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관심사는 배움의 길잡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며 부모님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많이들 물어보는 질문은 아이들이 하루 종일 유치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무엇을 배우고 그리고 밥은 잘 먹는지, 똥은 잘 누는지 참 궁금해합니다.

유치원에서는 각 선생들이 담당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담당 선생을 보통 key teacher 혹은 primary caregiver라고 합니다. 대게는 10~15명 정도의 아이들을 각 선생이 맡아 아이들의 전반적인 well-being을 돌보며 learning story(일지)를 쓰게 됩니다. 학부모께 아이가 유치원에 처음 시작할 때 누가 내 아이를 맡게 될지 알려드리며, 아이의 궁금한 점이 있거나 상의할 것들이 있다면 담당 선생에게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알려 줍니다. 더 나아가 담당 선생들은 보통 아이들의 픽업 시간에 부모에게 아이의 하루의 일과를 업데이트 해줍니다.

이번 호에서는 독자들과 아이들의 learning story는 어떻게 작성되며 부모들이 보지 못하는 중요한 순간을 어떻게 전해주는지에 대해서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도 기억납니다. 2019년도에 처음 teaching을 시작했을 때 저에겐 learning story가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는지… 때로는 스태프 룸 컴퓨터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며 엉엉 울면서 썼을 때가 있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 경험을 통해 2시간에 3명의 아이들의 learning stories를 쓰며 오히려 신이 나고 그 아이들의 중요한 배움의 순간을 적어내려갈 때 감격의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보통 선생들에게는 아이들의 숫자에 따라 일주일에 한번,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정도의 non-contact 시간을 갖습니다. 아이들과 떨어져 스태프 룸에 가서 플래닝을 하고 learning story를 쓰게 됩니다.

각 유치원 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Story Park 혹은 Educa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스토리가 올려지게 되며 내 아이만 볼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또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하게 될 경우 포트폴리오 폴더에 모든 learning story를 넣어 가족과 초등학교 선생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합니다.

Learning story를 한 달에 한 번 쓰는 이유는 한 달 동안 아이를 깊게 관찰하며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왜 관심이 있고, 그 관심있는 것들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그 다음 달에는 선생이 어떻게 그 관심을 서포트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담게 됩니다. 부모들이 코멘트를 달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코멘트를 남기면 아이의 플래닝에 포함시켜 learning plan을 짜게 됩니다.

유치원에서는 모든 선생에게 멘토링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 뜻은 각 선생에게 멘토가 붙여집니다. 저 또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멘토를 붙여주었고 그분께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멘토링 시간을 처음 가졌을 때 멘토는 제게 어떠한 부분에서 성장하고 싶은 지 물어봤고 저는 learning story를 잘 쓰는 법에 대해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제 첫 1년의 목표는 learning story를 아이에게 의미 있게 쓰는 것이었고, 워크숍, 리서치, 리딩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뉴질랜드 유치원에서는 무조건 Bicultural practice를 해야 합니다. 그 뜻은 뉴질랜드의 마오리 문화를 적용시켜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계속 글에 실었던 뉴질랜드 커리큘럼 가이드 Te Whāriki를 따라야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섯 가지의 원칙이 있고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아이의 learning story에서 밑에 적혀있는 내용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1.Mana atua – wellbeing 2. Mana tangata – contribution 3. Mana whenua – belonging 4. Mana reo – communication 5. Mana aotūroa – exploration

또한 티캉가(Tikanga)를 적용하는데 이 뜻은 마오리족의 지혜인 마오리족의 관습과 가치를 통합한 개념입니다. 티캉가는 문화, 관습, 윤리, 에티켓, 패션, 격식, 지식, 태도, 의미, 메커니즘, 방법, 의전, 스타일, 관습법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영어로 번역됩니다.
제 멘토는 마오리 분이었기 때문에 저에게 꼭 이 두 가지를 분명히 알아야 하고 배우고 아이들의 배움을 통해 파악하고 적용시킬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뉴질랜드 교육청 웹사이트에서 PDF 파일로 다운로드해 보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아이의 관심사를 잘 관찰해야 하는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한 아이가 지속적으로 무엇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것이 곧 그 아이의 관심사로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으로는 자동차, 퍼즐, 그림 그리기, 빌딩입니다. 저는 처음 아이들을 관찰했을 때는 안을 깊이 들여다보기보단 표면적으로만 보고 판단했었습니다. ‘아이가 차를 많이 좋아하는구나’의 정도였습니다.

워크숍을 참여했을 때 교수가 우리는 아이를 관찰할 때 제가 관찰했던 것처럼 너무 표면적인 것 만을 보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다고 말을 했을 때 뜨끔했습니다. 아이가 왜 차를 좋아하는지? 차를 통해 다른 아이들과 socialising 할 수 있어서인지, 차의 스피드를 좋아하는지, 차의 색깔들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보라고 팁을 주었습니다.

저의 마오리 멘토 선생도 why?를 계속 생각하며 깊게 관찰해 보라고 하였고 많은 리서치를 하고 또한 다른 선생들의 learning story를 보며 아이디어를 얻으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세 가지 방법을 통해 learning story를 쓰게 됩니다

  1. Noticing 2. Recognising 3. Responding.
    Mary Jane Drummond’s (1993) 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the] ways in which, in our everyday practice, we [children, families, teachers, and others] observe children’s learning [notice], strive to understand it [recognise], and then put our understanding to good use [respond].”

우리 일상생활에서, 우리[아이들, 가족, 선생님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의 학습을 관찰하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우리의 이해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들”. 저와 함께 유치원을 시작한 한 아이(Nelson 가명) 가 있었습니다. Nelson은 중국 아이였고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제가 담당 선생으로 지정되었고, 아이의 관찰을 통해 아이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아이와의 관계를 쌓고 또 중국 말 또한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애쓰며 아이의 할머니와 소통을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1-2년 후에 저와는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고 영어 또한 아주 유창하게 구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Nelson이 곧 학교 갈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Nelson은 친한 친구가 딱히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친구를 소개해 주는 것보다 Nelson이 어떠한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부모님과 이야기하게 되었고 보드게임에 관심이 생겼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유치원에 보드게임을 들고 와 저와 둘이서 보드게임을 하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보드게임에 대해 자신감이 붙자 그 자신감으로 친구들에게 용기를 내어 같이 하자고 말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맨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용기를 내어 말하자 아이들도 다 같이 재밌게 보드게임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어떻게 Nelson을 위해 서포트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 ‘Game’s day’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Nelson과 상의를 하고 또 선생들과 상의한 후 버라이어티한 게임을 짜서 즐길 수 있는 하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난 후 Nelson은 눈에 띄게 보드게임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사교성을 기르게 되었고 친한 친구들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했기에 지금도 가끔 학부모께 연락이 와 이 시간을 그리워한다고 전해줍니다.

계속해서 아이들을 통해 배우게 되고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을 맞춰 서포트 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관심이 많듯 우리 하나님 아버지도 우리에게 얼마나 관심이 많으실까?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다음 세대를 맡겨주신 하나님께 또 학부모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