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섬김의 하모니

소년시절에 동네 어르신들이 담소하며 들려주신 말씀이다. 나이 먹어가니까 서러운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몸이 말을 안 들어요. 마실을 한 바퀴만 돌아도 숨이 찬다. 뛰어가는 건 엄두도 못 낸다.

며칠 전인가 손주 녀석이 팽이를 깎아 달라고 졸라 대더라. 낫을 들고 앞산을 올랐다. 한창 때는 한달음에 산정상에 올랐다. 아이구야! 큰일이 났네. 숨이 헉헉 턱에 차고 가슴은 벌렁벌렁대더라. 간신히 쓸만한 놈을 하나 구해서 어렵게 내려왔네. 산비탈의 흙탕길은 왜 그리도 미끄럽던지. 산을 내려오던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며칠 전에는 아들내외랑 손자 손녀들이 2박3일인가 여행을 갔다. 함께 가자고 말은 하더만, 집에 계시지요 하는 눈치더라고. 내 걱정은 말고 다녀 오너라 했지. 며느리가 마른 반찬 몇 가지를 챙겨 놓았다. 식사 때의 국거리와 간식거리도 챙겨주었다. 빈 집에서 혼자 먹는 밥은 한끼면 좋겠다. 그런데 하루 세끼를 혼자 먹어보니 그도 못하겠더라.

식사 때면 아예 동네 사랑방으로 식사 원정을 나갔다. 식사는 뭐니뭐니해도 함께 하는 것이야. 아~자식들이 돌아오는 날이 왜 그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더라. 육신이 늙어가는 것도 좋아. 혼자서 식사하는 시간도 자주 있어.

다 좋아. 그런데 딱 한가지는 더 못 견디겠어. 시간이 화살과 같이 빠르게 가는 것이야. 시간의 속도는 나이 대에 비례한데. 7080은 70~80km, 5060은 50~60km, 4050은 40~50km 로 간다. 철없던 시절에는 하루가 더디다고 푸념을 한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석고 미숙했지.

밀알학교의 공식행사는 시월의 마지막 주간 토요일의 하루 카페로 막을 내린다. 밀알학교가 연례적으로 하루 카페를 시작한 것은 2011년 12월17일(제1회)이다. 푸드 부스에 참가한 교회는 7개교회(AK컴뮤니티, NZ은총, 말씀, NZ충현, 주님의, 새노래장로, 한사랑교회), 2개업소(씨에프랑스, Kim’s Body)이다.

이후 매년마다 참가교회와 업소들의 관심과 참가로 규모를 키워 간다. 2011~2014년까지 4년간은 장애인 자활/재활 돕기 20년 프로그램의 정착기였다.

2015년10월 31일의 밀알하루카페의 일지의 기록이다. (크리스천라이프 273호 게재)11개 푸드 부스의 후원금액(1,540불), 업소/개인후원금(876불), 쿠키판매후원금(160불) 총 후원금 2,582불로 행사를 마친다.

2016년10월 31일의 밀알하루카페의 일지의 기록이다. (크리스천라이프 297호 게재)12개 푸드 부스의 후원금액(2,497.90불), 업소/개인후원금(720불), 쿠키판매후원금(238불)총 후원금 3,355.90불로 행사를 마친다.

2017년10월 28일의 밀알하루카페의 일지의 기록이다. (크리스천라이프 322호 게재)14개 푸드부스의 후원금액(2,856.50불), 업소/개인후원금(950불), 쿠키판매후원금(220불)총 후원금 4,026.50불로 행사를 마친다.

금년까지 7회째의 밀알하루카페를 결산해 본다. 밀알하루카페를 통해서 장애인학생들에게는 어떤 유익이 있었나. 장애인 가정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나.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의 어떠했나. 한인 신앙공동체의 핵심인 교회공동체의 반응과 참여는 어떠했나.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의 장애인행사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어느 정도인가?

이 행사를 통하여 지역공동체의 여타 기관과의 협력과 지지는 어떠했나. 자원봉사자들과 재능기부자들의 후원 정도는 어떠한가 …등이다.

장애인 학생들과 가정에는 꿈과 비전이 심어지는 계기가 된다. 금년 밀알카페에 선보인 쿠키와 교회에 후원한 쿠키는 이들의 손으로 빗어진 작품이다. 한 개의 쿠키를 만들어서 포장지에 넣어서 선보이기까지 5년의 세월이 흘렀다.

밀알쿠키 실습을 담당한 ㅊ총무와 멘토들, 도우미들께 지면을 통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부모님들의 열렬한 지지와 지원이다. 행사 전 주간에는 학부모 대표되신 ㅅ양의 아버지는 필요한 것 주문해주세요. 푸드부스에 필요한 잔잔한 물품일체를 후원해주셨다.

ㅈ군의 아버님은 장애인 작품 전시회의 장소에까지 밀알카페홍보물을 비치하도록 했다. 비 오고 스산한 날씨임에도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발걸음이다. 지역공동체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보이심이다.

목사님, 저희는 교회창립기념행사준비로 푸드부스에 참가를 못합니다. 대신에 푸드 당 예상후원금만큼 후원금을 송금하겠습니다. 노스의 ㄱ 교회와 씨티의 ㄱ교회 담임목사와 당회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웃음치료 프로그램으로 섬겨주신 ㅎ선생님과 ㅁ선생님, 우크렐레 연주단의 아름다운 연주는 지역공동체의 여러 기관들과의 유대요 지원이다. 푸드 부스를 정리하고 젖은 손을 앞치마로 닦으면서 다가온 ㅇ권사님이 내민 손에는 봉투 하나가 들려 있다.

목사님, 저희 교회의 후원금입니다. 하얀 봉투에 담긴 후원금은 406불50센트이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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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 간 교사.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 받아 밀알선교단 4-6대 단장으로 13년째 섬기며, 월드 사랑의선물나눔운동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 펴면서 지난해 1월부터 5메콩.어린이돕기로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