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위한 변명

굶는 조카를 위해 빵 하나를 훔쳤을 뿐이라는 장발장. 빵 하나를 훔친 장발장은 감옥에서 5년을 살아야 하는 이야기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레미제라블’에 나온다. 빵 하나에 5년 형. 한국에서는 라면을 훔쳤다고 징역 3년 6개월 선고를 받은 뉴스도 있었다.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면 빵 하나를 훔쳐 도망가는 장발장이 나온다. 그런데, 장발장이 훔친 빵은 상상했던 것보다 엄청 크다. 평소에 알고 있던 작은 크기의 빵 하나가 아니다. 장발장이 훔쳐간 빵은 온 가족이 여러 날 동안 먹어야 하는 프랑스의 깜빠뉴이다. 보통 전통적인 빵이라고 한다.

장발장에게 도둑맞은 집은 며칠 동안 먹을 빵을 잃어버려 굶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집집마다 빵 굽는 아궁이가 없어 공동 아궁이에 마을 사람들이 순서에 따라 빵을 굽다 보니 한번에 가능한 한 큰 빵을 구워야 했기 때문이다.

빵은 라틴어 panis에서 기원하여 팡(Pao)이라는 포르투갈어에서 온 말로 일본을 통해 한국에 알려졌다. 영어권에서는 조각(Braudz)에서 유래되어 bread라고 하고, 독일어에서 온 loaf라 한다.

러시아에서는 홀렙(Chleb)이라 하는데 그 어원은 라틴어 글레바(Glb)로 흙덩이를 의미한다. 흙으로부터 일궈낸 일용할 양식이 빵이다. 빵은 성경대로 땀을 흘려 농사지어 얻을 수 있는 흙의 산물이다.

성경의 빵은 헬라어 알토스로 중국어 발음이 비슷한 병(餠)이라고 번역되어 한국어로도 병이라고 한다. 진설병과 무교병 그리고 오병이어 처럼 말이다.

또는 ‘고생의 떡과 생명의 떡’과 같이 떡이라고도 번역했다. 그 동안 떡으로 읽고 빵으로 이해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대할 때 빵보다는 떡이라는 말이 보다 더 친숙하다.

성경을 좀 더 살펴보면,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담은 떡(빵) 이름이 있다. 고생의 떡, 눈물의 떡, 수고의 떡, 불의의 떡, 환난의 떡, 부정한 떡, 더러운 떡 등이 있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린 참 떡, 곧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한다.

빵을 떡으로 번역한 것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 유대인의 주식은 떡이 아니라 빵이다. 떡을 빵으로 고치라는 말도 있고, 서양 빵은 번역 당시에 생소하기에 조선의 문화적 상황을 고려하여 병(떡)으로 번역했다고도 한다. 그럼, 동양인의 주식인 (주먹)밥으로 번역해야 하나요?

아무튼, 성경의 진설병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으로 성소의 진설병 상에 안식일마다 바꾸어 놓았다. 이 빵은 제사장만이 성소에서 먹을 수 있었다. 또한 누룩이 없는 무교병으로 유월절에 먹었다.

성소의 진설병은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생명의 빵이다. 교회의 성찬 떡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과 재림을 기념하는 생명의 빵이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신명기 8:3)”

사람에게 떡이나 빵은 육신을 위한 양식이라면 하나님의 말씀은 영을 위한 양식으로 필요하다. 오늘도 영육간의 일용한 양식을 위해 선한 양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밥을 위한 변명을 더 이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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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크리스천라이프발행인.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담임목사. 저서로는 '하나님의 아가', '예수님의 아가' 시집이 있으며 단편소설 '마른 강' 외 다수 와 공저로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