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의지할 사람이 있습니까?

지난 주 한국 신문 기사 중 관심이 갔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국회 입법조사처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사회통합지표를 분석해‘OECD 사회통합지표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 충격적인 보고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곤경에 처해 도움 받기를 원할 때 의존할 가족이나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한국인의 비중이 전체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다는 사실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적 관계(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부분에서 10점 만점 중 0.2점을 받았습니다. 사회적 관계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상호 지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지할만한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사람의 비율을 따져서 산출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적 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국인의 72.4%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나 27.6%는 의지하거나 도움을 받을만한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사회적 관계가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이 수치는 조사 대상인 OECD 36개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OECD 전체 평균이 88.0%이었기 때문에 무려 15.6%가 낮은 수치입니다. 스위스, 덴마크, 독일, 미국, 일본 등은 전체 평균 보다 높았습니다. 그러나 경제력이 약하거나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은 터키, 칠레, 멕시코 같은 중남미의 국가들도 한국 보다는 높게 나왔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29세의 연령대는 93.26%가 긍정적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60.91%로 최하위였습니다. 30-49세의 연령대 역시 터키를 제외하고는 조사대상국 중 가장 낮았습니다.

한국 통계청의 사회고립도에 관한 조사결과도 시사점이 큽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조사대상의 23.2%였습니다.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하지만 돈을 빌릴만한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49.9%였으며,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17.6%였습니다.

인적, 물질적, 정신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동시에 그 개인이 소속된 사회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그와 같은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앞서 OECD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와 연결해 보면 한국 사회가 OECD 국가 중 가장 취약합니다.

물론 뉴질랜드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OECD 평균인 88.0% 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 이민, 혹은 유학을 와서 살아가는 우리 한인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우리는 어려움을 처했을 때 의지할 사회적 관계가 있는지요? 우리에겐 지금 이 순간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정말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찾아가 돈을 빌릴만한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살아가면서 우울하고 낙심될 때, 아무 부담없이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사실 이민사회 안에서의 사회적 고립도는 한국 사회 보다 더 심각하리라 봅니다. 특히 이민 1세대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서 이곳에 왔지만 정작 우리는 외롭고 고립되어 있습니다.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교회가 바로 유일한 네트워크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고립을 넘어 누구나 사회적 지지의 네트워크 안으로 이끄는 참된 신앙의 공동체입니까? 그것이 이민사회 안에서의 교회를 향해 우리가 던져야 할 정말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