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셋째 주 찬송/1월 넷째 주 찬송

1월 셋째 주 찬송/407장(통465장) 구주와 함께 나 죽었으니

순간순간마다 나와 함께 계신 그리스도를 바라보자
학창시절, 학교 강당을 짓느라 수업시간에도 언덕에 벽돌을 지어 날랐습니다. 붉은 기둥 벽이 쑥쑥 오르더니 십자가와 함께 ‘그리스도를 바라보자’는 큼직한 표어가 붙었습니다.

그 즈음, 교회엔 일제 강점기에 옥고를 치러가며 복음을 전하던 일본인 선교사인 전영복(田永福, 1908-1980)목사님이 협동목사로 계셨습니다.

때마침 강단에서 자신으로 인해 뒤편에 가려진 십자가를 가리키며 “저 전영복을 보지 마시고,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라며 ‘예수를 바라보자’는 제목의 설교를 하셨는데, 그 말씀이 새로이 붙은 강당 표어와 오버랩 되어 지금껏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연극이나 오페라에서 조연(助演)이 너무 튀면 주연(主演)이 가립니다. 세미나 강사로, 찬양대 지휘자로 인기와 갈채를 받아 우쭐대 본 나로선 하나님 영광, 하나님 자랑보다 내 영광, 내 자랑이었던 것 뒤늦게 깨달아 항상 죄송한 마음입니다.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은, 개그맨보다 더 개그맨 같은, 대중가요 가수보다 더 가수 같은 모습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는 성직자들과 예술가들의 명성이 결코 주님을 가리는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이 찬송 시는 미국의 유명한 부흥사 휘틀(Daniel Webster Whittle, 1840-1901)목사가 지었습니다. 1893년 어느 날, 그의 친구와 당시 많이 불리던 ‘주 음성 외에는’(446장)의 찬송 가사를 비판하던 중 그 첫 구절 “I need Thee every hour”(우리 말 “주 음성 외에는”)에서 “매 시간(every hour)이 뭐냐? 매 순간(every moment)이지”라며 ‘순간순간마다’(Moment by moment)란 단어를 동기로 후렴을 지었습니다.

“언제나 주는 날 사랑하사”의 영어원문은 “Moment by moment I’m Kept in His Love!”입니다.

곡명 MOMENT BY MOMENT는 휘틀목사의 딸이며 유명한 전도자 무디(Dwight Lyman Moody, 1837-1899)선생의 며느리인 무디(May Whittle Moody, 1870-1960)여사가 지었습니다. 작시된 그 해인 1893년에 작곡하였습니. 그녀는 부흥집회 독창자로, 찬송가 편집자로 활약하였습니다.

나는 “순간순간마다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Moment by moment, O Lord, I am Thin.)란 원문가사보다 “언제나 주만 바라봅니다”의 의역가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언제나 주만”에 붙은 페르마타에서 마음속으로 주님을 그리며 바라볼 수 있어 더욱 그렇지요.

“영광의 그날에 이르도록”도 9째 마디의 순차진행은 성화(聖化)되는 느낌, 후렴의 높은 음은 영화(榮化)에의 느낌입니다.

1월 넷째 주 찬송/482장(통49장) 참 즐거운 노래를

멀리 약속의 땅 바라보며 행진하는 순례자의 노래
1974년 11월, ‘어둔 밤 마음에 잠겨’(582장)의 작곡자 이동훈 선생님이 급작스레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받고 순천향병원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유족들 앞에서 위로할 말을 찾지 못해 머뭇거릴 때 맏아들인 나의 친구가 먼저 울먹이며 말을 건넸습니다. “하늘나라에 지휘자 자리가 비었나 봐.”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찬양대지휘자가 아닙니까. 젊은 시절 들었던 이 말은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하늘나라엔 분명 천상찬양대가 있을 터. 찬양대원이 있으니 지휘자도 있겠지요. 그곳이 언젠가 내가 옮겨 갈 자리 같아 소박한 상상을 했었습니다.

몇 년 전,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주안장로교회 음악감독인 이수철 장로가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37년 전 가졌던 그의 신앙처럼 아버지 뒤를 이어 하늘찬양대 지휘자 자리 맡으러 갔으리라. 조인원, 이단열 교수와 함께 늘 만나던 친구들인데 이젠 나만 남기고 다 떠나갔습니다. 하나님, 하늘나라엔 웬 찬양대가 그리도 많답니까?

찬송 시의 작사자 윌슨(Carrie M.Wilson)은 저 유명한 앞을 못 보는 여류 찬송작가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05)의 예명입니다. 크로스비는 1860년대부터 복음성가의 가사를 지으면서 거의 예명으로 발표하곤 했는데, 예명이 2백여 개나 됩니다.

그녀가 평생 8천여 편의 찬송시를 남겼으니 매주 세편 이상씩은 지은 셈입니다. 그녀가 지은 찬송은 우리 찬송가에 22편이나 됩니다.

곡명 SING ON은 미국인 음악가 스웨니(John R.Sweney, 1837-1899)가 작곡했습니다. 스웨니는 델라웨어(Delaware)의 도버(Dover)에서 음악교사를 하였고 남북전쟁 당시엔 군악대장도 하였습니다.

독실한 신앙으로 베다니장로교회의 찬양대지휘자로서 1천여 편의 복음성가와 어린이찬송을 작곡하였고, 60여권의 복음성가집을 출판했습니다. 그의 찬송이 우리 찬송가에는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428장)를 비롯해 아홉 편이나 실려 있습니다.

매절 처음마다 “노래하자 너희 즐거운 순례자여”(Sing on ye joyful pilgrims)로 시작하는 이 찬송은 ‘노래하자’(Sing on)가 열 차례나 반복됩니다. 1절, “축복의 산에 올라 멀리 바라보니”에선 가히 느보 산에 올라 약속의 땅을 바라보는 모세가 연상됩니다(신명기 34;1-5).

2절에서 지상(地上)성도들과 천상(天上)천사들의 화답이 영적인 즐거움을 더하고, 3절 “거룩한 하늘노래 들려 올 그 때”에 이르러서는 천국을 소망하며 행진하는 순례자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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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