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에 ‘배은망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에게 입은 은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한국의 일간지를 인터넷으로 보다가 배은망덕의 결정적인 예를 발견하고 기분이 불쾌해진 적이 있습니다.
40년간 자신을 키워준 양어머니와 유산을 놓고 다툼을 벌여 거액을 챙긴 것도 모자라 다시 8억여원을 사기친 양아들 부부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A씨의 양부모는 지난 1967년 자신들의 집 앞에서 A씨를 발견하고 곧바로 아들로 입양하여 키웠습니다. 지난 2007년 5월 양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유산을 차지하려는 욕심에 양어머니와 다투다가 결국 25억원을 상속 받고 양자의 관계를 끊게 되었습니다.
그 후 3년 동안 A씨는 상속 받은 재산을 유흥비나 불법 오락실 운영 등으로 모두 허비했습니다. 결국 지난 2011년 A씨는 자신의 아내와 함께 양어머니를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양어머니를 잘 모실 것처럼 거짓 행세를 했습니다.
그들은 다시 갚겠다는 조건으로 양어머니를 속여 8억여원을 받아서 챙겼습니다. A씨는 양어머니에게 국가에서 고령연금을 받으려면 어머니 명의로 된 부동산이 있으면 안된다면서 3억짜리 집과 예금액 1억 8600만원을 넘겨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양어머니가 시가 3000만원 상당의 금을 집에 보관하는 것을 보고 금을 집에 놔두면 위험하니 은행 금고에 보관시키겠다며 양어머니를 속여 받아냈습니다. 양어머니가 글을 못 읽는 것을 악용해 서류에 도장을 찍게도 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사기혐의로 기소된 A씨 부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입양해 자신을 길러준 양부모의 은혜를 갚기는커녕 유산 상속을 두고 분쟁하다가 양자의 관계가 끊어졌고, 재산을 탕진하자 양어머니에게 어머니로서의 정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악용해 재산을 빼앗았기 때문에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몇 해 전, 은혜 갚는 부엉이에 관한 얘기와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부상당한 부엉이를 몇 달간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부엉이가 회복되어 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부엉이가 밤에 나가서 쥐나 박쥐 등을 사냥해 와서는 자신을 돌봐준 사람에게 계속 주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고 보면 40년을 길러준 양어머니를 속여 그 재산을 교묘히 가로채고 탕진한 아들은 어쩌면 부엉이보다도 못한 것 같습니다. 한낱 짐승도 자신이 입은 은혜를 갚을 줄 아는데 짐승보다 뛰어나다는 인간이 은혜를 원수로 갚았으니 말입니다.
받은 은혜를 갚는 것이 우리의 마땅한 도리입니다. 그런데 그 마땅한 도리에서 더 나아가 원수를 은혜로 갚으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 아버지입니다. 우리는 본래 죄인이었고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은 우리는 죄를 용서 받은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제는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우리는 한마디로 표현합니다. 바로 ‘은혜’ 입니다. 어떻게 그 큰 은혜를 갚을 수 있습니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사랑으로 갚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받은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말입니다.
원수를 은혜로 갚아주신 하나님께 그 은혜를 사랑으로 갚는 삶이야말로 바로 가장 그리스도인다운 삶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