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에 담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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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놀이 가운데 손바닥을 펴서 보를 내면 가위에게 지지만, 바위에게는 이긴다. 보는 가위에게 잘려지지만 바위는 감싸기 때문이다. 보(褓)는 같은 음인 복(福)을 이르면서 복을 싸둔다는 의미를 담고 우리말로는 보자기라 한다.

보자기는 조각 천을 모아 골무를 엄지 손가락 끝에 끼고 바늘과 실로 한 땀 한 땀 꿰어 네모나게 만든다. 보자기는 접으면 손 안에 들어오고 펼치면 물건을 싸거나 덮는데 쓴다. 주로 작은 물건을 싸는 보자기와 물건을 묶고 꾸리는 보따리가 있다.

전에는 일상 생활에서 꼭 필요하게 사용되었다. 모서리가 나와도, 끝이 뾰족해도, 작아도 커도, 둥글어도 삐뚤어도 다 감쌀 수 있는 것이 보자기다. 책가방이 없던 때에는 책을 싸던 책보와 도시락보가 있었다.

결혼식에 쓰이는 복과 장수의 문양을 아름답게 수 놓은 보자기도 있다. 보자기는 묶거나 덮거나 가리거나 받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장식과 기복 신앙까지 담아냈다.

보자기는 물건을 주고받는 것에서 정성을 전하고 받는 의미까지 넓혀졌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자기는 전통적인 의미를 담아 명절과 잔치 그리고 귀한 사람에게 선물을 전할 때 사용한다. 보자기는 가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물을 싸는데도 유용하다.

지금은 물건과 사물을 싸는데 보자기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사람은 무엇보다 마음을 전하려고 고른 선물을 싸는데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니 내용물보다 포장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지출이 생기기도 한다.

선물보다 포장이 더 요란하기도 하다. 이로 인해 포장지는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가지만 정작 포장지는 재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비싼 값을 주고 산 포장지는 쓰레기로 버려진다. 보자기는 접어 가지고 다니기 쉽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어떤 물건이나 사물을 담아낼 수 있어 새로운 시선과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값싼 떡집 보자기나 결혼 예복을 담은 보자기에서 실용성과 세련된 모양과 문양이 들어간 아름다운 보자기로 거듭나고 있다. 향수나 옷을 담아주는데도 쓰여진다. 해외에서는 보자기 전시회를 통해 한국의 미와 실용성이 겸비된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성경에도 보자기가 나온다. “반죽을 가져다가 그릇에 담고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멨다.”는 것과 “생명 보자기에 안전하게 싸 주실 것이다.”

그리고 “하늘이 열리고 큰 보자기 같은 것이 네 귀퉁이가 묶여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다.”고 한다. 보자기로 먹을 것을 담고 생명을 싸주고 동물까지 가두었다.

예수님도 죽을 수 밖에 없는 나의 죄와 허물을 덮어주고 구원받은 영혼을 생명 보자기에 안전하게 싸준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포장지라도 선물을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뜯어 내야만 한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만나는 고난과 역경을 마치 좋은 선물을 열기 위해 반드시 뜯어야만 하는 포장지로 여기면 좋겠다. 오직 하나님이 내게만 주시는 선물을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려 보자. 죄는 묶고 남의 허물은 덮고 하나님의 사랑은 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