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지 이후에 어떻게 활력을 찾으며 살 것 인가?

해외에서 살다보면 만남과 헤어짐을 자주 반복하게 된다. 마음을 주고 받으며 가까이 지냈던 이웃들이 다른 나라로 거쳐를 옮기게 되면 왠지 모를 서운함 같은 것이 밀려올 수도 있고 한동안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반복하다 보면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일에 마음의 문이 닫히기도 한다. 또 떠나가 버리면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까봐 미리 마음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게 되고, 스스로 고립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마음을 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함께 생활하던 자녀들도 장성하게 되면 취업이나 학업 혹은 결혼으로 타 지방이나 해외로 떠나게 되고 바쁜 그들과 안부조차 나누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국제전화 비용이 비싸서 자주 연락하는 것을 절제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서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시간에 쫒기는 아이들은 부모의 잦은 안부전화와 반복되는 충고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부모 근처에 산다면, 혹시 결혼하여 아이가 있다면 자신들의 필요 때문에 연락을 자주 할 수도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방식도 동서양의 차이와 세대차로 인해 방식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늘 그 모습 그대로인 뉴질랜드에서 과연 지루하지 않은 노후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은퇴후에 양질의 삶을 누리는 조건에는 여러가지 영역의 균형들이 필요한데, 특히 적극적인 자원봉사 활동은 삶의 활력을 주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항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귈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사회성과 함께 유연한 사고를 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을 성장 발전 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쁨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했던 1996년에 나는 한인성당에 다니는 지인을 따라 수녀원 자원봉사를 간 적이 있었다. 시내에 있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에 가서 세탁물들을 분류하고 침대시트를 다림질하는 봉사였는데 평일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 자원봉사를 하러 나온 분들이었다.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뉴질랜드로 가서 여행과 함께 공부 혹은 취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 18세~30세까지의 한국민들은 뉴질랜드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체재할 수 있는 총 3,000개의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대해 5월 11일부터 온라인으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후 최근에 18세에서 30세까지의 한국 청년들이 뉴질랜드에 최대 12개월까지 체제 할 수 있는 3,000개의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승인한다고 한다는 반가운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이민 문이 닫혀 있었고 떠나는 한인들이 많아 한동안 힘들어 했던 분들에게 가뭄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까 싶다. 뿐만 아니라 양국의 협력으로 인해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한국에서만 생활했던 청년들에게 있어서는 적응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이려니와 준법정신을 존중하는 뉴질랜드에 대해서 미리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거나 혹은 정보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경우, 잘모르고 한 행동들이 뉴질랜드 사회는 물론 교민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을 불러올 수도 있음이 예상된다.

초기의 이민 사회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그들이 똑같이 반복할 수도 있다. 때문에 뉴질랜드에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이 어떤 것인지, 꼭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과 규범은 어떤 것이며, 어떠한 태도와 매너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되며, 불법을 용납하지 않는 제도적 시스템에 대해서도 잘 계도하여 모처럼 맞이하는 양국의 교류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먼저 뉴질랜드에 와서 개척하고 성실하게 살고 있는 인생의 선배들이 젊은이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더불어 그들 자신이 스스로의 권리와 의무를 지키면서 정해진 기간동안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배려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리 교육하여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벌어진 일들을 수습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국의 청년들이 해외에 나와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돌아갈 때 양국이 보다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길들이 열려질 것이다. 한국이 보다 국제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의 변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국의 청년들과 뉴질랜드의 1.5세들과의 협력이 한국과 뉴질랜드 양국간의 각 분야에서의 가교역할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한인지역사회 안에 깨어있는 이민 1세들의 적극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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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미
10년동안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교육이민의 경험을 담아낸‘해외에서 보물찾기’저자로 글로벌 시대의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 에세이를 출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현재 싱가포르에서 아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한류에 대한 교육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