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eauty

싱가포르에서 한국관광을 갔다온 현지 여성들이 선물용으로 빠짐없이 사오는 것이 있다. 바로 일회용 마스크 팩이다. 여러 개를 사가지고 와서 지인들에게 선물로 한 개씩 나누어주며 한국여행의 경험을 나누곤 한다.

싱가포르 지인 중에는 내가 한국에 갈때 본인이 원하는 취향의 일회용 마스크 팩을 사다 달라고 하는 부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한국산 화장품이 아시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에 싱가포르의 웬만한 쇼핑몰에는 인기있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장들이 모두 들어와 있어서 쇼핑몰에 갈 때 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국 탤런트의 모습을 대형 광고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고가 화장품으로 꼽히는 S브랜드는 싱가포르 시내 중심가에 단독으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인들 중에는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마치 한국산 화장품을 바르면 드라마의 여주인공처럼 도자기 피부가 될 것 같은 착각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만난다.

현지인들이 그토록 관심을 갖는 한국 화장품에 대해서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나는 단지 화장품만을 얘기하지 않고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 하게 되는데 이때 자연스럽게 한국 자랑이 곁들여진다.

“아름다운 피부는 화장품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와 관심 그리고 일반적인 생활습관 및 식생활, 유전적 요소와 환경 등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 며 한국의 4계절에 따른 제철 건강식 그리고 기후조건으로 인한 피부의 탄력 뿐만 아니라 조상으로부터 받는 타고난 미적 감각과 천연재료의 사용비법들에 대한 것을 강조하게 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4계절이 없는 열대 기후에 사는 사람들은 제철음식에 대한 영양학적 접근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년 내내 뜨거운 태양 아래 있어야 하며 실내에는 에어컨을 계속 틀어야 하기 때문에 피부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4계절의 특징에 따라 자연이 주는 다양한 색상의 변화에 따른 색조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기가 쉽지 않다. 사실 한국 화장품의 발전에는 전통의학과 일상생활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의 다양성을 빼 놓을 수 없다.

예전에 화장품이 귀할 때 어머니는 시금치를 데친 물, 쌀뜨물, 팥 삶은 물 같은 것을 항상 모아 두었다가 세수할 때 함께 사용하셨다. 가장 좋은 천연재료를 미용에 활용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오늘날의 한국 화장품의 발전의 초석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또한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의 정확한 피드백과 과학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의 합작으로 질좋은 한국 화장품이 태어나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미모가 뛰어난 한류 스타들의 활약이 한국 화장품의 매출을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상품의 경쟁력을 갖게 하는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끔 한국을 방문할 때 교통이 편한 명동에 숙소를 정하곤 하는데, 화장품가게가 즐비한 그곳에는 화장품을 가득 담은 쇼핑백을 여러 개 들고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들과 마주치게 된다.

예전에 한국에서 외제 화장품을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에 친지들이 좋아하는 외제 화장품 품목 리스트를 외국 출장가는 남편에게 쥐어주던 일, 또 남편이 시간이 없어서 못사올 때면 남대문 외제 시장에서 사서 친척들에게 남편이 사왔다며 선물로 주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한국화장품을 하나라도 더 사가려는 그들을 보며 세계 화장품과 동등한 위치에 와 있는 한국의 위상이 느껴져 뿌듯함이 느껴진다.

사실 그동안 서양 회사들이 주도해 왔던 세계 화장품시장의 판도를 바뀌어 놓은 것은 한국회사들이 아시안에게 맞는 한방 약재 및 천연 재료들을 쓰게 되면서 아시아권 시장 및 중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화교 중심의 소비자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선진국을 따라 잡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중국 출신의 이웃집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다. 한국을 들러 중국에 가느냐고 물어보니 목적지가 서울 홍대앞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최근에 한국에서 성형을 하고 왔는데 코가 약간 비뚤어져서 바로 잡는 A/S를 받으러 간다고 한다며 강남에 잘하는 성형외과를 알면 소개를 해 달라고 한다.

중국사람들이 한국에 성형을 하러 많이 온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가까이에서 직접 성형을 하고 온 사람을 접하다 보니 한국의 성형기술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아직은 부작용등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여 여러 문제가 많다고는 하지만, 여러 임상을 통해서 빠른 속도로 성형의 기술이 발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의사들의 탁월한 기술과 더불어 한국드라마에 출연하는 미남 미녀들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나이든 사람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눈처짐 등의 노화현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성형은 어쩌면 일반적인 치료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또한 의료기술과 손재주 및 미적 감각 등이 동시에 작용하는 분야라고 생각된다. 얼굴때문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지인의 딸이 양악 수술 후에 탤런트 수준의 미모를 가지게 되어 우울증으로부터 벗어 낫다는 얘기를 들으며 성형기술이 기여하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싱가포르의 대다수의 큰 쇼핑몰 안에는 한국 미용실이 있다. 문앞에 코리안 헤어 살롱이라고 크게 붙여 놓았다. 한국인 헤어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해 본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오게 된다고 한다.

현지 미용실보다 값이 좀 비싸도 빠른 손놀림과 최신 스타일을 보여 주기 때문에 스타일을 중요시 하는 동서양인들이 많이 찾는다. 가위 움직임의 속도가 남다른 한국 헤어 디자이너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고객들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지 미용실에서는 요즘 한국 헤어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 부분 렌트를 내어 주는 것이 대세이다.

해외에 나와서 살면서 느낀 것은 한국이 가진 어떠한 분야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안목있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유산들 중에서 어떤 것들을 발전시키는 것이 좋을지 연구해 보면, 의외로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문화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선조들에 삶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본다면 우리가 가진 것들 중에서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을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한류의 분야가 점차 확산될 것이며, 우리는 다양한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점점 많이 가지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자녀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바탕이 될 것이며, 양쪽 문화를 다 알고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주어 미래의 우리 자녀들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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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미
10년동안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교육이민의 경험을 담아낸‘해외에서 보물찾기’저자로 글로벌 시대의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 에세이를 출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현재 싱가포르에서 아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한류에 대한 교육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