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신문기사 중에서 가슴이 찡했던 내용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혼자 사는 이들의 ‘생존신고’에 관한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27.1%인 488만4천 가구가 혼자 사는 1인 가구라고 합니다. 현재 그 비율이 미국이나 일본에 거의 근접했으며,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요즘 혼자 자취하는 대학생, 취업 준비생, 직장인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존신고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생존신고란 정해진 시간에 인터넷 채팅방 등에서 무사히 일어났다는 등의 글을 남기거나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혼자 사는 직장인 4-5명이 단체채팅방을 만들고 아침마다 일어난 자신의 모습이나 아침식사하는 장면 혹은 회사에 출근해 책상에 앉은 모습 등을 사진으로 찍어서 채팅방에 올립니다. 혼자 살기 때문에 몸이 많이 아프거나 또는 그보다 더 심각한 일을 당했을 때,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혼자 사는 대학생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서로의 수업 시간표를 공유하고 그 시간에 맞게 수업에 참석했는지 인증사진을 찍어 채팅방에 올립니다. 혹시 인증사진을 올리지 못한 경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고독사’도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한국의 어느 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4년 명백한 고독사는 1717건으로 매년 증가추세입니다. 단순히 독거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의 고독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의 경우에는 한 해 3만명 이상이 외롭게 혼자서 죽음을 맞습니다. 그런 이유로 혼자 사는 노인들이 장례, 유품 처리, 유언장 작성 등 인생의 마무리를 도와주는 종활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의 어느 고시원에서 한 20대 여성이 숨진지 보름이 지나서 발견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궁핍한 생활에 찌들면서 평소 앓아오던 기관지 질환마저 심해져 홀로 숨을 거두었고, 당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외로운 죽음이 단지 혼자 사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이들을 포함한 우리 모든 세대가 직면한 것임을 알게 했습니다. 외롭게 숨진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었던 사건입니다. 그러니 생존신고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제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줘야 하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 속에서 우리들의 교회는 어떤가요?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만약 우리 중 누군가가 외롭고, 아프고, 고통스러워한다면 우리는 그 외로움과 아픔과 고통을 마땅히 함께 나누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조차 익명성을 선호하며 함께 한 지체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혼자만의 은밀한 은혜를 부담없이 즐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적어도 교회 안에서는 누군가 절박하게 생존을 신고해야 하는 일이 있게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