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 주 찬송/4월 넷째 주 찬송

4월 셋째 주 찬송/140장(통130장) 왕 되신 우리 주께 <종려주일>

전악절(前樂節)은 cresc. 후악절(後樂節)은 decresc.해야
음악용어에 ‘메사디보체’(messa di voce)란 말이 있습니다. 성악발성에 있어서 점점 세게(cresc.)했다가 점점 여리게(dim.)하는 창법이지요. 언어에서도 한 구(句)는 질문하는 성격과 대답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질문할 때엔 말끝이 올라가고 대답할 때는 말 뒤끝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노래할 때도 한 악구(樂句)를 ‘메사디보체’(약소절은 cresc. 강소절은 decresc.)로 연주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약소절은 질문하는 성격이기에 점점 세게 노래하고, 강소절은 대답하는 성격이기에 점점 여리게 노래해야하는 것이죠.

예컨대 ‘왕 되신 우리 주께’에서 1-2마디의 “왕 되신 우리 주께”는 질문하는 성격이니 음정이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3,4마디의 “다 영광 돌리자”는 대답하는 성격이니 음이 떨어지고요. 그래서 “왕 되신 우리 주께”는 cresc.하고 “다 영광 돌리자”는 decresc.해야 하는 것입니다.

연주법에 있어서 멜로디가 높이 올라간다고 해서 cresc.하고, 음정이 내려간다고 해서 decresc.하는 것이 아니라, 멜로디의 향방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약소절과 강소절(혹은 전악절과 후악절)에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대체로 멜로디적인 성격의 노래는 ‘메사디보체’로 연주합니다.

종려주일 찬송 시 ‘왕되신 우리 주께’는 9C 프랑스 오를레앙의 주교인 데오둘프(Theodulph of Orlean, c.750-821)가 모반죄로 옥에 갇혀있을 때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샤르레망 황제의 후계자인 루이 황제(Louis the Pious)가 신도들과 함께 종려주일 행렬의식을 행하던 중에 데오둘프가 갇힌 감옥 부근을 지나게 되었나봅니다.

마침 그 때 열렬히 찬송하는 데오둘프의 찬송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이 시를 지켜 듣다가 감명을 받아 그를 다시 주교로 복직시켰다고 하는 일화이지요.

원래 ‘영광, 찬송, 영예’(Gloria, laus, et honor)란 제목으로 78행이나 되는 라틴어 장시인데요, 존 닐(John Mason Neale, 1818-1866)목사가 영어로 번역하여 1851년 그가 편집한 ‘중세 찬송가’(Medieval Hymns)에 수록하였습니다.

곡명 ST.THEODULPH는 시의 원작자 이름을 딴 것이고, 독일의 테쉬너(Melchior Teschner, 1584-1635)목사가 작곡하였습니다. 이 곡은 원래 데오둘프의 시가 아닌 헤르베르거(V.Herberger)의 찬송 시에 붙여 작곡하여 1614년 ‘테쉬너 성가집’(Ein andachtiges Gebet)에 발표하였습니다.

찬송가에 기록된 1861년은 헨리 몽크(William Henry Monk, 1823-1889) 편곡으로 실린 ‘고금찬송가’(Hymns Ancient and Modern)의 발행년도입니다. 이 멜로디는 J.S.바흐의 ‘요한수난곡’ 중 52번 코랄에도 나오며, 칸타타 95번, ‘나의 생명인 그리스도여’에선 3박자 소프라노 코랄로 나옵니다.

이 찬송도 ‘메사디보체’(전악절인 1-2마디는 cresc., 후악절인 3-4마디는 dim.)로 노래해야 음악적입니다. 특히 “왕 되신 우리 주께”(도솔솔라시도도 미)에서 순차적 상행진행하는 것이 주님을 높이는 듯하고, “다윗의 자손으로”(미미레도시라솔)에선 이 땅에 내려오시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4월 넷째 주 찬송/162장(통151장) 부활하신 구세주<부활주일>

가사와 음악의 악센트가 일치하지 않을 땐 가사 택해야
연주법에 있어서 음악의 형태에 따라 악센트를 붙이는 방법도 다릅니다. 악센트는 박자의 악센트(metrical accent)와 리듬의 악센트(rhythmical accent)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듯이 4박자에 있어 첫째 박은 강박이요 둘째 박은 약박으로 강박에 붙는 악센트를 박자의 악센트, 혹은 규칙적인 악센트라 하고, 박자와 관계없이 붙는 악센트를 리듬의 악센트, 혹은 불규칙적 악센트라고 하지요. 박자의 악센트는 항상 규칙적이어서 별 어려움이 없는데, 리듬의 악센트는 아주 다양합니다.

①당김음(syncopation)일 때 약박에 악센트가 붙고, ②긴 음(長音)일 때, ③높은 음(高音)일 때, ④같은 음(同音)이 계속할 때 마지막 음, ⑤강소절의 첫 박일 때, ⑥음형(音形)이나 악구(樂句)의 첫 음일 때 등등에 악센트를 붙임으로서 더욱 음악적 묘미를 얻게 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악곡에 있어서 시의 악센트와 음악의 악센트가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곡인 경우 헷갈리는 것은 찬송이 대부분 번역 곡이다 보니 연주에 있어서 가사의 강세와 멜로디의 강세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지요.

이렇게 가사와 멜로디의 강세가 충돌할 때에는 부득이 가사의 악센트를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1-2마디, “부활하신 구세주”를 보면 “부활하신”의 ‘부’, “구세주”의 ‘구’, “부드러운”의 ‘부’등은 음악적으론 약박이지만 가사의 강세를 따라 리듬의 악센트로 노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약박도 강박으로 연주해야 하지요.

찬송 ‘부활하신 구세주’를 작사 작곡한 헨리 아클리(Alfred Henry Ackley, 1887-1960)목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스프링 힐(Spring Hill)에서 음악을 매우 즐기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첼로를 전공하고 뉴욕과 런던에서 수학한 음악가인데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장로교 목사가 되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와 캘리포니아 등 여러 교회에서 목회를 하였지요. 그는 1,500여 편의 찬송을 지었습니다.

피아니스트인 그의 형 벤틀리 아클리(Bentley D. Ackley)도 ‘날마다 주와 멀어져’(275장) 등 3천곡 이상 찬송을 지은 찬송작가입니다.

아클리 목사가 어느 날, 젊은 유태인을 만나 전도하던 중이었습니다. 유태인이 “내가 왜 죽은 유태인을 예배해야 합니까?”라며 받아드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죽은 유태인이란 바로 예수님을 말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때 바로 “그는 지금도 살아 계십니다.”(He lives!)라고 대답을 하고 열변을 토했다고 하는 데요, 집에 돌아온 후에도 그날 그 대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거에요. 그날 묵상 하던 중에 이 시를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후렴에서 네 번씩이나 반복하는 우리 말 가사인 “예수”의 원문은 모두 “He lives!”입니다. 아울러 이 부분의 ‘솔미’는 6도나 조약(躁躍)하는 음화(音畵)이고, 마지막의 “늘 살아 계시네”의 ‘늘 살’(He lives)의 페르마타도 영원히 살아계시는 주님이시기에 감격스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