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빵

이웃을 먹거리로 섬길 때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섬길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식품점에서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된 것들을 수집해서 나눌 수도 있다. 아니면 경비가 들더라도 제대로 된 것들을 구입해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물질이 없어서 식품점이나 식품회사에서 기부받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기도하면서 곰곰히 생각하던 중에 만약 네가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은 그런 것들로 이런 섬김을 받는다면 진정 고맙고 감사한 생각이 들겠는가? 라고 반문하게 되었다. 물론 먹는데는 지장없고 경비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는 면에서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섬김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리 행복하지 않을 것 같고 씁쓸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면서 돈이 들더라도 막 구워낸 빵이라든가 아니면 질이 좋은 빵을 구입해서 아이들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섬긴다면 섬김을 받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섬기는 사람들도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7년 전에 어떤 은퇴하신 키위 노부부가 마누레와에서 아침을 못 먹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아침급식을 하는 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분들은 최고의 빵과 최고의 재료들을 가지고 아이들을 섬겼다.

고급 빵을 주시기에 그런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먹는 것이 아니고 섬기는 것이기에 최고의 것으로 주님께 하는 듯한 마음으로 섬긴다” 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 이후로 나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주님께 아침식사를 섬긴다면 어떤 것으로 대접을 할까?’ 를 늘 생각하면서 최고의 것으로 준비하여 아이들을 정성으로 대접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뉴질랜드 기아대책의 부이사장으로 있는 NUKU라는 분이 쿡 아일랜드 Pukapuka Community의 회장으로 있는데 그 Community에서 빵을 구워 판다고 해서 빵을 맛보러 그곳으로 가 보았다.

빵을 굽는 작은 곳이었지만 참으로 구수한 냄새와 씹는 식감이 아주 좋은 그런 빵이었다. 팔뚝만한 빵 3개가 붙어 있는데 $5에 판매되었다.

이 빵을 $3에 구입하기로 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13덩어리씩 구매하여 막 구워낸 빵으로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하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격을 할인해 준 적이 없는 이 빵을 아이들을 위해서 Pukapuka Community에서 할인해 줌으로써 아이들을 돕는 선교에 함께 동참하게 되었다.

쿡 아일랜드 사람들은 이 빵을 사서 아침으로 먹는다고 한다. 늘 본인들이 먹던 그 맛인가 보다.

그런데 아이들의 부모들이 가끔씩 아이들과 같이 와서 아침을 먹곤한다. 그럴 때마다 듣는 질문이 “당신은 한국사람인데 이 빵을 어떻게 아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즐겨 먹는 이 빵으로 자녀들이 아침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말을 하곤한다. 아마도 멩게레 지역에서는 이 빵이 꽤 유명한 빵인 거 같다.

자신들이 먹는 빵을 사용하니 친밀감도 있고 뭔가 모르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찾아오는 모든 부모들이 좋게 생각하기에 우리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금요일에는 한 엄마가 와서 자기 딸이 금요일에는 학교에서 아침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오늘은 본인이 따라와 봤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 딸이 좋아하는 빵에 소시지와 양파 그리고 주스를 먹게 되어서 금요일을 무척이나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집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했는지 학교에 다니지 않은 동생도 데리고 와서 함께 식사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것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떡과 함께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역사가 있기를 기대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에서 먹는 빵이다. 식빵이 아니고 자신들이 먹는 그런 빵으로 아침을 준비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보여진 것 같다. 그리고 막 구워낸 빵을 가지고 왔다는 것이 또한 아이들에게는 기쁨인 것 같았다.

가끔 빵을 굽는 곳의 사정으로 식은 빵을 가지고 가면 실망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의 장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을 막 구워서 따끈한 상태에서 나누는 것이다.

아침 일찍 빵을 구워서 일차로 우리가 사랑을 담아서 학교로 달려간다. 이 빵은 단순한 빵이 아니다. 주님께서 나눠주셨던 그 빵. 찬양을 들으며 아이들이 먹고 마시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그들의 마음에 심어지길 기도한다.

빵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이렇게 사용되는 것을 알기에 정성으로 빵을 만든다고 했다. 사랑과 기도로 빵이 만들어지고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먹고 힘을 얻어 꿈을 꾸며 학업에 열중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이다.

우리도 함께 하는 빵이 있어서 감사하다. 사랑과 정성으로, 기도로 만들어지는 이 빵은 언제 먹어도 맛있고 또 먹고 싶은 중독성(?)이 있는 빵임에 틀림없다.

음식은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만드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섬기느냐도 중요하다. 섬김은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과정이 기도이다. 함께하는 빵은 기도의 산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