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어지는 나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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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18년도 마무리를 할 때가 되었다. 늘 이맘때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연말의 휴가를 준비하며, 한 해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아서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구나, 싶으면서도 대략 30일의 시간이 장장 열 두번이나 주어졌다 생각하니 참 마냥 짧지 만도 않았던 시간이구나 싶다.

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많이 경험했고, 생각했고, 또 성장했다. 사람들은 늘 내게 말했다. 23살의 나이에 이미 충분히 많은 경험을 했다고 얘기 해주곤 한다.

참 부럽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왜 본인은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돌아보는 사람도 있었고, 되려 내게 한 곳에 머물지 못한다고 구박 아닌 구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늘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그때가 떠나야 할 때였고, 지금은 이렇게 돌아올 때였고, 후에 그곳으로 돌아가던 다른 곳으로 떠나건, 이곳에 남게 되건 그때는 또 어떠한 일이 일어나야 할 때인 것이라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늘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가야 할 것 같다면 떠나라고 얘기한다.

내겐 23살에 이런 경험을 하는 시간을 허락해 주셨다고 믿고, 정말 그렇게 해주셨다. 나는 나 혼자 큰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었지만 사실상 내 뒤엔 늘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가장 처음 영국생활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언급한 적이 있었다.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안 좋은 일이 한꺼번에 겹쳤지만, 결국 돌이켜보면 나는 더 좋은 것을 얻었다.

그러니 뒤돌아보면 내가‘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상‘더 좋은 일을 위한 또 다른 일’이었을 뿐이었다. 일어나야 할 일이었던 것이고,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났기에 돌아가더라도 나는 결국 내게 필요한 것을 그것도 더 좋은 것으로 받은 것이다. 어디선가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뉴욕은 캘리포니아보다 3시간 빠릅니다.
그렇다고 캘리포니아가 뒤쳐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22세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를 위해 5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25세에 CEO가 됐습니다.
그리고 50세에 사망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50세에 CEO가 되었고,
90세까지 살았습니다.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하였고,
트럼프는 70세에 시작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기 시간대에서 일합니다.
당신 주위 사람들이 당신을 앞서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당신보다 뒤쳐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 자기 자신의 경주를, 자기 자신에 시간에 맞춰서 하는 것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시간대에 있을 뿐이고, 당신도 당신의 시간대에 있는 것뿐입니다.”

사실 나도 영국에서 돌아온 뒤에 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알아보다 보니 같이 졸업했던 사람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들 교사 자격증을 따낸 것 같은데 나만 어떻게 될 지 모르겠고, 나만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만 같은 불안감에 미리 해외로 가버렸던 나 자신을 원망 하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에 영국으로 마음을 먹었고 정말 꿈꿔왔던 곳으로 보내지지 않았는가? 그러니 돌아와서 현재 내가 있는 이 상황 또한 내가 가야 할 길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 설교에서도 내가 현재 쓰던 원고와 같은 말씀을 주셔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나님께서 내게 정하신 시간이 있다는 것, 그렇기에 나는 믿음으로 알고 또 붙잡아야 한다는 것. 원망하고 책망할 시간에 주님의 약속을 믿는 것. 그래서 내게 주어진 시간을 믿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조급하지 않다. 내게 우선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지는 ‘나의 시간’에 따라. 그러니 나의 글을 혹여 청년들이 읽는다면 나는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지금 가는 길은 잘못되거나 뒤쳐진 것이 아니며, 지금껏 걸어온 길 중에도 절대로 잘못된 길은 없다는 것을. 그러니 마음을 굳게 먹고, 나 자신을 잘 붙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