합니다. 솔직함과 자유로움과 진심을 전하는 기쁘고도 치열한 싸움을 계속 하려합니다. 펀투의 Mission을 들으시며 여러분도 그 기분 함께 느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