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선교가 왜 필요한가요?

단기 선교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
얼마 전 아름다운 바닷가 도시의 한 이민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다음 날, 목가적 정원이 있는 카페에서 그 교회 목사 부부, 그리고 집사 부부와 식사 교제를 했다. 대화 가운데 남자 집사께서 그동안 품고 있었던 질문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단기 선교가 꼭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였다. 필자는 성의껏 질문에 답을 주었고 그는 충분히 이해되었다고 답했다. 필자가 그에게 주었던 답을 오늘 여기서 나누려 한다.

우선, 단기 선교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졌던 집사의 경험 세계는 그동안 보고 들은 것으로부터 형성된 부정적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것은 사실에 기초한 것이었다. 한국 교회와 이민교회가 단기 선교팀을 구성해 여러 나라로 보내는 붐이 일었고 그것이 그 교회들의 치적이 되었다. 단기선교팀을 맞은 선교 현장의 장기 사역자는 최선을 다해 저들을 섬겼으나 이들이 돌아간 후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렸고 이를 토로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작용 혹은 후유증이 곳곳에서 발생한 것은 사실이었기에 이분에게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단기 팀이 선교 현장을 연구하지 않고 방문한 것을 들 수 있다. 보내는 교회와 단기 팀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생각하는 선교를 준비하고 갔지만 그 현장 선교사와 지역 형편에 맞춘 선교는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가진 무언가를 준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늘 그것을 받는 이들의 상황과 형편을 면밀히 살펴야만 한다. 단기 팀이 잘(?) 준비한 이벤트성 사역과 푸짐한 선물은 때로 장기 사역자의 짧지 않은 기간 구축해 온 사역을 일시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 단기 팀은 자신들이 준비한 것을 그냥 멋지게 펼치고 떠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역이 장기 선교사의 사역에 필히 유익한 것으로 남아야 함을 알아야 한다.

얼마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필자의 오래전 경험을 나누려 한다. 한국에 있을 때 천여명이 회집하는 교회에서 초등부 전도사로 일할 때 어린이 전도 협회 일꾼들을 초대한 적이 있었다. 이들은 전략을 가지고 교회 주변의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소중한 열매를 맺었다. 사역의 마지막에 나눔의 시간을 가졌는데 전도협회 한 사역자의 말이 필자의 마음에 통증을 주면서 또한 사역의 본질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복음 전하는 일을 꽤 오래 해 왔는데 어느 정도 규모가 큰 교회들 주변에 사는 아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은 이들을 복음을 통해 교회로 이끌려 할 때 아이들이 순수하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들으려 하지 않고 무언가 다른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무엇을 주나요?” “어떤 유명한 사람이 오나요?” “무슨 재미있는 것을 하나요?” 등 전도자들이 전하는 복음보다는 그들의 구미에 당기는 이벤트 혹은 선물에 마음이 가 있다는 것이다.

만일 어느 단기 선교팀이 남기고 간 흔적이 이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긴 세월 순수하게 복음을 삶으로 증거하며 지역민들의 영혼을 품어온 장기사역자에게 쓰라린 상처가 될 수 있다. 물론 팀이 보여준 특별한 행사와 남기고 간 선물 등은 단기간 반짝 유익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선교지 교회와 지역민들에게 복음 외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하거나 선교사나 그를 통해 방문하는 단기 팀을 저들의 현실적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형식의 단기 선교는 비록 선한 의도에서 시작했을지라도 멀리 볼 때 부작용이 나타나 그 지역의 장기 선교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장기 선교를 위한 단기 선교
필자는 단기 선교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에게 본인이 섬기는 교회가 나아가려는 선교 방향을 설명하면서 그 답을 주려고 애썼다. 필자를 포함한 Y교회 단기팀은 작년 6월 말 선교지에 가기 딱 1년 전부터 기도를 시작하면서 방문할 지역의 선교사와 접촉했다. 기도의 중요성은 모든 성도가 아는 것이며 특히 선교 현장을 방문할 경우는 더욱 기도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짓의 아비 사탄은 총력으로 교회의 사역을 무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사역자를 낙심케 만들기 때문에 교회와 사역자는 반드시 기도로 영적 전쟁과 전투에서 이겨야만 한다.


예수님의 선교는 성령님의 사역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기도로 성령님과 함께 걸을 때 이기고 그 승리의 열매를 취할 수 있다. 우리는 선교 팀을 구성해 가는 시점부터 영상통화로 방문할 지역 선교사와 기도 제목을 나누었는데 이때 그는 “보통은 방문하기 수개월 전 연락을 취해 정보를 묻는 데 이렇게 일찍이 1년 전부터 연락해서 기도 제목을 공유하는 것은 드물다”고 말했다. 이럴 필요가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우리는 이 시작된 주님의 선교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의 단기 방문들 후 결국 한 지역 교회와 선교지 주민이 복음으로 연결되는 장기 선교를 의도했기 때문이다.

우리 단기 팀은 모집된 지 얼마 지 않아서 장기 선교사로 오래 헌신하다 은퇴한 선교사를 모시고 그해 나갈 단기 선교를 위한 큰 그림을 얻으려 세미나를 가졌다. 선교사는 세미나에서 교회 혹은 선교팀이 나가야 할 올바른 선교 방향은 <제자도: 제자 삼는 사역>이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단기 선교를 통해 그 팀을 보낸 A)지역 교회와 이들을 받는 B)선교지역민이 연결되면 이 인연은 짧은 만남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주님의 큰 명령(마28:18-20)을 좇아 선교지 거주민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는 사역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기도 가운데 은퇴 선교사의 가이드를 성령님의 인도로 여기고 우리는 연계성이 있는 선교 즉, 단기로 끝나지 않고 장기로 이어지는 선교를 시작했다. 선교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삼는 사역 현장으로 바라보고 거기서 만날 영혼들을 위해 기도로 준비함으로 이 만남의 궁극적 주선자이신 하나님, 이 선교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역이 되기를 원했다. 1년의 준비 후 영상으로 수차례 만난 선교사 그리고 늘 기도로 품었던 이들이었기에 직접 선교지 현장에서 그들과 대면했을 때 우리는 서로 낯설지 않았고 준비한 무엇을 풀어내는 것이 아닌, 이 소중한 만남의 주인공 개개인에게 집중하려 했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는 데 마음을 쏟을 수 있었다.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하나. 당연히 최우선 순위는 기도다! 기도가 알맞게 이루어질수록 성령님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기도는 이론이 아니기에 기도하는 자에게 그 능력이 확인된다. 단기 선교를 장기 선교의 마중물로 여기고 출발하는 선교팀은 반드시 일찍부터 넉넉히 기간을 갖고 기도를 시작해야 하고 구체적인 기도 제목으로 기도해야 하고 처음부터 마치고 돌아오는 마지막까지 기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선교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기도로 무장될수록 기회가 풍성해질 것이다.

둘. 선교지에 대한 연구가 필수다! 사랑은 관심이고 관심은 앎을 추구한다. 팀이 만나야 할 선교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은 그들의 나라, 지역, 문화, 관습, 기후, 언어, 예절, 종교 등 삶의 전반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알 수는 없기에 그 나라 그 종족의 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공부해야 하고 선교사 부부와 그들이 섬기는 주민들에 대해 가능하면 보다 깊은 이해를 가져야 한다. 특히 장기 선교사와는 지식 이상의 관계로 아는 지식을 넓혀가야 한다. 이 앎이 많을수록 기도 또한 구체적이고 풍성해질 것이다.

셋. 이벤트 혹은 사역 준비는 선교지에 맞추어야 한다. 그래야 가는 팀을 위한 행사가 아닌 거기 사는 이들의 필요를 채우는 결실 있는 사역이 될 것이다. 당연히 이 필요를 가장 잘 아는 이는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민과 삶을 공유하는 선교사이기 때문에 준비 기간 동안 수시로 연락을 취해 형편을 묻고 선교사와 선교지에 유익을 끼칠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

넷. 반드시 보내는 지역 교회가 이 선한 사역에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가는 선교팀과 보내는 교회는 한 몸이기 때문에 기도를 모아야 하며 정보를 공유해야 하며 선교 기간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영적 하나 됨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기도로 도왔던 이들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한 이들을 보고 함께 즐거움을 누리며 전체 교회가 더욱 예수님의 선교에 열심을 내는 시너지 효과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