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제와 사순절의 틈

지난 3월 사순절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에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리고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해서 화제가 됐다. 뉴스를 보던 사람들은 마르코 이마의 검은 십자가를 보고“저게 뭐야”,“주술인가요” 등 다양한 반응을 한국 방송국에서 뉴스의 머리기사로 잡았다.


이마에 그린 검은 십자가는 그레고리우스 교황 재위 기간에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참회의 표시로 천주교, 루터교, 성공회, 감리회에서 지금도 하고 있다. 사순절은 예수께서 예루살렘 성으로 오실 때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맞이한 것을 기념하면서 회개와 참회를 의미하여 종려 가지를 태워 재로 만든 다음에 성직자가 그 재를 교인의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바른다.


사순절 기간에는 금식하고 기름진 음식과 요리를 멀리하고 채소와 생선 그리고 달걀 요리로 저녁을 먹었다. 지금은 단식이나 미디어 금식 등을 한다. 사순절 기간 기름진 고기를 못 먹으니, 사순절이 오기 전에 사육제를 열었다.


사육제는 3일-7일 동안 행하는 카니발 축제로 즐긴다. 카르네 발레는 고기여, 그만! 또는 카르넴 레바레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말이지만, 기름기로 얼룩진 화요일이라는 마르디 그라를 축제의 마지막 날로 마귀, 용, 새 우상 등으로 분장하거나 가면을 쓰고 익명성으로 방탕과 음란의 극치를 보여줬다. 성적인 타락으로 사육제가 끝나고 나면 사생아가 늘어났다.


먹어라 사육제와 굶어라 사순절의 극단적인 관습과 관행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 피터르 부뤼헐 화가는 종교 개혁이 후에도 개신교는 가톨릭 전통은 거부하면서도 사육제를 즐겼다. 신교나 구교나 영적인 영향력이 없는 상황을 의인화로 담아 1559년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을 그렸다.


“아무도 꾸며진 겸손과 천사 숭배를 이유로 너희를 정죄하지 못하게 하라 그가 그 본 것을 의지하여 그 육신의 생각을 따라 헛되이 과장하고 머리를 붙들지 아니하는지라”(골로새서 2장 18절-19절)


말과 형식은 그럴듯하게 하나 내용은 전혀 다른 골로새 교회의 특별한 지식을 통한 개인 영혼의 우주적인 구속이라는 영지주의 이단이 득세한 것을 바울은 거짓 선전과 선동. 그리고 율법주의와 천사 숭배뿐만 아니라 금욕주의를 맞서라고 권고한다. 항상 자기가 본 것을 늘 맞고 자기 생각을 부풀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사람의 생각과 상상. 그리고 철학과 종교로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 거절, 배척, 배반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스도가 그리스도인의 몸을 살게 하는 생명과 양육의 근원이고 그리스도인의 연합된 몸의 공동체는 유기적인 관계를 이뤄가야 한다.

사육제를 지나고 사순절에 절제와 더불어 예수를 깊이 생각하면서 고난 주간을 맞이하고 기도하며 부활절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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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현
본지 발행인. 마운트 이든교회 담임.“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고 생명구원”(요한복음 20:31) 위해 성경에 기초한 복음적인 주제로 칼럼과 취재 및 기사를 쓰고 있다. 2005년 창간호부터 써 온‘편집인 및 발행인의 창’은 2023년 446호에‘복 읽는 사람’으로 바꿔‘복 있는, 잇는, 익는, 잃는, 잊는 사람과 사유’를 읽어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