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람 아담과 하와가 범죄로 인하여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사건은 단순히 낙원을 잃은, 다시 말해 그 동안 그곳에서 누리고 있었던 쾌적함과 안락함을 잃은 정도의 가벼운 사건으로 치부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앞으로 인류에게 다가 올 엄청난 폭풍을 예고하는 먹구름이었으며, 앞으로 보게 될 죄가 지배하는 끔직한 세상의 예고편이었다.
죄의 특징
아담과 하와의 범죄는 본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인류를 범죄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았고(로마서 5:19), 사망이 왕 노릇(로마서 5:12)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창세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장에서 11장 25절까지는 원 인류의 역사를, 11장 26절부터 나머지 50장까지는 4족장(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 원 인류의 역사를 다루는 창세기 전반부는 첫 사람 아담의 범죄가 그의 후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죄는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확장성, 반복성 그리고 전염성이 그것이다. 우리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속담이 있듯 창세기에 이런 속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불순종한 아담의 범죄는 그의 아들에 이르러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살해하는 가족 살해로, 다시 가인의 7대손 라멕의 살인으로 이어지다가 결국은 노아의 때에 이르러 하나님께서 전인류를 홍수로 멸망시켜야만 하는 단계에 이를 정도로 반복되고 확장되며 전 인류를 감염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죄의 보편성과 심각성
죄는 하나님의 거룩한 본성을 거스리는 것이며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것이다. 죄는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을 부른다.
그러나 타락한 인류는 그 심각성을 모르며 무엇이 죄인지 조차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율법을 주시고 그 율법을 통하여 무엇이 죄인지를 깨닫도록 하셨다(로마서 3:20).
그 율법에는 613 가지의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을 기록하고 있는데 오늘날 이 율법을 들여다 보면 깜짝 놀랄만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일례로 신명기 21장의 율법이다.
18절 사람에게 완악하고 패역한 아들이 있어 그의 아버지의 말이나 그 어머니의 말을 순종하지 아니하고 부모가 징계하여도 순종하지 아니하거든
19절 그의 부모가 그를 끌고 성문에 이르러 그 성읍 장로들에게 나아가서
20절 그 성읍 장로들에게 말하기를 우리의 이 자식은 완악하고 패역하여 우리말을 듣지 아니하고 방탕하며 술에 잠긴 자라 하면
21절 그 성읍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돌로 쳐죽일지니 이같이 네가 너희 중에서 악을 제하라 그리하면 온 이스라엘이 듣고 두려워하리라
어떠한가? 오늘날 이 말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가? 율법은 부모의 말에 순종하지 아니하고 완악과 패역을 일삼는 자식의 죄를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613 가지 율법을 10가지로 요약해서 정리할 수 있는데 그것이 십계명이다. 십계명 중 제6계명은 ‘살인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류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있게 이 계명만큼은 지켰노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마태복음 5장 21절에서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2절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살인이 꼭 인명을 해쳐서만이 아니라 형제에게 내뱉는 욕설만으로도 살인이라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십계명은 다시 둘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즉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으로 축약된다(마가복음 12:30,31, 로마서 13:9).
야고보서 2장에서
1절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
2절 만일 너희 회당에 금 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들어올 때에
3절 너희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를 눈 여겨 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또 가난한 자에게 말하되 너는 거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에 앉으라 하면
4절 너희끼리 서로 차별하며 악한 생각으로 판단하는 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 <중략>
8절 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한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
9절 만일 너희가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면 죄를 짓는 것이니 율법이 너희를 범법자로 정죄하리라
누군가를 어리다고 차별하고, 인종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가난하다거나 더럽다고 차별했다면, 또한 그런 눈길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웃사랑’의 율법을 범한 죄인인 것이다.
우리는 율법의 몇 가지 사례만 적용해 봐도 사형을 받을만한 중죄인이요, 하나님의 심판대에 서야 하는 범죄인이다.
성경은 모든 사람이 범죄했다고 선언하고 있다(로마서 3:23).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류는 자신에게 너그럽다. 그래서 자신의 죄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두둔하는 핑계라는 두꺼운 겉껍질로 자신을 둘러싸고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선악과를 먹었냐고 물어보는 하나님의 질문에 아담은 예, 아니오의 대답이 아닌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창세기 3:12).” 라고 답변한다.
그는 여자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그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핑계의 겉껍질을 벗고 죄의 심각성 앞에 서서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예수는 왜‘그리스도’이셔야 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