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메이커

“안녕하세요 목사님. 뉴질랜드에서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저에게 멋진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도록 리마인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 때문에 서랍 속에 넣어둔 동남아 선교에 대한 막연한 계획을 꺼내어 구체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만남으로 이어갔으면 합니다. 제가 가진 것은 연주 능력밖에 없습니다. 저의 재능이 필요하시면 남태평양이던 어디던지 불러만 주시면 달려가겠습니다.”

어제 첫 대면하고 점심식사를 함께 나눈 ㅈ군의 메시지이다. 모바일에 올라온 첫 카카오톡이다. 아침 햇발이 퍼지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창문에 매어 달린 빗방울도 아직은 선잠 삼매경인 듯하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두툼한 점퍼로 아침의 한기를 다스린다. 남아 있는 메시지를 추적한다.

“앞으로도 많은 조언을 부탁합니다. 동남아 국가 중에 특히 베트남, 캄보디아, 혹은 미얀마를 꼭 가 보고 싶습니다. 작년12월에 가 보려고 했는데 못 갔습니다. 베트남도 마음만 있었지 못 갔습니다. 동남아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목사님의 플랜을 벤치마킹 해야겠습니다. 짧은 만남의 시간이지만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저는 전문악기 연주자입니다. 연주 못지 않게 가르치는 것도 잘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귀하게 쓰시려고 어릴 때부터 구별 시켜 주셨습니다. 목사님 만나면서 힘이 팍팍 들어옵니다. 서두려고 합니다. 나태한 제 자신을 반성합니다.

친구와 주변친지들이 소지하고 있는 악기들이 여럿 있습니다. 잠자고 있는 악기를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했습니다. 목사님을 통해서 이 문제가 쉬 해결되겠습니다. 여러 사람들 만나서 악기 재활용을 의논하겠습니다.”

두 번의 만남이다. 옷깃만 스침도 인연이라 한다. 두 시간이나 대화로 표정으로 마음으로 교감한다. 오고 가던 한담쯤으로 들어도 좋았다. 그런데 그는 새겨 들었다. 서로 나눈 대화를 곰곰이 생각한다.

서로간에 오고 갔던 비전의 조각들을 맞추고 있다. 이상일까 현실일까를 냉정히 판단한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선하신 만남이라는 확신이다.

그에게서 두 번째 메시지를 받는다.“최근에 네팔 다녀온 친구의 얘기입니다. 네팔에 가서 연주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상상 이상이었답니다. 그 친구의 말에 기대가 됩니다.”

“자네는 동남아 여러 국가에 가서 연주를 하면 엄청난 호응을 받을 것이야.”

“동남 아시아권에 사는 아이들도 처음부터 체계 있는 교육이 베풀어지면 가능합니다. 아직은 공부 중 입니다. 기회가 되면 언제나 헌신할 뜻이 있습니다.

기도 하면서 준비 하겠습니다. 진정한 헌신은 내가 하던 거 그만두고라도 필요한 때와 필요한 곳에서 쓰임 받는 것입니다. 다른 악기들의 기초는 못 가르칩니다. 어느 정도 악기를 아는 아이들은 잘 가르칠 수 있습니다.

제 자랑입니다. 고향 도시에서는 잘 가르친다고 인정합니다. 음악대학 재학생 때부터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경험의 결정체입니다. 궁금하면 타 분야의 전공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제가 연구하고 체득했던 원동력입니다.

힘이 납니다. 신이 납니다. 현지 답사를 하면 더 큰 그림이 그려 질것입니다. 기도하면서 제가 꿈꾸고 구상했던 계획들을 발로 뛰면서 준비 하겠습니다. 일만 하시는 목사님과 꿈과 비전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82년생 개띠입니다. 올해가 개 해 입니다. 개는 부지런합니다. 영리합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충성심이 강합니다. 주인의 부르심에 순종합니다.”

기회는 언제나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축복으로 만든다. 기도의 응답을 많이들 말한다. 행동으로 보여 줌이 기도의 응답이다.

입으로 시인하면 그대로 된다.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입장은 무료가 아니다. 주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에게만 천국은 무료입장이 보장된다. 입으로 시인하고 행동으로 나타내면 꿈은 이루어 진다.

ㅈ군과 오클랜드에서 만난 지가 꼭 한 달이다.
“목사님, 사진은 찍은 것이 많이 없어서 전해 드리지 못합니다.”

기도하며 준비하던 그는 미얀마로 날아갔다. 그가 한아름 안고 간 선물은 리코더 100개와 멜로디언, 드럼 대신에 사용하는 카혼 등이다.

미얀마 양군에서 보내온 기도 제목
1. 미라클 센터에 냉장고를 보내 주세요. 시원한 물을 마음껏 마시고 싶어요.
2. 미라클 센터 안이 너무 더워요. 에어컨을 보내 주세요
3. 전자피아노를 보내주세요. 하나님께 신나는 찬양을 들려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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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 간 교사.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 받아 밀알선교단 4-6대 단장으로 13년째 섬기며, 월드 사랑의선물나눔운동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 펴면서 지난해 1월부터 5메콩.어린이돕기로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