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하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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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헤매고 부딪치면서 늙어야지(외국은 잠시 여행에 빛나고/ 삼사 년 공부하기에나 알맞지/ 십 년이 넘으면 외국은/ 참으로 우습고 황량하구나)”는 마종기시인의 ‘나비의 꿈’가운데 나오는 대목이다.

뉴질랜드에서 오랫동안 산 교민에게 ‘이민생활이 어떻냐?’고 물어보면 “모든 것 다 좋다, 외로운 것과 돈 많이 벌지 못하는 것만 빼고”, 다른 젊은 교민에게 물어보면 “학교에서 치마바람은 없지만 그래도 과외는 시킨다.” 중년 남성들에게 물어보면 “끼리끼리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은 여전하다.” 이번에는 중년 여성에게 물어본다.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 시시콜콜 참견한다.”

여전히 새로운 나라에 몸은 살지만 마음은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민과 유학생활에서 오는 원초적인 불안 때문에 자기 방어적이고, 화를 아주 잘 내고, 분을 참지 못한다. 그것은 꿈꾸는 이민과 유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늘 불만이 가득하고 만족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만의 이유는 분명한 정체성과 이민과 유학의 목적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 사는 모습이 어떤지 스스로 확인을 해보라.

1. 내가 살고 싶은 삶 대신 내 주위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있다. 2. 열심히 일하느라고 가족과 시간을 거의 보내지 못하고 있다. 3. 내 속을 터 놓을 용기가 없어서 순간순간 감정을 꾹꾹 누르고 살아 여기저기가 아프다. 4. 살다 보니 친구들과도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살고 있다. 5. 실수로라도 실패할까 봐 변화를 선택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남들과 똑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1은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2는 그렇게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었다. 3은 감정을 주변에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다. 4는 친구들과 연락을 하지 못한 것이다. 5는 행복은 결국 자신의 선택인 것을 알게 된다.

위의 5가지는 수 많은 노인들이 죽기 전에 가장 많이 하는 후회라고 한다. 사람은 평생을 살아도 결핍과 과잉 사이에서 만족을 모른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모른 채 살다가 죽음을 맞는다. 죽음을 뜻하는 죽을 사(死)를 풀어보면 ‘죽음은 한 밤중에 비수처럼 날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담의 아들 셋은 아들을 낳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의미로 에노스라고 이름하였다. 그리고 비로서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 사람은 죽을 밖에 없는 존재이다. 죽음을 알 때 비로서 삶이 제대로 보이게 된다. 진정 죽음을 아는 사람은 하나님을 찾고 예배하게 된다. 하나님을 찾고 예배하는 사람도 죽기 전에 후회하지만 결국 감사로 바뀌게 된다.

이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