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냄새’에 반하다

“지난 21년간 늘 코 끝에서 맴도는 정체 모를 냄새는 김치에서 났다.”고 한국에 온 한 입양아는 말한다. 한국사람은 고슬고슬한 밥 냄새와 삶아서 빤 ‘난닝구와 빤스’를 걷을 때 가슬가슬한 느낌 그리고 구수한 된장국 냄새와 시큼한 김치에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갖는다. 코는 다양한 냄새를 맡는다. 실상 사람의 기억은 보는 것, 듣는 것, 맛보는 것, 만지는 것보다 냄새에서 더 진하고 강하게 찾아온다.

래서 프랑스어 ‘데자뷰’라는 말이 있다. 이미 어디서 본적이 있는 느낌, 이미 보았던 장면, 다시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을 ‘데자뷰’라고 한다. 외국에 살면서 한국에서 이미 전에 가 본 것 같은 장소와 느낌 그리고 냄새를 경험하기도 한다. 냄새는 기억, 생각, 말, 행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사람의 몸 냄새 하면 왠지 동물적인 것 같아 한자로 체취, 취문, 향기라고 하지만 이것 또한 모두 냄새를 말한다.

아기는 젖내가 나고 아이는 비린내가 나고 청년은 밤내가 나고 연인에게는 사과냄새가 나고 신혼에는 감내가 나고 중년에는 젓갈내가 나고 노년에는 쉰내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서 알 수는 없지만 다른 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이다.

냄새에는 그 사람의 성질, 성품, 분위기, 낌새까지 드러내 준다. 우리 말에 ‘아무리 싼 사향도 냄새 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결국 감추고 숨겨도 알게 되고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돈을 쫓는 사람은 돈 냄새를 따라가고 성에 집착하는 사람은 성욕을 따라가고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권력을 따라 간다.

아무도 모를 것 같은데 ‘냄새 난다’는 말처럼 금방 낌새를 알아채고 분위기를 파악한다. 그래서 서로를 알아본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마음에서 풍기는 냄새가 분명히 있다. 몸은 살았으나 영혼이 죽어 사망에 이르는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다. 죽어 썩은 시체에서 나는 악취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하나님은 없다고 부정하고 거부하고 배척하면서 자기중심적인 욕망을 채우고 있다.

사도 바울은 항상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우리는 구원받은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생기고 사람과의 만남과 관계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성결한 향기를 풍기면 금방 그 향기를 맡고 알아보게 된다. 세상에서 버려지고 구겨지고 뒤섞이고 온갖 불의와 부패로 얼룩진 신문지 같더라도 생선을 싸면 비린내가나고 나두면 악취가 나지만 값싼 사향을 싸면 고상한 냄새가 나고 나두어도 향기가 난다. 지금 나에게는 무슨 냄새가 나는지 자신과 이웃에게 물어보라.

이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