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공부할 때 우연히 다민족교회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의 초청으로 그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다. 20여개의 다민족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몹시 기대하고 갔는데 적지 않은 실망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 눈에는 모두가 아프리카인들로 보였기 때문이다.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과 교제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교회의 구성원들은 아프리카지역의 20여개 국가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함께 예배 드리는 다민족교회였던 것이다.
내가 현재 섬기고 있는 Greyfriars장로교회에서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우리교회 구성원의 90%이상이 유럽인들이었다. 그 가운데 70%이상이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었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사역을 시작한지 만 4년이 되어 지금은 세계 21개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현재는 대략 50%의 유럽인, 30% 정도의 아시안들, 17%정도의 퍼시픽 아일랜더들, 그리고 3% 아프리카인들이 우리교회를 구성하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자들의 증가로 특히 아시안 이민자들이 많아져서 교회가 젊어지고 활기가 넘치게 되었다.
다민족교회의 구성
다민족 교회를 영어로 하자면, multi-cultural 또는 Multi-ethnic church 라고 한다. 다양한 언어와 민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교회를 구성하고 예배를 드리는 교회를 말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양한 민족이 함께 리더십을 형성하여 교회를 이끌어야 진정한 다민족교회라 할 수 있다.
내가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 섬겼던 다민족교회는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리더십에 있어서는 대부분 유럽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지금 섬기는 교회도 물론 유럽인들이 대부분 리더십을 형성하고 있었다. 주님의 은혜로 이제는 아시안들과 퍼시픽아일랜드에게도 리더십의 문을 활짝 열고 있다.
리더십의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다. 홈 그룹(구역모임), 찬양, 주일학교 교사, 예배봉사 등등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회(교회구성-Church Council)의 리더들로 참여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이제껏 섬겼던 거의 모든 현지교회들의 대부분의 리더들은 유럽인들이었다.
다른 민족들에게는 리더로서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아서 많이 안타까웠다. 앞으로는 다른 현지교회들도 우리교회처럼 다민족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어 함께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민족교회에서 영어로 사역
내가 왜 다민족교회를 가게 되었는지 또 다민족 사역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본다.
첫째, 외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좋은 것들을 배우고 싶었다. 다민족사회를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서 나는 다민족교회를 다니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자신의 삶의 지경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늘 배려하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민자들에게는 이 나라에 적응하고 생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우리 한민족의 장점을 그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 유럽인들은 아시안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서로에게 적지 않은 오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그들에게 우리 한민족과 아시안들의 장점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그로 인해 이들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대에 영어로 다민족들과 함께 주님의 지상명령(전도와 선교)을 감당하고 싶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한국인은 어느 민족 못지 않게 복음에 있어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민족만으로는 효율적으로 복음을 증거하기가 쉽지 않다. 여러 민족들이 함께 손을 잡고 주님의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 흔히 다민족교회 하면, 영어를 잘 해야만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영어를 잘 하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노력과 봉사, 그리고 헌신이다. 이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교회 안에서 서서히 열매로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나는 주님이 왜 다양한 민족, 언어, 그리고 사람들을 이 땅에 허락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키위 돌보는 부목회자로 부름받아
나는 원래 키위교회에서 다민족사역이 아닌 키위들을 보살피고 돌보는 부목회자로서 부름을 받았다. 가장 큰 사역은 주일예배준비와 인도이다.
솔직히 말해서 영어로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일은 지금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말씀을 전하고 나서 청중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나 역시 이러한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게다가 매주 예배 후에 영어 성경공부를 직접 인도한다. 다양한 민족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전하면서 교회는 서서히 부흥하게 되었다.
또한 매주 수요일 무료영어회화와 성경공부를 직접 인도하며 가르치고 있다. 주중에 시간이 되면 아내와 함께 아픈 성도를 방문하여 말씀을 전하며 돌보고 있다. 시간이 되는 데로 기도하며 전도와 선교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구역모임(홈 그룹)이다. 대부분의 한인교회들이 구역모임이 있지만 다민족교회 특히 키위교회는 구역모임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내 대부분의 사역을 구역모임활성화에 시간을 보냈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그리고 저널에 글을 쓰면서 왜 구역모임이 중요한지를 가르치고 나누었다.
내가 현재 섬기고 있는 교회도 그 노력의 결과로 많은 구역모임이 생겨나서 성장하게 되었다. 보다 많은 성도들이 구역모임을 통해서 교회의 구성원이 되고 그 모임을 통해서 교회가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