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다시 채우다

일본에서는 졸업식을 할 때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남자의 심장에서 가까운 교복 2번째 기둥단추를 달라고 하면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한다.

단추는 ‘매달린 추’ 그리고 라틴어 Bouton이라는 어원에서 나와 옷섶에 매달아 여미거나 푸는데 사용하여 기능적인 면과 장식적인 면을 포함하면서 사회적인 계급과 신분을 나타낸다. 단추는 조개에서부터 금단추, 호박단추, 매듭단추, 기둥단추, 구멍단추, 똑딱단추 등이 있다.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을 때 불편을 느끼고, 여성도 남성의 옷을 입을 때 불편을 느낀다. 바지를 주로 입는 남성이 여성의 바지를 입을 때 반대 방향의 지퍼를 내리고 올릴 때 불편하다. 여성도 마찬가지이다. 그 차이를 바로 아는 사람도 있고 여전히 모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여성의 옷을 입는 남성이 있다. 반대로 남성의 옷을 입는 여성은 드물다. 남성과 여성의 옷은 구별된다. 이는 남자와 여자의 옷섶에 달린 단추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성은 오른쪽이고, 여성은 왼쪽이다. 남자의 단추는 오른쪽 옷섶에 달려있다. 반대로 여성의 단추는 왼쪽 옷섶에 단춧구멍을 내어 끼운다.

남자 셔츠의 단추는 8개가 있다. 목에 끼는 첫 단추까지 잠그면 지성, 첫 단추를 풀면 개성, 두 번째 단추까지 풀면 야성, 세 번째 단추를 풀면 실성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단추를 모두 끼우면 단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남성은 첫 단추만 풀고 다닌다. 두 번째 단추까지 열었을 때 잘 어울리는 남성도 있다. 연예인은 세 번째 단추까지 풀어도 어색하지 않은 모습은 키와 관계가 있다. 키 작은 남성에게는 낯설다.

여성의 옷에 왼쪽으로 단춧구멍을 낸 것은 ‘여성의 옷섶에 유난히 단추가 많아 옷을 입을 때 다른 사람의 손으로 단추를 쉽게 채우고 풀기 위해서였다’는 말과 ‘사랑하는 남자가 여자 옷의 단추를 편하게 풀기 위해서다’는 설도 있다. 또한 아기에게 젖을 주려면 왼손은 아기 머리를 안고 오른손으로 단추를 쉽게 풀고 채우기 위해서 라고도 한다.

동양적인 사고는 음양의 이치로 남성은 오른쪽이고 여성은 왼쪽이어야 한다는 말도 있고, 또는 남성과 여성이 걸을 때 남성은 여성의 오른쪽에서 걸어가기 때문에 여성의 단추 사이의 속살이 안 보이고, 여성도 남성의 왼쪽에서 걷기 때문에 남성의 단추 사이의 가슴 안쪽이 안 보이게 된다는 말도 있다.

성경 속의 유대인들은 단추대신에 핀을 사용하여 옷섶을 여미기도 했다. 속옷은 띠로 묶고 겉옷은 장식 띠로 묶었다. 유대인에게는 남자는 여자의 옷을 입지 말고 여자도 남자의 옷을 입지 말라고 한다. 분명한 남녀의 차이를 옷을 통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첫 단추를 끼우듯이 새해를 맞아 첫출발을 하고 살아 온 날이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 이제 한 해의 절반이 남았다. 새로운 반년을 시작하기 전에 새해에 가졌던 꿈의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져 있는지 자기 점검을 해보면 좋겠다.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두 번째와 세 번째 단추도 제대로 끼워나갈 수 있다. 혹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우선 멈춰 서보자. 그리고 다시 첫 단추를 바로 끼우고 새 마음으로 남은 한 해의 절반을 살아낸다면 후회와 회한이 줄어 들고 반대로 감사와 기쁨이 늘어날 것이다. 단추 하나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