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곱 번째 , 지성소

일년에 하루만 들어 갈 수 있었던 지성소는 향로와 희생제물의 피와 제사장 의복을 갖추어 입은 대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하나님 임재의 장소, 지성소
인간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된 이후로는 마치 활활 타고 있는 불에 다가가면 화상을 입어 죽을 수 있는 것처럼 거룩하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되었다(출애굽기 33:20).

하늘에 있는 참 장막(the true tabernacle)을 따라 지상에 모형(copy)으로 지어진(히브리서 8:5) 성막은 하나의 큰 천막이었는데 큰 휘장(curtain)을 사이에 두고 두 방으로 나누어져, 그 첫 번째 방을 성소(the holy place)라 하고 두 번째 방을 지성소(the most holy place)라 불렀다.

성소에는 등잔대(the lampstand), 상(the table), 진설병(the consecrated bread)이 있었고, 지성소에는 금 향로(the golden altar of incense)와 사면을 금으로 싼 언약궤(the gold-covered ark of the covenant)가 있었으며 그 안에는 만나를 담은 금 항아리와 아론의 싹 난 지팡이, 언약의 돌판들이 있었다(히브리서 9:1-5).

언약궤(법궤, 증거궤) 뚜껑 위에는 천사인 두 그룹이 날개를 앞으로 펼치고 서로 바라보며 언약궤를 덮고 있는 상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두 그룹 사이를 속죄소라 불렀고 하나님께서는 이곳에 임하셨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형 아론에게 이르라 성소의 휘장 안 법궤 위 속죄소 앞에 아무 때나 들어오지 말라 그리하여 죽지 않도록 하라 이는 내가 구름 가운데에서 속죄소 위에 나타남이니라(레위기16:2).”

“거기서 내가 너와 만나고 속죄소 위 곧 증거궤 위에 있는 두 그룹 사이에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네게 명령할 모든 일을 네게 이르리라(출애굽기 25:22).”

일 년에 하루, 대속죄일(욤 키푸르)에 인간을 대표하여 지성소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던 대제사장, 그는 어떻게 다른 사람과 달리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었을까?

엄격한 제사장 규정
구약 제사제도에서 대제사장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 레위지파를 택해 그들에게 성막을 관리하고 제사를 진행하며 백성을 가르치는 일을 하도록 하였는데 레위지파 중에서도 아론의 자손 가운데, 신체적으로 흠이 없고 건강한 자를 제사장으로 삼았다(출애굽기 28:1-3).

제사장으로 기름부음 받은 자들은 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홀로 대제사장만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엄격한 규례를 따라 행할 때에만 이 직분을 감당할 수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죽임을 당할 수 있었다.

그들은 정해진 옷을 입어야 했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나 제단에 가까이 하여 거룩한 곳에서 섬길 때에 그것들을 입어야 죄를 짊어진 채 죽지 아니하리니 그와 그의 후손이 영원히 지킬 규례니라(출애굽기 28:43).”

정결규례에 따라 성소 안에 들어가기 전에 손 발을 깨끗이 씻어야 했으며
“이와 같이 그들이 그 수족을 씻어 죽기를 면할지니 이는 그와 그의 자손이 대대로 영원히 지킬 규례니라(출애굽기 30:21).”

자신의 죄와 백성의 죄를 사함 받기 위한 제사와 피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다.
“오직 둘째 장막은 대제사장이 홀로 일 년 일 차씩 들어가되 피 없이는 아니하나니 이 피는 자기와 백성의 허물을 위하여 드리는 것이라(히브리서 9:7).”

지성소 안에 들어가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직접 대면하면 죽게 되므로 향을 피워 그 연기로 속죄소를 직접 볼 수 없게 만들어야 했다.
“여호와 앞에서 분향하여 향연으로 증거궤 위 속죄소를 가리게 할지니 그리하면 그가 죽지 아니 할 것이며(레위기 16:13)”

세마포 위에 입는 에봇 받침 겉옷 밑단에 붙어 있었던 금 방울에서 나는 소리는 제사를 드리는 대제사장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으니 얼마나 두려운 장소였을까.

“그 옷 가장자리로 돌아가며 한 금 방울, 한 석류, 한 금 방울, 한 석류가 있게 하라. 아론이 입고 여호와를 섬기러 성소에 들어갈 때와 성소에서 나올 때에 그 소리가 들릴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출애굽기 28:34,35).”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 갈 수 있었던 이유
죽음을 무릅쓰고 들어가야 했던 성소는 두려움의 장소이면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대면하는 영광의 장소이기도 했다.

대제사장이 사람이면서도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피를 가졌고 정해진 옷을 입었으며 기름부음을 받아 선택된 자였기 때문이었는데 그 피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 언약의 피를 상징하며 그 옷 또한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이다(갈라디아서 3:27).

하나님의 임재 장소였던 지상의 성막은 하늘에 있는 참 장막에서 대제사장으로서 완전하고 한 번으로 끝나는 영원한 제사를 드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기도 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유대인들이 이르되 이 성전은 사십육 년 동안에 지었거늘 네가 삼 일 동안에 일으키겠느냐 하더라. 그러나 예수는 성전된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요한복음 2:19-21).”

십자가를 통해 드린 영원한 제사는 지성소와 성소를 가로 막았던 휘장을 둘로 갈라 지성소로 들어가는 문을 활짝 열었고(마가복음 15:38)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된 자들에게 예수그리스도로 옷 입고 담대히 지성소까지 나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산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브리서 10: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