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뉴질랜드 국회의장이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신임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트레버 말라드(Trevor Mallard) 의원은 국회에서 노동당이 발의한 육아휴직 연장 법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동안 초선 의원인 윌로-진 프라임(Willow-Jean Prime) 의원의 생후 석 달 된 딸 히니(Heeni)를 안고 의장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히니의 엄마인 프라임 의원은 이날 소회의실에서 딸에게 직접 젖을 먹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그 사실과 관련해“나는 내 딸의 엄마이고 아이의 주된 식량 공급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국회에서 자신이 딸에게 모유를 수유한 행동이 다른 부모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면서“국회는 우리가 직업과 가족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레버 말라드 의장은 히니를 회의에 참석시킨 것과, 자신이 아이를 앉고 있었던 목적은 국회를 보다 더 가족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국회는 최근 젖먹이 아이의 본회의장 입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었습니다.
이 일을 놓고 바라보는 시각이 여러 가지이지만 일부는 뉴질랜드의 여권(women’s rights) 강국으로서의 단면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출범한 52대 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역대 최고인 38%로 의원 120명 중 46명이 여성입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영국의 자치령이던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나라입니다.
당시 전국 부인회 초대 회장을 지낸 케이트 셰퍼드(Kate Sheppard)의 주도로 여성의 투표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그녀는 지금도 10달러 지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후 2년간의 캠페인 기간 중 뉴질랜드 여성 3만여 명이 탄원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 탄원서는 뉴질랜드 고문서 보관소 헌법관에 원본이 남아 있습니다.
뉴질랜드 여성들의 피선거권은 1919년에 주어졌으며, 1933에 첫 여성 의원이 선출되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영연방 국가 54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뉴질랜드가 여성으로 태어나 살기 좋은 나라 1위에 꼽힌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여성의 권리와 지위를 나타내는 8개의 지수 가운데 5개 분야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뉴질랜드 남녀평등고용기회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ies Commission) 회장이었던 주디 맥그리거(Judy McGregor)는 여전히 뉴질랜드 여성의 사회적 권리는 더 신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뉴질랜드 공공 서비스 분야의 지도자급의 45% 정도만이 여성이며, 민간기업에서의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남녀의 임금 격차는 9.7%로 좁혀졌지만 여전히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간의 남녀 임금 불평등은 해소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성경적으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혹은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한 것이 아닙니다. 남녀 간의 성차별은 하나님의 창조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의 타락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 안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남녀 간의 차별이나 구분이 곳곳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한 예로 교회 구성원의 다수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은 주로 남성의 몫인 것을 자주 봅니다.
물론 남녀의 평등에 관한 다양한 신학적 해석들이 존재하겠지만 그 누구라도 바울이 외친 한 마디를 결코 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니라(갈라디아서 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