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찾아온 겨울

0
74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고 황인숙시인은 ‘강’에서 말하고 있다.

뉴질랜드에 겨울이 찾아왔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비가 마음까지 스며 들고 있다. 마음이 시리고 차다. 쓸쓸하고 외롭다.

계절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겨울의 한 가운데를 지나다 보면 막연하지만 딱 막힌 느낌이 든다. 마음의 감정이 흐르지 못하고 고인 것 일까. 마치 이런 감정이 덮고 있는 눅눅한 이불이라면 걷어내고 싶다. 어색한 남의 옷을 입은 느낌이라면 벗어버리고 싶다.

차라리 현실이 아니라면 좋겠다. 마음과 의식은 알 수 없는 불안이 가득하고 정체성은 흔들리고 있다. 혼란과 혼돈 그리고 혼동이 뒤섞여 부정적인 시각과 시선으로 나타나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자신의 경험과 체험에서 오는 정서의 뒤틀린 현상이다. 또한 사물과 사람을 바르게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나 착오에서 비롯된다. 부정은 왜곡으로 확대되어 과대 또는 과소 평가를 하거나 마음대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극단적인 폐쇄적인 행동장애는 무력감에서부터 비롯하여 절망감에서 죄의식까지 다양하다.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톨이 기질이 있다면 반대로 관계의 번잡함을 드러내는 떠돌이 기질도 있다.
천사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 웃고 떠들고 자신 있게 드러내는 감정도 솔직하지 않을 때가 있다.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세상과 사람과 타협하고 있다. 사람과 있을 때는 주도적으로 나타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불안해 하고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작고 사소한 일에도 공감하지 못하거나 존중을 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감추어진 고통이 순간적인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 분노로 나타난다. 감정이나 일에 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할 때 보다 강도 높게 화를 참지 못하고 있다.

말할 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무시했다고 들어주지 않았다고 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물론 때로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화를 낼 필요는 있다. 하지만 하루 종일 화가 지속된다면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다. 충동적인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성격장애로 나타날 수도 있다.

성경에는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 했다. 분노는 거절당한 아픔과 고통에서 비롯된다. 화와 분노는 풀어내고 벗어내야 한다. 날이 좋은 날에 물가로 나가 걸으며 기도하고 찬양하라. 그러면 불안은 사라지고 평안이 찾아올 것이다.

이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