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 <이민의 기억, 그때를 만나다> 특별기획전 후기

이경찬 회장<오장연, 평강교회 장로>

“뉴질랜드에 기독교 신문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지난 7월 21일 월요일, 크리스천 라이프 아카이브를 방문하였다. 크리스천라이프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며 “이민의 기억, 그 때를 만나다” 특별기획전이라 모두들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들렀다.


뉴질랜드가 한국전쟁에 참여한 나라인 것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오래 전에 들었던 가요 연가와 비슷한 노래가 여기서 들려졌을 때, 그것의 오리지널이 여기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벌써 30년 전의 일이다. 나중에 키위친구가 너무 진지하게 마오리 노래라고 알려줘서 아니라고 했다가 확인해 보니 그의 말이 맞았다. 한국전쟁 때 참여한 마오리 군인들이 불러 전해져서 한국가요처럼 알려진 것이다.

기록 찾아 퍼즐 맞추게 된 것을 기뻐해
이번에 방문하여 이민역사를 기사와 사진으로 보며 관심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한국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는 퍼시 스미스 사관이었으며 그와 한인교회와의 관계였다. 하나님께서는 준비해 두셨다. 스미스 사관의 힘든 전쟁참전 경험을 30년 뒤 웰링턴으로 들어오는 한인 선원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이끌었다. 이민의 기억, 특별기획전을 안내한 이승현 목사는 자료를 모으고 기록을 찾아 퍼즐을 맞추게 된 것을 기뻐하며 그 감동을 나눠 주었다.

선원들이 항해하면서 만들어 준 거북선 이야기도 흥미로워
웰링턴에서 스미스 사관과 연결된 윌슨-변경숙 가족의 사연도 눈에 띄었다. 말해주지 않았으면 보고도 몰랐을 그냥 공원 벤치였는데, 뉴질랜드와 교민들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부산 유엔묘지 기념공원의 벤치였다. 또, 선원들이 항해하면서 만들어 준 거북선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딸을 먼저 보낸 부부 위로 위한 책도 전시
우리들 보다 먼저 방문해 있던 이홍규 목사가 인사를 나누고 어느 코너에서 부인과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나중에 그 앞에 가보니 이 선교사 관련 기사가 있었고 눈에 익은 그가 쓴 ‘내 이름은 아직도 이새별’ 책이 놓여 있었다. 몇 년 전에 이 선교사가 책을 선물하면서 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들어보니, 언젠가 유기성목사의 설교에서 들었던 그 내용이라 놀랐었다.


집에 와서 책을 읽어가다가 너무 슬픈 사연이라 한 동안 끝을 읽지 못하고 내버려 두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 딸을 먼저 보낸 성도 부부와 장례 후 두 달 만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위로를 하지 못했었다. 그 때는 생각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이 선교사라면 위로의 말을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떠올렸는데, 오랜만에 만났기에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못하고 안부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

검증을 통해 초기 이민역사가 깨끗하게 정리돼
아주 재미 있는 코너도 있었다. 초창기에 서로 내가 먼저 왔다고 주장하던 분들이 있어서 시끄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이승현 목사가 목사들, 선교사들, 성도들에게 각각 다섯 가지 서류로 검증을 하겠다고 했더니 도망가는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세 번을 통해 초기 이민역사가 깨끗하게 정리되었다고 한다.


또, 함께 방문한 분들의 연령이 대부분 60대부터 80대라 자녀와 사위의 기사(이현모 장로, 안재홍 장로)도 있었다. 바로 전날 평강교회에서 열린 ‘다윗과 요나단’의 황국명 목사의 찬양집회에서 만난 해나리의 음반 기사도 한쪽에 소개되었다.


이민의 기억 위한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야
기록을 위해 자료를 보관하고 정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며 시간도 많이 가는 일이다. 더욱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본다. 그것을 하고자 하는 본인의 마음이 있어야 하며, 은사도 있어야 하고, 사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면서도 즐거워야 한다. 이번에 이민의 기억 역사관을 기획한 이승현 목사 부부께 이날 함께 동행한 일행들을 대신하여 수고했다는 박수를 보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