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도시 하이파(Haifa)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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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갈멜산에서 본 하이파 전경>

그동안 나름 평안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점화 되었다. 이스라엘 독립 70주년을 맞이하며 미국 정부가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촉발되었다.

예루살렘은 유대인 뿐만 아니라 아랍인들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도시이다. 유대인에게는 하나님을 예배하던 성전이 있던 곳이요, 아랍인에게는 모하메드가 하늘로 승천한 거룩한 성지이다.

미국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함으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것임을 간접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아랍인들로서는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원인 – 땅?
1947년 이스라엘이 독립할 당시 이스라엘의 영토의 약 85%에는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이 살고 있었다. 유엔(UN)은 그 영토의 56%를 유대인이, 43%를 팔레스타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두 나라가 독립할 것을 제안했지만, 팔레스타인은 그 제안을 거부했고 결국 이스라엘만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유엔의 결정에 분노한 주변 아랍국가 들이 이스라엘을 침공하였지만 이스라엘의 승리로 그 이후 78%의 땅을 유대인이 차지하게 되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자(Gaza) 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West Bank)에 거주하게 되어 이스라엘의 22% 땅만을 차지하게 되었다.

유대인들은 비록 자신들이 지난 2000여 년 동안 이스라엘 거주하지 못했지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이며 고대 이스라엘 국가의 영토였기 때문에 그 땅의 소유권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그 2000여 년 동안 자신이 살아 왔으니 그 땅의 진정한 주인은 자신들이라 한다. 그럼 유대인들은 또 반박한다. 아랍인들이 그 땅에 살기는 했지만 한번도 독립된 국가가 되어 그 땅을 실제로 소유한 적이 없었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원인 – 종교?
과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 될 수 있을까? 사실 많은 유대인들이 두 개의 독립된 국가로 평화롭게 살아가길 원한다. 항상 전쟁과 테러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것이 힘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정통 유대종교인들이다. 그들에게 이스라엘 땅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이기에 한치의 땅도 아랍인에게 양보할 수 없다 말한다. 하나님이 선물한 거룩한 땅 이스라엘에 아랍인이 산다는 것은 결코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인 West Bank는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승인된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이다. 그러나 그 땅에 집을 짓고 유대인 공동체를 만들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정통 유대종교인들이다. 그들은 테러가 발생할 것을 감수하며 무장을 하고 그곳에 들어가 산다. 한치의 땅도 아랍인에게 내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도 두 나라로 평화롭게 살기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극렬 민족주의자들이 있다. 그들은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유대인을 쫓아낼 때까지 싸울 것을 결의하고 있다.

각자의 나라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정통 유대종교인도, 팔레스타인 극렬 민족주의자들도 타협은 없다. 오직 전쟁뿐이다.

세속도시 하이파(Haifa) 항구도시
나는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파라는 항구도시에서 살았다. 앞으로는 지중해가 펼쳐 있고, 뒤로는 갈멜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마치 웰링턴과 같은 지형을 가진 아주 멋진 항구도시이다.

이 도시는 아름다운 항구도시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세속적인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종교적인 도시가 아니라는 뜻이다. 흥미로운 것은 종교에 대한 과잉 충성이 없어서 그런지, 유대인도 아랍인도 서로 사이 좋게 지내는 도시라는 사실이다.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는 항상 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지만, 일상에서는 서로 사이 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이파에서 사는 동안 내가 경험했던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는 아랍인 목사님이 인도하는 유대인교회를 다녔다는 것이었다. 유대인 교회에 아랍인 목사라니… 이스라엘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기독교 신앙 안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유대인 교회이지만, 아주 정통 유대인들은 많지 않았다.

목사님도 아랍인이기는 하지만, 사모님은 노르웨이 분이라 완전히 아랍적인 분도 아니었다. 목사님이 히브리어, 아랍어, 영어, 노르웨이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기에 외국인들도 많이 출석하였다. 그러함에도 교회는 분명 유대인교회였고, 목사님은 아랍인이었다. 놀라운 일이다.

율법화된 종교가 만들어 낼 수 없는 일을 사랑과 은혜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이루어냈다. 교회에 다니는 동안 유대인 교회에 아랍인 목사님이 사역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은혜가 되었다.

약 2년 정도 뉴질랜드 장로교단에 소속된 키위 교회에서 한인예배 담당 목사로 사역한 경험이 있다. 키위 목사님들과 함께 사역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총회장(moderator)을 역임하셨던 담임 목사님과 이야기 하던 중 한국에 200개가 넘는 장로교단이 있다는 것을 그 목사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뉴질랜드에는 단 하나의 장로교단만이 있다 한다. 한국에서는 진리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200개가 넘는 장로 교단이 만들어지는 동안, 뉴질랜드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란 인식으로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하나의 교단을 유지하였다.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을 주장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어느 쪽이 더 옳은지는 주님 만이 아실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이파에서 경험했던 재미있는 일이 생각난다. 하이파에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값싸게 살 수 있는 전통시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랍 사람들이다.

한번은 한 아랍 상인이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남한(South Korea)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는 북한(North Korea)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했다.

왜냐고 물으니,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나라는 세상에서 북한 밖에 없다 하며, 북한이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돕는 큰 형님 같은 나라이니, 아랍인에게는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북한이 최고의 나라라는 것이다.

바라기는, 이번 북미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나 두 나라 모두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