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를 아시나요?
1762년에 쓰인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주인공 걸리버가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경험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년 유월, 배낭을 짊어지고 걸리버를 따라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지는 남미. 남아메리카는 걸리버 여행기에 거인국의 배경이 됐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태초에 만들어진 지구의 모습이 이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남미의 자연과, 철저히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도시가 공존하는 곳.

1년 전 기억을 되살리며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아르헨티나와 아르헨티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아르헨티나는 남미 대륙의 기둥인 안데스산맥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거대한 대자연을 눈앞에 두고 작아진 유럽 정복자들이‘이곳에는 거인이 살 것이다’라는 생각을 할 법도 합니다.

안데스산맥을 따라 쭉 내려오는 작은 도시들을 지나면,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파타고니아가 보입니다. 빙하의 하얀 등 위로 아르헨티나의 따가운 태양이 부딪칩니다. 빙하 뒤로는 대서양이 보이고 대서양 너머 저 멀리에는 말로만 듣던 남극이 있다네요.

대서양과 남극을 뒤로한 채 아르헨티나의 중심부인 대초원으로 나아갑니다. 달리는 버스에서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는 일! 지루합니다. 끝도 없이 똑같은 평원을 보다 버스에서 잠시 내려 바람도 쐬어봅니다.

저 멀리 안데스의 거인이 내쉰 숨결일까요? 저 멀리에 있는 안데스의 바람이 느껴집니다.

대초원을 지나 남미 대륙의 가장 중심부로 들어가면 세계 3대 폭포인 이과수 폭포, 그리고 폭포의 가장 중심부에는‘악마의 목구멍’이 있습니다. 악마의 목구멍(가장 큰 폭포)까지 걸어가는 길에 수십 번 주저앉았습니다.

다리(bridge)가 물살에 떨리는 건지, 제 다리(legs)가 떨리는 건지, 제 마음이 떨리는 건지. 떨림을 이기고 마지막 끝자락에서 폭포를 내려다보며 왜 그곳이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불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과수의 수백 가지의 폭포 사이로, 수십 개의 무지개가 뜨고, 수천만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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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의 수백 가지 폭포 사이로 뜨는 수십 개의 무지개

구원을 위해 저 자연을 창조하셨다면, 그 구원은 무엇인가!

남미 여행 내내 저절로 부르게 된 찬양 하나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원곡의 시를 짧게 소개해 드릴게요. 구름 조각,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노을, 별. 주변 자연을 올려다 보시면서 찬양 한 곡 다시 들어보시는 건 어떠세요?

참 아름다운 곳이라 주님의 세계는
내 주위의 모든 자연이 화음을 만들고, 모든 천지가 노래하네.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바위들, 나무들, 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 조각들, 흐르는 시냇물을 보며, 내 영혼은 편안한 안식을 얻네. 그 분의 손이 이 놀라운 모든 것들을 지으셨네.

노래하는 새들,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 햇살, 하얀 백합, 이 모든 것들이 자기를 창조하신 분을 찬양하고 있네. 


주님은 지으신 모든 것을 비치고 있네. 난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 소리에서도 그 분이 지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네. 그 분은 모든 곳에서 내게 말씀하고 있네.

주님, 악이 너무 강해 보일 때가 종종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천지를 다스리는 분이심을 결코 잊지 않게 하소서. 


더 이상 다툼이 없네.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이 흡족해 하시겠네. 하늘과 땅이 모두 하나가 되겠네.

나는 홀로 황량한 사막 길을 걷고 있네. 놀랍게도 불타는 숲 속에서 하나님이 자신의 영광을 알게 하신 것을 지켜 보시네.

내가 방랑자로 헤매더라도, 나의 운명이 어찌 되더라도 난 상관이 없네. 내 마음은 여전히 본향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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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
해밀턴에서 간호학 전공. 해밀턴 지구촌교회 청년. 새내기 간호사로 일하면서 병원에서는 사람을 공부하고, 병원 밖에서는 카페에 앉아 시, 소설, 음악, 미술, 역사, 철학을 통해 하나님을 공부한다.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물인 빛과 색 그리고 인간의 창조물인 문화와 예술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