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교회, 모이는 교회

송재흥목사<오엠국제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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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 있다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교파를 초월하여 다양한 교회들을 방문하는 기회가 종종 있다. 그 때마다 관심 있게 눈에 띄는 것은 교회가 내건 그 해의 표어나 표제구호이다.

교회가 내건 표어는 그 교회가 가고자 하는 교회의 방향이며, 교회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아마도 가장 공통적인 표어가 있다면, “성령 충만한 교회” “사도행전적 교회” “초대교회와 같은 교회”.

선교사인 나에게 더 감동적인 표어는 아마도 “세계선교를 완수하는 교회” 와 같은 표어가 아닌가 싶다.

내가 교회의 표어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역교회가 표방하는 가장 확실한 존재 이유를 우리에게 가장 잘 보여주는 도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를 구분할 때, 전 우주적인 교회(Universal Church)와 지역교회(Local Church)로 나누는 것처럼 선교사인 내가 관찰한 교회의 두 모델이 있다면 흩어지기 위한 교회(Scattering focus Church)와 모이기 위한 교회(Gathering focus Church)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교회의 모델이 교회행전, 사도행전이라 불리우는 성경 사도행전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한국교회가 닮고자 하는 가장 성경적인 교회의 모델은 사도행전 2장 오순절 성령강림의 역사를 통해 세워지고 부흥한 예루살렘교회가 아닌가 싶다.

특별히 사도행전 2:46-47절의 말씀은 교회가 표제 구절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경구절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엇이 우리가 꿈꾸는 성장하는 교회의 모습일까?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사도행전 2장의 역사는 예루살렘교회를 탄생하게 한 모체였고 성령의 가장 강력한 역사와 은사들을 경험한 이상적인 교회였다. 사도들의 권위가 있는 모체 교회로서 그 존재감은 너무나 분명하였다.

모이는 교회, 예루살렘교회 모델
성장하는 교회의 모델로서의 예루살렘교회는 그 동안의 교회신학, 교회성장이론에 주요한 근거요 모델이었다. 예루살렘교회는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교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역사는 예루살렘교회가 하나님의 원대한 구속의 역사와 섭리를 실현하는 데에 실패하였음을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맺은 시내산 언약을 통해 모든 민족을 위한 제사장 나라로서의 역할을 선민의식으로 착각하여 이스라엘만을 위한 언약으로 축소시킴으로 하나님의 의도와 섭리를 이루지 못한 것처럼 예루살렘교회도 하나님의 목적과 하나님 나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여 결국 성장을 위한 모이는 교회로서의 역할만 감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예루살렘교회는 2세기도 못 되어 역사속에서 사라져 버리게 되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흩어지는 교회- 안디옥교회의 모델
사도행전 8:1절은 놀라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놀랍게 성장하는 예루살렘교회가 하나님의 의도, 즉 사도행전 1:8절의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그리고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리라” 는 하나님의 말씀이 예루살렘교회의 성장 속에 갇혀 있을 때 큰 박해가 예루살렘 교회에 오게 되었다.

또한 1절의 말씀처럼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이 말씀은 비로소 오순절 성령강림과 예루살렘 교회와 초대교회에 맡겼던 약속과 사명이 박해로 인하여 이루어지게 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 흩어짐(Sattering)의 역사로 말미암아 복음은 안디옥 지역까지 전파되었고 사도행전 13장 성령의 음성을 따라 바울과 바나바를 이방인을 위한 선교사로 파송함으로써 위대한 선교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사실 이 흩어짐의 개념은 하나님의 창조언약에서부터 시작된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창세기1: 27). 땅에 충만하기 위해서는 동서남북으로 흩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창세기 11장의 인류는 흩어짐을 면하기 위하여 바벨탑을 쌓는 대대적인 불순종을 범하게 된다.

그러자 하나님은 언어를 혼잡케(창세기 11:7)함으로 그들을 온 지면으로 흩으셨다. 그리고 홀연히 아브라함이라는 인물을 선택(창세기 12:1-3)하여 또다시 흩어짐의 역사를 시작하셨던 것이다. 창세기 11장에서 언어는 흩어지고 사도행전 2장에서 언어가 하나가 되는 역사가 일어난다.

하나님은 교회를 향하여 “너희는 모든 족속으로 가서 제자를 삼으라” 는 명령을 예수님의 지상 대 위임명령으로 주셨던 것이다(마태복음 28:18-20).

그런 의미에서 안디옥교회는 흩어지는 교회의 모델이 되었다. 안디옥교회를 통하여 파송 받은 바울은 유럽 전역에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고 끊임없이 보내는 역사를 이루었던 것이다.

선교사로서 필자가 보았던 한국교회의 대 부흥과 한국인의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하나님의 이 흩어짐(Scattering)의 역사와 매우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본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흩어져 있는 민족 둘을 꼽으라면 이스라엘과 한국일 것이다.

역사 가운데서 정치난민으로 중앙아시아(구 소련 스탈린 시절) 일본 하와이(제1차 세계대전)로 흩어진 민족, 경제난민(1970-80년 대)으로 독일과 중동 남미로 흩어진 민족, 최근에는 교육 난민(1990년대)으로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민족, 그리고 그 곳에 교회가 세워지고 있음은 이 흩어짐의 역사의 일환임을 깨닫게 된다.

뉴질랜드의 수많은 한인 교회들의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예루살렘과 같은 교회 모델을 우리가 꿈꾸고 있다면, 이제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로서의 뉴질랜드 내 한인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비전을 묻고 돌이켜 보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가르쳐 보내고 흩어지기 위해서 모이고 있는 교회일까? 교회가 존재해야 할 분명한 목적과 비전을 다시금 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