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효율성 이론을 창시한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고든(Thomas Gordon)은 정서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임상에 온 많은 아동들을 관찰한 결과, 많은 경우에 자신이 배운 정신의학적 지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신지체나 자폐 등 기질적 장애를 가진 아동을 제외한 일반적 문제 행동들은 부모-자녀 관계에서 생긴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영위해 나갈 만한 기술이나 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부모-자녀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부모들에게 적절한 기법을 훈련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 하에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실제로 많은 아동들은 부모를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존재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부모-자녀 관계에서 완벽한 존재 일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부모 효율성 훈련에서는 부모 자녀 관계를 개선하는 가장 첫 걸음은 우선 부모도 인간이므로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그 다음은 아동의 문제 행동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등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부모 효율성 훈련 프로그램에서는 바람직한 의사소통 기술을 습득하기 위하여 수용성 수준 확인, 곤란의 소유자 파악, 반영적 경청, 나-전달법 등의 기법을 사용한다.
수용성 수준 확인
수용성 수준이란 아동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자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용성 순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수용해 주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자녀의 행동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행동은 수용하고, 어떤 행동은 수용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은 부모나 아동의 성격이나 발달 정도, 그리고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동일한 행동이라도 어떤 부모는 심각하게 문제 행동으로 인식하지만, 어떤 부모는 웃음으로 넘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동일한 행동을 자녀가 하더라도 당시의 부모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수용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곤란의 소유자 파악
아동의 문제 행동으로 인해 곤란(problem)이나 고통을 겪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파악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에는 크게 아동이 곤란을 겪는 경우, 부모가 곤란을 겪는 경우, 곤란을 겪는 사람이 없는 경우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동이 곤란을 겪는 경우 아동이 자신의 문제 행동으로 인해 본인이 어려움이나 곤란을 겪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아동이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어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 자신의 문 제 행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본인이 된다. 이런 경우에 아동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안들을 제시하여 부모에게 훈련시킨다.
위의 예라면 친구들에게 호감을 사는 태도나 언어, 옷차림 등을 부모가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아동의 문제를 교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쳐야지, 아동의 어려움 그 자체를 부모가 모두 떠맡아 해결하려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부모가 곤란을 겪는 경우 아동이 문제 행동을 보임으로 해서 부모가 힘들어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욕구가 좌절되면 심하게 떼를 부리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동의 경우에는 주로 부모가 곤란을 겪고 힘들어진다. 이처럼 부모가 어려움을 겪는 문제 행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결국 부모-자녀 관계도 손상되어진다.
곤란을 겪는 사람이 없는 경우 문제 행동은 있지만 부모의 수용적인 태도로 인하여 부모도 힘들어하지 않고, 아동도 힘들어하지 않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아동이 식사를 하면서 밥을 많이 흘리는 행동을 할 경우에 부모가 수용할 수 있으면 누구도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이다.
반영적 경청
반영적 경청(reflective listening)은 아동의 문제 행동으로 인하여 아동이 곤란을 겪는 경우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중의 하나이다. 고든은 반영적 경청이 가지는 장점을 첫째, 문제를 가짐으로써 생겨난 감정의 정화 작용을 촉진한다.
둘째, 부정적인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셋째, 부모와 자녀 사이의 애정적인 관계를 증진시킨다.
넷째, 자녀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다섯째, 자녀가 부모와 생각과 견해를 더 잘 경청할 수 있게 한다.
여섯째, 자녀가 자신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하여 독립심을 길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