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모두의 힘찬 시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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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시즌을 지나 어느덧 설날도 지났고 청소년들은 개학을 하고 대학생들도 새 학기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각 자의 위치로 돌아가는 이 시점이 저는 진짜 한 해의 시작이라고 느끼곤 합니다. 신나는 노래를 들으시면서 올 한해의 꿈을 꾸어보시죠.

이번에는 펀투가 만든 곡을 소개합니다.

펀투가 만드는 음악은 가사가 없는 노래가 대부분입니다. 기타를 자신의 목소리로 삼아 노래한다고 합니다. 노랫말이 없는 음악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습니다. 무엇을 노래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른 언어로 쓰여진 노래인 셈이죠.

그럼 경음악은 이해하기 힘드니 가치가 없을까요? 경음악은 듣는이에게 상상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가사로 적시하지 않지만 듣는 이마다 다른 형상을 떠올린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유명한 클래식 곡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을 듣고 저는 어릴적 솟아오르는 분수를 떠올렸습니다. 반면 아내 샐리는 미묘한 슬픈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토록 저마다의 느낌을 다르게 이끌 수 있는 경음악에 저는 끌리기 시작했고 언젠가부터 이런 곡들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작곡 배경
여기 소개할 곡은 제가 2014년 7월 어느날, 석양이 지던 무렵 운전을 하며 오클랜드 하버브릿지를 건널 때 만든 곡입니다.

당시 노스쇼어에 살던 저의 여자친구(현재 아내)를 집에 데려다 주고 저는 홀로 하버브릿지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다리 밑의 바다를 보고 있자니 홀연히 떠오른 멜로디가 있었지요. 매우 선명하게 머릿속을 떠 다녔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타를 잡고 주제 멜로디를 녹음해 두었습니다. 보통 떠오른 아이디어를 녹음하고 며칠 후 들어보면 영 볼품 없게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날 다리위에서 만든 악상은 다시 들어도 자꾸 듣고싶은 그런 멜로디였습니다. 제가 만들어놓고도 말입니다.

‘이 곡… 만들자.’

밝은 곡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힘참, 행복, 긍정, 시원함과 같은 느낌을 넣기로 했고 하버브릿지 위에서 바라본 바다와 뉴질랜드의 자연의 느낌도 넣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힘차게 시작하는 느낌이 나도록 했습니다.

사실 이런 느낌을 ‘넣어서’ 곡을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원래 그런 사람의 성격이 음악에 어쩔수 없이 묻어난다는 것이 맞는 표현 같습니다.

저는 슬픈 노래를 못 만듭니다. 극도의 슬픔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매사에 느긋하고 긍정적이였으며 만족했습니다. 이 곡에서 작곡이란 그저 그런 저의 성격이 곡에 묻어나도록 내버려두었던 것 뿐입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연주를 편하게 곡에 담았습니다. 그렇다고 작곡이 줄줄이 소세지 마냥 쉽게 뽑힌것 만은 아닙니다. 4분 간의 곡에 기승전결을 완성하고 만족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악상이 떠오르고 1년 반이 지나서야 최종 편곡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들이며 고민한 가장 큰 쟁점은 바로‘균형’이었습니다. 듣기 편한 멜로디와 현란한 연주기술 두가지 사이의 균형 말입니다. 기타연주인들에게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현란하고 어려운 연주 기술에 대한 갈망과 이면에는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를 만들고자 하는 소망이 동시에 있습니다. 문제는 멜로디가 너무 쉬우면 밋밋하고, 기술만 화려하면 공감이 안된다는 것이죠.

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곡을 다듬고 또 다듬었습니다. 부디 이 곡을 들으시면서 ‘노래도 신나고 기타도 잘치네.’라는 느낌이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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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영상
가사가 없는 경음악은 영상과 함께할 때 비로소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영상이 노래의 가사 역할을 할수 있고 연주곡은 영상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뉴질랜드 교민인 김세윤 영상감독이 제작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집에서 기타 치는 모습을 단촐한 동영상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방구석에 만족 할수 없었는지 5개의 다른 야외 장소를 물색하고 5명의 추가 인력 및 스케이트 보드 팀 까지 섭외하여 진짜 뮤직비디오의 형식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영상의 시작은 수수한 옷차림의 제가 집에서 기타를 만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윽고 소리가 커지는 도입부에서 바닷가에서 연주를 하는 모습으로 전환됩니다. 집에서 작은 꿈을 꾸다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메세지를 담고 있죠.

김 감독은 이 영상을 제작할 때 제 음악을 아주 세세하게 여러번 듣고 노래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담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김 감독이 느낀 이 곡의 느낌은‘시원하고 힘차며 운전을 하는 느낌’ 이라고 평했는데요. 이는 제가 처음 이 곡을 하버브릿지 위에서 떠올렸을 때 그 주변 이미지와 정확히 일치하는 느낌이어서 뿌듯했습니다.

영상은 데본포트와 타카푸나 일대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탁 트인 곳, 어두운 곳, 밝은 곳, 사람 많은 곳 등등의 다양하고 다른 느낌을 표현했고 스케이트 보드 선수들의 멋진 묘기영상들이 곡의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뉴질랜드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바로 지금 감상할 만한 영상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음악과 영상을 듣고 보시면서,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느꼈던 오클랜드의 모습과 희망찬 마음들이 여러분 각자의 언어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힘찬 한해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