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의 증인들

부활주일 오전 예배는 감격과 기쁨으로 충만한 예배였다. 부활신앙으로 새 시대를 준비하자(로마서6:1~11). 부활절 아침의 감격을 가슴에 가득 안고 기분 좋은 운전으로 귀가한다. 집에 들어서니 스마트폰의 와이파이가 연결된다. 서너 시간을 어찌 참았는지.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의 메시지가 줄줄이 알사탕으로 대롱대롱이다.

미주에서 온 ㅂ교수의 메시지가 시선을 당긴다. 원래 성악 석사까지 공부하고 음악 목사로 목회를 하면서 2년 정도 석사 후 과정을 마치고 작년 가을부터 달라스의 아주 큰 교회로 발탁되어 간 제자 목사로부터 간곡한 문자가 왔답니다. 한국계 미국인 젊은 30대 중반의 제자인데 그 동안 목회하고 책임 맡은 첫 부활절 행사를 준비해오다 며칠 동안 ‘뇌척수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기도부탁 드린다는 간곡한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워낙 노래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목회자 책임을 다하면서 성악가의 길을 병행하고 있는 제자인데 부인도 피아니스트로 박사까지 마친 재원이어요. 또 예쁜 아이들도 3명이고요.

뉴질의 사쌀 중보기도를 소개했더니, 특별 기도를 꼭 부탁드려 달라고 해서 이렇게 카카오톡을 드립니다. 어쩜 지금 거기는 부활주일 예배 시간이라 이 메시지를 금방 읽지는 못하실 것 같은데. 문자 확인하시는 대로 특별 중보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다니엘 000 이고 텍사스의 아주 큰 교회 중의 하나인 교회에서 음악 목회사역을 합니다. 열정적으로 주님과 교통하시는 목사님께서 특별한 중보기도를 보내주신다면 제 제자인 000목사가 내일 책임 맡은 부활절 행사를 주님의 뜻 안에서 무사히 잘 치러낼 수 있으리라 믿기에 급한 마음에 좀 긴 문자 연락드립니다.

이 기도 제안을 받아야 해, 아님 외면해야 하나? 잠시 망설임 끝에 주저없이 결정한다. 이 기도요청은 성령께서 인도하신 것이다. 믿음으로 받기로 결정한다. 안녕하세요. 교회에서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000님의 귀한 제자이면 이 종에게도 각별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중보기도 합니다. 오클랜드는 3월27일, 부활주일, 오후3시20분입니다. 특별기도를 하늘 아버지께서 열납해 주실 줄 믿습니다. 미주 땅에서 카카오톡을 보내놓고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서 급히 답장을 보낸다. 하나님 아버지, 누워 있는 환자가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치유해 주세요. 잠시 묵상 중인데, 곁에 둔 스마트폰이 깜빡인다. 메시지의 답장이다. 정말 많이 고맙습니다. 지금도 머리 통증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그냥 누워서 연락 왔는데 목사님의 특별기도 정말 감사합니다.

오후 3시20분에 첫 번째 기도를 시작으로 한 시간마다 기도를 한다. 우리들의 믿음을 통하여 치유의 기적을 보여 주실 것이다. 예수님께서 회당장의 죽었던 딸을 일으키시며 달리다굼 하셨다. 사랑하는 000야,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000야 일어나라. 누가복음 8:49~56을 떠올리면서 부르짖는다. 두 번째 기도는 오후 4시20분이다.

기도 중에 강한 응답이 온다. 뇌척수막염은 크게 걱정할 만한 병이 아니다. 기도 중에 면식도 없는 000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고 가슴이 저려 왔다. 우리 하늘 아버지는 000의 뜨겁게 토해내는 회개를 원하신다. 누가복음8: 22-25절에 근거해서 간절히 기도한다.

세 번째 기도는 5시20분이다. 사도행전 3:1~10을 읽고 마음 가운데 새기며 기도한다. 오후3시에 베드로와 요한이 기도시간이 되어서 성전으로 들어 갈 때 구걸하는 앉은뱅이를 눈여겨본 베드로가 그를 향하여 말한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준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그리고 앉은뱅이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킨다.

새찬송 407장(구, 465장)구주와 함께 나 죽었으니. 1절-4절까지의 가사가 000의 심장에 전해지도록 부르라. 눈물이 펑펑 나면 열이 가라앉고 손과 발에 힘이 날 것이다. 시간이 되면 해열제를 먹고 링거 한 병 꽂고는 교회로 가라. 지휘봉을 잡고 하나님을 향하여 힘껏 찬양을 올려 드려라. 약속한 세 번의 기도를 카카오톡에 담아 미주로 날린다.

이스터 먼데이, 점심 후의 늦은 시간에 미주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를 받는다. 조금 전에 000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절룩거리고 교회 무대에 올라가서는 막상 예배 시작하면서 기운이 펄펄나는 은혜로운 부활 예배를 드렸다고요. 이 모두 진정한 기도를 올려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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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 간 교사.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 받아 밀알선교단 4-6대 단장으로 13년째 섬기며, 월드 사랑의선물나눔운동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 펴면서 지난해 1월부터 5메콩.어린이돕기로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