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시작하기

영국이야기로 영국 여행 이야기와, 영국에서의 생활, 그리고 생각들을 써내려 간지도 어언 일년이 넘었다. 어쩌다 보니 나의 2년이 쌩 하니 지나가 버렸고, 나는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오게 되었다.

가족들, 친구들, 또한 속해 있던 교회 공동체로 돌아오니 또 반갑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집은 집이라고 돌아오니 또 뉴질랜드 나름의 분위기가 반갑고, 어디든 익숙하고 편하다.

영국에서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랄까? 뉴질랜드 와서 제일 먼저, 또 제일 먼저 한 일은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와 카페 음식을 맛본 것이었다. 전세계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뉴질랜드 커피는 역시 진한 향과 맛으로 나를 반겨줬다.

뉴질랜드로 돌아와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은 ‘영국은 어땠느냐’ 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국생활을 궁금해 했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 경험과 생활을 꿈꾸는 것 같아 좀 더 구체적으로 영국 생활에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 지 알려보려고 한다.

준비과정 – 하고자 하는 일을 정하기
떠나는 것은 좋으나 무작정 떠나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악명 높은 물가로 유명한 런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실 전공을 살려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전공을 살려 일을 하다 보면 최저임금 보다는 좋은 시급을 받게 되니 말이다.

일은 굳이 구하고 가지 않아도 되지만, 한동안 일이 구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과‘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다. 일을 구하고 갈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보너스.

나는 운이 좋게도 도움을 받아 오클랜드에서 스카이프로 인터뷰를 마치고 직장이 정해진 상태로 갔다. 그러다 보니 다행히 취직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다른 일들을 구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집 구하기나 은행 계좌 열기 등등. 하지만 가서 일을 구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더 넓은 땅이니 더 좋은 기회가 많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비자 신청하기
제일 먼저 영국에서 일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비자’가 필요하다. 영국의 비자는 Tier 1,2,3,4,5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 우리가 흔히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알고 있는 비자는 Tier 5에 속한다. 정확한 명칭은 Youth Mobility Scheme Visa 로, 줄여서 YMS Visa라고도 한다.

영국은 전세계에서 워홀 비자가 2년씩이나 주어지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보통 6개월이나 1년이지만 연장하면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비자는 만 18세부터 만 30세 까지만 신청 가능하며 한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모나코, 홍콩, 타이완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신청 가능하다.

다만 한국 국적이라면 YMS 비자를 받기 전에 ‘정부 후원 보증서’라는 것을 발급 받아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영어 성적 증명서와 범죄 혹은 수사 경력 조회 서류가 포함된다고 한다.

뉴질랜드 국적이라면 바로 신청이 가능하다. 모든 신청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후에 필요한 서류를 여권과 함께 영국으로 보내게 된다. 비자 신청 비용은 YMS 자체는 500불 가량이지만, 중간에 healthcare surcharge를 내야 하는데 이 비용만 약 600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상 비자보다 비싸다. 하지만 영국에서 살면서 꼭 필요한 의료보험이니 내야 한다. 어차피 의료 보험비를 내지 않으면 비자 비용을 지불할 수가 없다.

나 또한 비자를 준비하던 때에 비용이 500불이라는 말을 들었던 지라 1000불이 넘는 비용이 훅 빠져나갔을 때에 아주 당황했다. 그래서 알려 드리지만 사실상 영국의 비자는 1000불이 든다! * 비자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gov.uk 웹사이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NHS
NHS는 National Health Service의 줄임 말이다. 이 NHS가 바로 비자를 신청하면서 내는 healthcare surcharge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 NHS는 치과치료와 안과는 포함이 되지 않지만 기본적인 진료는 모두 무료이다.

길가를 지나며 보이는 병원들에는‘NHS’라고 볼 수 있게 쓰여있는데, 이렇게 쓰여져 있는 병원은 대부분 이렇게 진료가 무료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들어가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NHS 사이트에서 내가 사는 동네의 우편 번호를 찾으면 주변에 NHS를 지원하는 병원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병원을 골라서 찾아 가야 한다. 가서 병원에 등록하면 되는데, 등록을 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등록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혹시나 아플 때를 대비해 등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등록이 되어 있어야 예약을 잡기가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하지만 혼자 살면서 아프면 너무 서러우니 아프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좋은 동네 찾기
다른 도시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런던은 오클랜드처럼 동서남북부로 나뉜다. 흔히들 하는 얘기는 재미있게 살고 싶으면 동쪽으로, 심심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으면 서쪽이나 북쪽으로 가라고 한다. 남쪽은 조금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또한 런던은 1존부터 9존까지 나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런던 시내가 1존이며, 한 3존부터는 런던 외곽이라고 볼 수 있다. 직업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보통 회사들은 1존, 간혹 2존에 있는 경우도 있으며 나 같은 교사들은 학교가 중심지보다는 동네들 사이에 있기 때문에 2존 이후부터라고 보면 된다.

나 또한 동쪽으로 2/3존에 거주했고, 직장은 3존에 있었다. 사실상 좋은 동네가 있기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는 곳이 좋다고 생각한다. 걸어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까지는 추천한다. 교통비 비싼 런던에서 그나마 제일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버스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처럼 영국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 당시 내 주변에 영국을 다녀온 사람도 없었고, 이렇게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에 늘 준비하면서도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이게 맞는 건지 저게 맞는 건지 의아해 하면서.

물론 내가 글로 이렇게 써도 결국 실전에 새로이 부딪혀 보면 많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나의 글이, 내가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한 문장의 정보가 그 누군가의 꿈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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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민
12살 때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 오클랜드대학교 유아교육과 졸업, 킹스크로스교회 출석, 런던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20대에 처음으로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적응해가면서 보고 느낀 많은 것들을 나누고, 영국이란 나라, 런던이란 도시는 어떤 곳인지 조금이나마 소개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