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러의 비전

고국을 방문하고 2주 후(4.15)에 찾은 고향마을의 소회를 이렇게 적어 본다.

대한민국, 나의 조국은 좋은 나라이다. 아침 산책으로 아내와 고향마을 뒷산을 다녀왔다. 멀리 산 아래로 동해가 보인다. 그 옛날 철새가 오가던 빈들에 아파트가 줄지어 열병 식을 한다. 귀갓길에 예쁜 건물이 있기에 따라가보니 화장실이다. 살짝 문을 밀었더니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온다. 동네 어르신들이 수시로 청소를 하여 청결하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이렇게 발전해 간다. 산 위의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아침기도를 드린다. 고향마을의 발전과 나라를 위한 기도이다. 하나님 아버지, 이 나라 이 땅은 하늘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혼탁한 이 나라를 깨끗하게 하소서.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 자강 자위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되게 하소서.

부활주일 아침에는 동생 내외와 함께 고향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형제가 나란히 부활주일에 예배를 드린 것도 한참 만이다.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예배 후에 담임목사님과 오찬을 나눈다. 해외선교에 대한 얘기를 폭넓게 나눈다. 고향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는 동남아 권과 아시아선교에 주력하는 것은 예전이나 오늘이나 동일하다. 대양주와 남태평양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후에는 선친 묘소를 찾아서 참배한다. 묘역을 돌보고 손질한 후에 형제가 나란히 묘소에서 기도회를 가진다.‘주님께서 부르시는 날까지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기겠습니다. 부활의 신앙으로 살겠습니다.’

귀갓길에는 예 놀던 뒷동산인 논골에 오른다. 동산언덕에 우뚝 선 등대는 어릴 적 우리들의 유일한 놀이터였다. 허름한 등대는 허물어지고 현대식의 멋진 등대가 우람하다. 그러나 왠지 낯설기만 하다.

동해를 눈 아래로 굽어보는 논골 배기에 예쁜 카페가 있어서 들어갔다. 커피 라떼를 한잔 시켜놓고 한 모금씩 홀짝이면서 어릴 적을 추억한다. 눈 시도록 돌아 가고픈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옛 동산에서 뛰놀던 예닐곱 살 코흘리개가 고희(칠십)가 되어 그 언덕에 선 감회를 어찌 표현할까?

카페마당 한 켠에 논골 아래에 살던 만복 엄니와 만복이, 그의 동생 천복이와 그들의 강아지 누렁이가 서 있는 청동상이 있다. 아침마다 배를 타고 먼 바다로 고기잡이 나가던 만복이 아빠 전마선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동상이다.

만석이 아빠는 1960년대 초의 태풍 사라호가 동해를 휩쓸던 그 밤에 바다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이튿날 온 동네는 줄초상이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배가 20여 척이다. 바다에 나간 그분들은 60년이 지난 오늘도 돌아올 줄을 모른다.

슬픔과 비극을 간직한 동해는 오늘도 태평하다. 고향언덕 찾은 옛적 코흘리개는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난다. 희비가 교차하던 동해의 오후 시간이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친지와 기도 동역자들께 행복편지를 드린다. ‘어제의 감격에 아직도 가슴은 뜨겁습니다. 이 종의 가슴 뭉클했던 감동과 감격이 여러분께도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호국간성의 요람인 육군 제3사관 학교의 방문(4.21)입니다.

1968년 10월 15일에 개교해서 50년을 바라보는 정예장교를 양성하는 충성대입니다. 조국, 명예, 충용의 교훈으로 정예장교 양성을 통해 국가안보 발전에 기여하면서 호국간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합니다.

49여년간에 이곳을 거쳐간 정예장교는 15만여명입니다. 31대 학교장으로 부임한 ㅅ장군(55세)의 최신형 정신무기는 절. 절. 포. 정신입니다.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자.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불굴의 의지로 지덕체 연마에 매진한다. 학교장 ㅅ장군의 교육철학이 담긴 2달러의 비전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미화 2달러가 붙은 종이 판 위에 학교장의 어록이 담겨 있습니다. ‘2달러의 비전’은 여러분이 세계로 나아가 더 큰 세상을 경험하면서 도전하는 모든 일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학교장의 마음입니다. 장차 우리 군의 리더가 될 사관 생도로서 자기 자신과 국가를 위한 원대한 꿈을 펼쳐 나가길 바랍니다’.

종이 판 아래에는 육군 제3사관학교장의 관등 성명과 학교장의 친필 사인이 있다. 행복편지는 이렇게 계속 된다.

‘그곳에 생명이 있습니다. 그 곳에 감격이 있습니다. 그곳에 용기가 있습니다. 그곳에 백전백승의 패기가 넘칩니다. 예수신앙으로 무장된 학교장이 생도들과 일치된 몸으로 보여 주는 산교육이 있습니다. 심장의 피가 끓어 오릅니다. 굳게 쥐어지는 두 주먹에 한국인의 기백과 자부심이 넘쳐 납니다. 그곳에서 조국의 희망을 바라봅니다. 그곳에서 사위어가는 내 열정을 담금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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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만
춘천교대와 단국대 사범대 졸업. 26년 간 교사. 예장(합동)에서 뉴질랜드 선교사로 파송 받아 밀알선교단 4-6대 단장으로 13년째 섬기며, 월드 사랑의선물나눔운동에서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닿지 않는 가정 및 작은 공동체에 후원의 손길 펴면서 지난해 1월부터 5메콩.어린이돕기로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