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한국의 어느 신문을 보다가 흥미로우면서도 황당한 기사를 한 가지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알레르기’(allergy)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던 안모씨는 어느 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음식점을 찾았습니다. 평소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안씨는 자장에 양파와 돼지고기만 들어가는 ‘옛날 짜장’을 주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업원에게 자신의 알레르기에 관해 이야기하고, 새우를 넣지 말아 달라고 거듭 부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자장면을 먹던 안씨는 작은 새우살을 한 점 씹었습니다. 그냥 실수로 들어 갔을 것이라 여겼지만 또 한 점의 새우살을 씹었습니다.
바로 목이 붓고 호흡이 곤란해진 안씨는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습니다. 곧 회복이 되었지만 끝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통역 업무를 맡았던 안씨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알레르기는 사전적으로 보면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보통 사람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물질이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두드러기, 가려움, 콧물, 기침 등의 이상 과민 현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물질에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가 최근 20-30년 사이 두세배로 증가할 정도로 알레르기는 이제 흔한 질병이 되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피부염 환자의 수가 2016년에 총 1393만명이었습니다. 미성년자의 6%, 성인의 3%가 음식에 의한 알레르기를 앓고 있습니다.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급성 알레르기 쇼크인 ‘아나필락시스’도 증가추세입니다.
문제는 알레르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레르기를 그냥 별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법정싸움에서도 승소한 안씨에게 어떤 사람들은 안씨가 지나치게 예민하다거나, 자신이 음식을 잘 가려 먹었어야 했다거나, 중국집을 망하게 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비난했습니다.
이에 관해 연규진 서강대 심리학과 교수는 “서양과는 반대로 동양 문화에서는 규범에 순응하는 것이 전통적으로 옳다는 가치가 있다”면서 “알레르기 역시 한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별도로 대해야 하는 것을 특별한 대접으로 여겨 비난하는 일이 생긴 것” 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을 그에 적절한 방법으로 대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갑각류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게 갑각류를 먹도록 강요하거나 제공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알레르기가 별 것도 아닌데 괜히 유난을 떨어 특별한 대접을 받으려 한다고 비난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와 유사한 일이 교회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아십니까? 사실 신앙은 같은 신앙을 공유한 공동체 안에서 확인되지만 동시에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성경이라는 유일한 기준이 있지만 개인들은 각각 다른 상황 속에서 그것을 경험하고,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응답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불 같은 성령을 경험하지만 어떤 사람은 비둘기 같은 성령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비둘기 같은 성령을 경험한 사람은 불같은 성령의 역사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모두 동일한 성령을 경험한 것이지만 대다수가 붙같은 성령을 경험한 교회에서는 비둘기 같은 성령을 경험한 사람의 알레르기 반응을 이해할 수 없어 그의 반응을 비난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은 내 지식보다 크시며, 내 경험보다 훨씬 크신 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교회의 정관보다 크시며, 우리 교단의 헌법보다 훨씬 크신 분입니다. 누군가 그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그를 쉽게 비난하지는 마십시오.
어쩌면 당신도 그 알레르기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똑 같은 환자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