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님의 선교다!
단기 선교가 장기 선교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긴밀한 제자 삼는 사역(Compact discipleship of Jesus Christ)의 여정이라면 처음 선교지를 선택할 때부터 매우 신중해야 한다. 계속해서 강조해 온 것이지만 선교팀을 보낼 교회의 최우선적 사역은 기도다! 기도로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이방인 선교의 시작점이었던 안디옥 교회에 이 일을 하게 하셨던 분은 성령님이셨다. 교회는 금식과 기도 중에 성령님의 명을 받아 바나바와 바울을 구별하여 세웠고 성령님이 보내시는 곳으로 선교사로 파송하였다(행13:2-4).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지역을 선택하는 것도 모두 성령님의 지시를 따랐다. 모든 시대 교회가 알아야 하는 선교에 대한 기초 지식은 ‘성령님께서 선교의 주관자이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보다 분명하게 배울 수 있는 내용이 사도행전 16장에 기록되어 있다. 이때는 바울의 2차 선교 여행 시기였고 동역자는 바울과 실라, 누가, 디모데로 여겨진다. 선교팀은 아시아 방향으로 가려 했지만 성령님께서 막으셨는데 재차 시도를 했고 성령님의 뜻이 분명해지자 마게도냐(유럽)로 선회하게 되었다. 바울 혹은 그의 팀이 왜 아시아 방향으로 가려고 했는지 충분한 정보가 없지만 성령님이 막으셨을 때 이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자신의 계획을 갖고 있고 진행하려 할지라도 선교의 큰 그림은 성령님이 갖고 계시며 성령님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환상을 통해 마게도냐로 이끄시는 성령님께 순복했고 바울이 환상을 보았지만 모두가 주님의 뜻으로 받는 일체감을 보였다. 선교는 한 팀으로 하는 사역이다(행 16:6-10).
보다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곳을 찾으라!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고 보내심을 받은 바울은 이미 복음이 전파된 곳보다는 전파되지 않은 곳으로 나아가려고 애를 썼다. 그의 고백이다. “또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를 힘썼노니 이는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롬15:20)”.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는데 다른 이들의 수고와 자랑을 자신의 것으로 삼지 않을 것이며 고린도 지역을 넘어 더 나아갈 것을 말하고 있다(고후10:15-16).
바울의 이런 선교 방침은 후대의 모든 선교 사역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그 지역에 복음이 전파되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불리워지고 있다면 그렇지 않는 지역을 찾는 것, 가능하면 다른 이의 터 위에 부어진 수고를 발판 삼아 무엇을 하기보다는 여전히 미전도 지역으로 남아 있는 곳을 찾도록 애써야 한다. 물론 단기 선교팀이 이렇게 시작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여기에 더 많은 연구와 알맞은 선택을 위한 지혜가 요구된다. 이에 대한 몇 가지 팁을 제시하고자 한다.
-선교 지형을 공부하라
세계 선교에 자신의 생을 드린 많은 이들이 작성한 세계복음화 지도가 있고 이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는 단체들과 개인들이 있다. 미전도 종족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죠수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전 세계 인구는 80억 7천8백만이고 종족으로는 17,280 종족이 지구촌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흔히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Group)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34억가량에 7천여 종족이다.
미전도 종족 개념의 정의는 그 종족 내 2% 이하의 믿는 자들이 있어 자기 민족을 복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뜻한다. 죠수아 프로젝트는 7천여 미전도 종족 가운데 100개의 가장 큰 인구 밀도를 가진 종족들을 제시함으로 보다 쉽게 선교 대상을 선택하도록 도움을 준다.
Come Mission의 이재환 선교사와 전 KPM 원장을 역임한 손승호 목사의 인용한 글에 의하면 현재 지구촌에 파송된 선교사의 93~97%가 이미 복음이 전파, 확장된 지역에서 중복 사역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선교사들 중 3~7%에 해당하는 이들이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려 애쓰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위에선 언급된 사도 바울의 선교 원칙이 지금 우리 시대 교회에 주는 교훈이 있지 않은가.
-한 마음으로 가치를 공유하라
예외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은 어려운 일 보다 쉬운 일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일의 높은 가치를 인식하게 되면 달라진다. 아무리 어려워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면 사람은 기꺼이 희생을 지불하고 그 일을 한다. 교회가 선교지를 선택하여 단기팀을 보낼 때 안전상의 이유 거리상의 이유 재정상의 이유 등으로 인해 가능하면 쉬운 곳을 선택하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세계 선교에 한 손 거드는 역할을 감당하려면 아직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곳이거나 여전히 복음화율이 낮아 교회의 전적인 후원이 필요한 곳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회 지도자(담임목사 혹은 선교부장)는 성경에 명시된 바울의 선교 원칙으로 팀 혹은 교회와 미전도 종족 선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 이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교두보를 마련하라
많은 선택지 가운데 한 곳을 정했다면 이제 단기 방문들을 지속하면서 장기 선교로 나갈 수 있도록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그중에 미전도 종족 그룹을 선택지로 삼았다면 보다 큰 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장애물들을 예상하고 꾸준히 진행해 가야 한다. 교회가 결정해서 수년 동안 해왔던 전략적 지역 선교지 방문도 그 교회의 지도자(담임 목사나 선교부장)가 바뀜으로 중단되거나 변경되는 경우들이 무수히 발생한다.
지속성 있는 선교가 되기 위해서는 공동체 전체가 연관되어 이 일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또 정해진 한 두 팀이 아닌 가능한 모든 성도가 팀을 구성해 번갈아 가면서 선교지 경험을 갖게 되면 이미 뿌리내린 선교 사역이 도중에 중단 혹은 변경되는 변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힘들지만 가야만 할 미개척지
성경은 구속 역사의 책이다. 그 지향점이 너무나 뚜렷하다. 성경을 생각과 생활의 기준으로 삼고 사는 성도는 자신을 부르시고 보내시는 하나님의 명에 충실해야 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자녀로서의 부르심과 일꾼으로서의 부르심이다. 구원의 은혜를 입은 자는 구원의 복음을 흘러보내야 한다.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서 구령 사역에 동참하는 일은 개인은 영적 전투를 공동체는 영적 전쟁을 치르면서 이루는 힘겨운 일이다.
특히 이미 복음이 전파되었고 믿는 자의 무리가 있는 지역을 넘어 미전도 종족 혹은 미접촉 부족에게까지 가는 것은 큰 대가를 요구한다. 하지만 어려움에 비례해서 가치가 높다면 시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는 단기 선교가 장기 선교를 전제로 이루어지길 권하며 더 나아가 많은 이들이 이미 밟고 있는 땅보다는 아직 2% 미만의 복음화율로 매김된 지역이나 여전히 미자립 상태의 교회들로 된 개척지를 향하여 나아가 보기를 적극 격려한다. 이는 우리보다 늘 앞서 행하시는 주님의 크신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