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도 벌을 만나야

참나무를 보면,“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달아 주세요”가 떠오른다.
1973년 토니 올란드와 돈이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_dggAQk5peA)로 불렀다.

내용은 이렇다. 3년만에 교도소를 나온 프랭크는 집으로 가면서 그녀가 지금도 자기를 사랑하고 원한다면 오래 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는 눈을 감은 채, 집으로 가는 버스기사에게 사연을 전하고 대신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만약 리본이 없으면 그 나무를 지나 가겠다고 했다. 참나무에는 수백 개의 노란 리본이 달려있고 함께 가던 승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수많은 나무 중 네가 참씨인 것은/ 단단한 성깔 아꼈다가/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손잡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고 이정록 시인은《벌레의 집은 아늑하다》(문학동네, 1994) 시집 가운데〈참나무〉에서 적고 있다. 참나무는 농부에게‘땀 흘려 일하는 나무’이고 ‘댕강댕강 잘려 버섯까지 키’우는 나무이다.

참나무가 많은 공원에 가면, 가끔은 도토리를 줍지 마세요 라는 중국어와 한글을 만난다. 버려진 도토리를 주워 묵을 쑤어 먹는다고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썩어 거름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도토리는 돼지가 잘 먹어 돝밤이라고 했단다. 스페인에 가면 도토리를 먹인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반대로 개는 도토리를 먹지 않는다. 이웃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일러 개밥에 도토리 같다고 한다.

아무튼, 도토리는 시간이 지나 도톳밤, 도톨밤이, 도톨이, 도토리로 부른단다. 또한, 도토리는 돼지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는다. 농사가 안되어 먹을 것이 없을 때 도토리는 사람을 살린다. 도토리묵에는 아무 맛도 없어 양념장 맛으로 먹는다. 지금은 뛰어난 해독작용으로 치료에도 사용된다.

참나무의 열매의 생김새는 오돌토돌한 모자를 쓴 것같다. 그래서 도토리하면 떡갈나무나 상수리나무를 생각하지만, 하도 종류가 많아 보통 참나무라고 한다.

도토리는 참나무의 열매에 따라 제 모양과 크기가 다 다르다. 자그마한 도토리가 비슷하듯이 사람들도 고만고만하면서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고 도토리 키재기라고 한다. 마치 하나님 앞에서 서로 잘났다고 여기는 사람을 보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도토리는 벌들이 많으면 열매가 잘 열리고 벌들이 적으면 적게 열린다. 도토리가 많이 열리면 농사도 잘 되는 것을 이르는 말로 도토리는 벌집을 보면서 열린다는 우리말 속담이 있다. 마치 기독인들이 성령의 임재와 충만 그리고 능력으로 한 영혼을 향한 구원의 전도로 인하여 열매가 풍성해 지는 것과 같다.

도토리는 땅에 떨어져 죽어 아름드리 참나무와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성경에도 상수리 나무는 죽어서도 그루터기를 남긴다는 것을 기억하자. 기독인은 도토리 같은 존재일지라도 자라서 이웃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다람쥐와 돼지 그리고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며 치료해 줄 뿐만 아니라 죽어 태워져서도 향기로운 참숯처럼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