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3요소

균형 감각을 상실한 종교심은 정말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우리는 역사의 산 증거들을 통해서 분명히 인식했다, 그렇다면 진정한 영성이란 무엇일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장 크고 중요한 계명이라고 하신 한마디 말씀 속에서 우리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영성이란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인데, 그 사랑하는 방법은 세 가지 채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마음(mind)과 성품(heart), 힘(strength). 이것은 정확하게 풀어서 말한다면 지성과 감성과 역경지수라고 할 수 있다.

역경 지수(AQ: Adversity Quotient)
폴 스톨츠(Paul G. Stoltz)가 쓴 <역경지수: 장애물을 기회로 전환시켜라(Adversity Quotient: Turning Obstacles into Opportunity)>를 보면 인생의 역경에 부딪힐 때 보통 사람은 세 가지 종류로 나눠진다고 한다.

첫째는, 힘든 문제에만 부딪치면 그냥 포기하고 도망가 버리는 사람인 퀴터(Quitter: 포기하는 사람)형이다.

둘째는, 역경 앞에서 포기하고 도망가 버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역동적으로 문제를 넘어갈 생각은 못하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현상 유지나 하고 있는 캠퍼(Camper: 캠프치고 앉아 그 자리에서 그냥 안주하는 사람)형인데, 이런 캠퍼 유형이 거의 60-70퍼센트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고 한다.

셋째는, 역경이란 산을 만나면 모든 힘을 다해서 기어 올라가 정복해 버리는 클라이머(Climber: 산을 타고 올라가 정복하는 사람)형이다. 이들 중에서 자기만 역경을 넘어가는 게 아니라 다시 돌아와서 캠퍼들을 데리고 같이 역경을 넘어가는 사람을 말한다.

어쨌든 이 클라이머의 능력을 폴 스톨츠는‘역경 지수(adversity quotient)’라고 부른다. 사람의 능력을 말하는데 있어서 지성도 중요하고 감성 지수도 중요하지만, 인생이란 어쨌든 수없이 많은 역경들을 어떻게 넘어가느냐의 문제이므로 지성과 감성을 총동원하여 이 역경을 넘어가는 능력이 리더십의 진정한 자질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보통 탁월한 능력과 좋은 환경이 맞물려 급성장한 리더십은 패기 있고 자신감이 넘친다. 그러나 조금만 위기가 몰려오면 너무 맥없이 휘청거리기 일쑤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통해 역경지수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룩한 성공은 기초 없이 무작정 쌓아 올린 건물같이 위험하다.

과거 한국 사회에 거센 벤처 바람이 불면서 사람들 사이에 잘못된 벤처 신드롬이 일어났었던 것을 주의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하는 테헤란로의 벤처 기업들이 추풍 낙엽처럼 흔들렸었다. 짧은 시간에 벼락부자가 되는 투기성 벤처 개념을 가져서는 곤란하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 벤처 기업의 선구자요 벤처인들의 대부격인 교세라의 명예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가 후배 벤처 기업가들에게 준 따끔한 조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가즈오는 1959년 28명의 동료를 모아 자본금 3백만 엔으로 설립한 교토 세라믹(Kyoto Ceramics)을 40년 만에 8천억 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일류 기업 교세라를 키워낸 사람이다.

그는 처음 무일푼이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겨우 3백만 엔을 마련해 교세라를 시작했는데 그때 돈이 얼마나 무섭고, 중요하고 구하기 힘든 것인지를 뼛속 깊이 체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돈 조달을 했고 어렵게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이것이 교세라 성장의 탄탄한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가즈오가 젊은 벤처 기업가들에게 주는 충고는 처음부터 돈을 너무 쉽게 조달하면 제대로 된 벤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금을 손쉽게 조달하면 모든 것이 쉬워 보여서 탄탄한 내실을 다지지 않고 무리수를 두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많은 벤처 기업들이 흔들렸던 원인이라고 말했다.

벤처 기업은 모험심만으로 안 되고, 세심한 주의력과 신제품 개발을 위한 성실한 노력, 겸허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런 균형 잡힌‘전인격’이야말로 진정한 벤처인의 자질이며 책임인데, 거금을 쉽게 벌면 이런 절제된 자세가 흐트러지고 만다는 것이다.

급성장한 첨단 기업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인데, 만날 때마다“신중히 하라”고 충고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역경 지수를 통해 빚어진 균형 잡힌 저력만이 제대로 된 리더십의 원동력임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따뜻한 감성(EQ:Emotional Quotient)
하버드의 심리학 교수 다니엘 콜만은 그의 충격적인 저서 <감성의 지성(Emotional Intelligence)>란 책에서, 감성 지수의 구성 요소는 자기 절제, 동정심, 열정, 사랑, 인내, 부지런함, 양보, 정직성, 창조력 등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이 감성지수는 타고나는 것보다 주로 환경에 의해서, 특히 10세 전에 부모나 선생님, 친구들을 통해서 주로 형성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세대에 직장 여성 어머니들이 증가하면서 가정 교육이 침체되었고, 바로 그것이 미국의 젊은 세대들의 감성 지수가 눈에 띄게 추락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감성 지수의 극치는 역시 사랑 지수(LQ: Love Quotient)가 아닐까 생각한다.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의 영성에 대해 가장 심하게 꾸짖으신 것은 그들에게 율법은 있으나 사랑은 없고, 정죄는 있으나 은혜가 없다는 것이었다.

에스겔서 36장 26절에도,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라고 되어 있다.

신학이, 지성이, 율법이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받지 않으면 날카로워지고, 편협해지고, 딱딱해지고, 위선적이 되기 쉽다. 리더십은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칼빈도, 먼저 성령께서 마음을 변화시킨 뒤에야 그의 지성이 복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나단 에드워드 또한 구원의 은혜와 감격을 마음으로 흠뻑 체험한 사람만이 바른 지성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거룩한 지성(Sanctified Intelligence, IQ)
미국 초창기 신앙의 아버지들인 청교도들도 폭넓은 지성을 강조했던 사람들이다. 18세기 미국 부흥 운동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조나단 에드워드 또한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인물로 꼽힌다.

17세에 예일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였던 그는 10대에 벌써 거미줄의 모습과 형태, 목적에 관한 상세한 과학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는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는 신비한 모습에서 창조자의 끝없는 선하심과 오묘하신 지혜를 발견했다고 결론지었다. 에드워드는 지식의 경지에 다다르면 반드시 하나님의 터치를 발견하고 도달한다고 믿었기에 기독교인의 학문 추구를 적극 장려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변화된 마음을 가진 신앙인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섭리를 터득하는 지혜를 갖게 된다고 가르쳤다. 평생 쉬지 않고 기도하며 말씀을 준비하고 가르치며 방대한 신앙 저술을 하면서도 그 시대의 복잡한 심리학, 사회학, 철학, 과학적 이슈들을 연구하고, 거기에 대한 균형 잡힌 신앙인의 시각을 제시하는 활발하고 방대한 지적 노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