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금연 정책

남태평양 섬나라, 성령의 열매인 절제 필요해

평화롭고, 조용하며, 왠지 하와이안 특유의 멜로디가 흥얼거려질 것 같은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람들은 어떠할까? 언젠가 섬나라 중에 한 군데를 방문했을 때 ‘이곳은 술이나 담배 구입은 생각도 못하는 가난한 나라이니, 절제 운동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신 어느 선교사의 말이 생각난다.

오래전 통아에 두세 달 정도 머물 때였다. 주일 예배를 드리러 일찍 현지 교회에 도착했는데, 뒤쪽 작은 홀에서 예배 관련되신 분들이 둘러앉아 무엇인가를 돌려가며 한 모금씩 마시는 것을 보았다. 예배전에 행하는 카바 의식 (Kava ceremony)이라고 했다.

카바는 pepper plant Piper methysticum 라는 식물로서 그 뿌리를 즙을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따뜻한 무알코올 음료수이다. 남태평양의 토착신 중 하나인 ‘카바 카바’에서 따온 이름으로 ‘신성한 음료’로 취급되곤 했었다. 그런 이유로 인하여, 남태평양의 대부분의 나라 ( 마이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하와이)에서는 3000년의 역사속에서 전통적인 예식, 결혼, 장례, 종교의식 그리고 질병의 회복등 여러가지 문화적인 행사와 삶속에서 사용되어져 왔다.

카바로 모든 시름을 내려놓는다
카바에 들어 있는 카발락톤이라는 성분이 진정과 마취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혀와 입안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마취되어, 몽롱한 상태로 몇 시간씩 널부러져 있게 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마을의 지도자와 남자중심으로 행해져왔고 여자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겐 엄격하게 제한되어 왔었다.

카바는 육체적인 통증까지도 어느정도는 마비시키기 때문에 육체 노동을 주로 많이 하는 남태평양의 남자들에게 애용되어 왔다. 하지만 카바의 장기복용으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 (간기능 장애, 인지능력 저하)들이 나타나면서 현재 몇몇 나라에서는 카바의 복용을 금하거나 제한하는 나라들이 있다(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크리스천과 카바
그렇다면, 크리스천으로서 카바를 마시는 것이 그들의 영적인 삶과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남태평양의 기독교인들이 카바를 마셔도 되는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논쟁중이다. 현지 기독교 교단에 따라 다른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누아투에서 9년간 선교사로서 바누아투의 크리스천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본 김난주선교사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개인적인 결론이겠지만, 매일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장기적인 복용으로 인해, 카바는 바누아투 기독교인들의 삶에도 깊이 뿌리 박혀있는 악 습관이 되고 말았다. 바누아투에서 카바는 더 이상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허브티도 아니며, 고유 문화적 전통 의식도 아니다. 카바는 중독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카바를 마시면 마실수록 그 양을 계속 늘려가야 하는 것을 보면, 마취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어하는 중독성이 있는게 분명하다.’

이제는 어느 섬나라를 가도 주거지역의 한 골목에서만도 4-5개의 카바숍이 즐비하다. 카바숍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바로 옆에도 아무런 제한이나 제재 없이 카바숍을 오픈할수 있다. 그런 이유로 많은 청소년들이 너무 쉽게 저렴한 가격의 카바를 접하는 실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카바숍은 알코올과 담배를 함께 판매하고 있어서, 청소년들은 무방비 상태로 알코올, 흡연 그리고 관련된 범죄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카바와 다른 알코올을 함께 마실경우 알코올의 흡수와 몸에 반응을 훨씬 높힌다.

절제 잃은 카바 중독과 가정문제
많은 가정의 가장들은 일을 마친 후 마을에 즐비해있는 카바숍으로 향한다. 카바를 마시게 되면 식욕이 저하되기 때문에, 저녁식사도 하지 않은채 늦은 시간까지 카바를 마시곤 한다. 카바는 무알코올 음료로 구분되지만, 카바를 마신 후의 증상은 알코올을 마신후의 증상과 아주 흡사하다.

카바가 가지고 있는 진정과 마취 기능으로 인해서 근육에 힘이 없어져 혼자 일어서기도 힘들다. 또한 판단능력이나 인지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말이 어눌해지고 구강과 식도에 감각이 없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반복적인 생활 패턴은 서서히 가정안에서 경제적으로, 영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남편들이 밤새 카바숍에 있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던 부인들과 여자들까지도 이제는 늦은 시간까지 카바를 마시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렇게 되면서 서로가 가정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하고, 가정폭력, 미혼모, 청소년 음주, 범죄, 흡연 등의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다.

절제 잃은 카바 중독과 늘어나는 사회문제
높은 혼외 임신율이 카바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통계나 숫자는 없다. 하지만 많은 경우가 카바를 마시는것으로 시작하여 알코올에 취하고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책임감 없는 행동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사회적 위치가 많이 낮은 섬나라이기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되고, 아기들은 생활력이 없는 조부모의 손에서 길려지면서 제대로 된 양육과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카바를 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른다. 남태평양 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100년이 넘는 기독교 국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바는 오랜 시간 아주 조용히 삶 속에 들어와 게으름, 술취함, 폭력, 가정에 대한 방임 같은 것들로 얼룩지게 했다. 카바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더욱 풍성하고 거룩한 삶을 살며 성령님께서 원하시는 성령의 열매들을 맺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로마서 12:1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이전 기사부흥의 불길이 남으로 남으로 번진 성공회
다음 기사있는 힘껏
서승현
한우리교회 전도사, 대한기독교 여자절제회 뉴질랜드지회 총무로 중독예방 강의, 우크숍, 청소년 절제회 캠프를 통해 뉴질랜드 한인 사회를 섬기고 있다. 연재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금주, 금연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뿐만 아니라 술, 담배, 마약, 도박 등의 해악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