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굶지 마라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별히 청년들의 고통은 말로 할 수가 없다. 꿈과 미래로 가득 차야 할 청년들이 절망 가운데 고통당하는 것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결혼을 할 수도 없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청년들의 아픔을 어떻게 다 이해 할 수 있겠나? 나도 암울한 청년 시절을 보냈기에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안타깝게도 코로나 발병 후 유일하게 20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 자살률이 14.6퍼센트 증가했다. 청년들은 코로나로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몰락하게 되었다. 많은 청년들에게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이 급증하고 있다. 현실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노인·아동복지정책에 비해 청년을 위한 지원정책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청년들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며 한참 동안 그들의 아픔에 함께 울었다. 아무리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플 나이에 식대를 아끼느라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으로 식사를 때우고 그것도 배불리 먹지 못하고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파 함께 울었다. 

한 자매는 어려운 형편에 부모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일류대학을 졸업했으나 몇 년째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아픔을 토로했다. 
그리고 내 마음을 찌르는 너무나 큰 아픔의 말은 그녀가 취업 준비를 하며 열심히 무엇을 적고 있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자살’이란 단어를 적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청년들의 아픔을 누군가는 해결해 주어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만 얼마라도 이들의 아픔에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근에 우리 학교를 다녀간 청년들 중에 어려운 학생들부터 돕기로 했다. 먼저 수원 나눔센터에 장학관을 오픈하여 거주지가 필요한 형제들의 숙소를 마련했다. 전액 무료로 최상의 설비를 갖추어 평안히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모두들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행복해했다. 
그리고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어려운 청년들을 돕기 시작했다. ‘청년 지원금’이란 이름으로 어려운 청년들을 지원했다. 그리고 공지사항에 ‘밥은 굶지 마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 말은 나의 간절한 바람이고 내 진심어린 마음이었다. 예상대로 많은 청년들이 지원을 해왔다.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사정들은 상상보다 심각했다. 

우리의 도움은 아주 미약하지만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실 분은 하나님 한 분이시기에 어떻게든 이들에게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 믿음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카톡 단체방을 통하여 매일 아침 우리 인생의 빛이요 등불이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격려하고 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 25:35-40)

교민 지원금
뉴질랜드는 모든 세계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나라이다. 아마도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복지제도가 잘되어 있는 나라중의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뉴질랜드에 살면 무슨 걱정이 있겠어….’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걱정, 근심, 어려움은 있다. 뉴질랜드에도 어려움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 아무리 복지제도가 잘되어 있어도 복지만으로 부족함 없이 살 수는 없다. 또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사람들도 많다. 방문비자로 체류하는 이들과 학생비자로 공부를 하는 학생 등은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어려우면 아무 때나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에게 가서 위로를 받거나 도움을 청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의 삶이란 삭막하기 그지없다. 누구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나도 유학 시절 참으로 어렵게 살았다. 과일 하나를 편하게 사 먹지 못했다. 한동안 과일가게 앞에 내어둔, 1박스에 1달러짜리 썩은 과일을 사다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먹고 살았다. 그래서 누구보다 없는 자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코로나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늘 해외의 기아지역에 마음을 쏟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교민들의 모습이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은 간절했으나 교포 사회에서 어려운 이들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교민 크리스천라이프 기독 신문사와 공동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문사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각 교회의 어려운 분들을 추천 받았다. 1인당 1천 달러씩 30명에게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신청서를 받았는데 무려 50명이 신청을 했다. 신청 사유를 살펴 더 어려운 분들을 선별하려고 했다. 그러나 선별이 쉽지가 않았다. 모두들 어려워서 신청을 했는데 받지 못할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선별을 중단하고 50명 전원에게 1천 달러씩, 총 5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렇게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언제나 필요를 채워 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교인들을 챙기다 보니 한편으로 믿지 않는 어려운 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한인회를 통하여 어려운 이들을 돕도록 1만 달러를 보냈다. 적은 도움이지만 기뻐할 교민들을 생각하니 마음에 기쁨이 넘쳤다. 

후원금을 받고 많은 분들이 감사의 글을 보내 오셨다. 감사의 한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통장에 돈 들어왔네요. 목사님 사역도 요즘 쉽지않을 텐데, 이렇게 목사님을 통하여 주님의 사랑을 받으니 하염없이 감사와 눈물이 나오네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전날에 자그마한 마음으로 도와주고 별 생각 없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고 보니 주의 사랑이 이렇게 크신가 느껴지네요. 생각나는 대로 목사님과 사역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저에게도 중보기도 해주세요. 골수 이식 안 받고 혈액암, 림프암 세포가 사라질 수 있도록 생각나는 대로요. 병원에서는 100프로 완치는 어렵다고 해요. 암세포가 더 성장만 안 되도록 잘 관리만 하면서 지내라고 하네요. 주만 의지하고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다만 우리에게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도록 부탁하였으니 이것은 나도 본래부터 힘써 행하여 왔노라”(갈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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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태
뉴질랜드 Assembly of God Bible College 졸업. 오클랜드 인터내셔날처치 담임목사. AEC 및 다니엘캠프장 이사장. 저서로는 ‘이른 비의 기적’과 ‘늦은 비의 기적’을 통해 ‘모든 것을 후히 주시고 부족함이 없도록 채워 주시는 하나님의 절대 불변의 물질의 법칙’을 알려 주는 재물이야기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