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시아 경험하는 오네포토 루프와 장애인 생각하며 걷는 오네포토 패스
2024년 4월 27일 토요일, 오네포토 공원에서 밀알 선교단이 주최한 장애인 인식개선과 디멘시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족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걷기 행사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행사이다.
작년에는 날씨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하나님의 은혜로 청명한 가을날 산책하기 좋은 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다. 행사는 오전 10시 30분에 개회 예배로 시작되었다. 예배 후에 참가자들은 걷기 코스로 나아가 걷기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자연스럽게 준비된 코스 지도를 들고 두 가지 걷기 코스를 선택하여 걸었다.
이유가 있는 두 종류의 걷기 체험 코스
이번 행사에서는 2개의 코스가 비슷한 길이로 개설됐다. 두 코스는 발달장애와 퇴행장애를 체험하고 어떻게 함께 동행할지를 생각해보도록 계획됐다. 두 개의 길은 디멘시아를 경험하는 오네포토 루프와 장애인을 생각하며 걷는 오네포토 패스이다.
오네포토 루프는 디멘시아(치매)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식하기 위한 코스로, 지도를 보면 쉬운 길이지만 실제로 걷다 보면 중간에 길을 찾기가 힘든 길이다. 참가자들은 길을 찾는 대신 운동장을 가로지르거나 포장된 다른 길을 걷거나 하면서 대체 도로를 찾아서 코스를 완주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참가자들은 디멘시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방향 감각 상실과 길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체험하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몸소 체험했다. 오네포토 패스는 밀알토요학교 학생들이 자주 걷는 코스로, 숲의 다양한 풍경과 나무, 길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오티즘(자폐증) 스팩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함께 걸을 때, 장애인들의 삶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들의 재능과 그들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경험하게 된다.
장애인의 권리,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이 행사를 통해 장애인의 권리를 뉴질랜드 교민과 교인들에게 알리고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함께 걷기 여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장애인 헌장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실천되고 있는지, 아직도 인식이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장애인 인권 헌장
장애인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여 자립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와 사회는 헌법과 국제연합의 장애인권리선언의 정신에 따라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이루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 장애인은 장애를 이유로 정치·경제·사회·교육 및 문화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 장애인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득·주거·의료 및 사회복지서비스 등을 보장받을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은 다른 모든 사람과 동등한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은 자유로운 이동과 시설이용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받아야 하며, 의사 표현과 정보 이용에 필요한 통신·수화통역·자막·점자 및 음성도서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은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은 능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지며, 직업을 갖기 어려운 장애인은 국가의 특별한 지원을 받아 일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을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은 문화, 예술, 체육 및 여가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은 가족과 함께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이 전문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도 환경이나 생활조건은 같은 나이 사람의 생활과 가능한 한 같아야 한다.
- 장애인은 사회로부터 분리, 학대 및 멸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누구든지 장애인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여서는 안된다.
- 장애인은 자신의 인격과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법률상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여성 장애인은 임신, 출산, 육아 및 가사 등에 있어서 생활에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혼자 힘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장애인과 그 가족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장애인의 특수한 욕구는 국가정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장애인과 가족은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결정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과 편견 없이 걷고 배려하는 모습은 미래 밝게 해
참가자들은 장애인 헌장 전문에 나오는 “장애인은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선언이 여전히 인식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걷기를 완주한 분들은 밀알 사랑이 새겨진 배지를 받았으며 그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장애인을 지지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 행사의 마지막은 갈보리 교회가 제공한 김밥을 나누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먹는 행복을 누리며 마무리됐다.
인상적인 모습, 미래세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미래 세대인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이 장애인들과 편견 없이 걷고 배려하는 모습은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미래를 밝게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세린 학생은 Y7 학생으로 ‘함께 걸어요’ 행사 소식을행사를 나누기 위해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많은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함께 걷기의 의의
함께 걷기 행사는 두 가지 의의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우리모두 하나님 나라의 순례자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함께 걷는 것의 목표는 하나님 나라이다. 우리는 모두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힘들어도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약속의 땅으로 나아가는 순례자이다.
이 하나님의 나라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차별 없이 찾아온다. 그날에 온전한 새 몸으로 덧입을 때까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할 때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걷는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함께 걷는 것은 발을 획일적으로 맞추어서 행진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걷지만 각자 형편에 따라 걷는 것이다. 1800년대 영국 브리튼 다리 위를 군인 200명이 발맞추어 걷다가 발소리의 진동으로 다리가 무너진 것을 기억한다.
우리는 남에게 맞추려는 이유는 우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집단에 소속되면 원래 자기보다 강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독특한 사람들은 배척받을 수 있다.
‘함께 걸어요’를 진행하며 우리는 하나님께서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차별 없이 각자에게 자신만의 삶과 여정을 주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각자의 보폭대로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서로 배려하며 함께 걷는 것이 편안하고 아름답다.
감사의 인사
함께 걷기에 참가한 분들이나 참석하지 못했지만, 또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던 목사님들과 교회와 교민들께 감사를 드린다.
‘함께 걸어요’ 행사를 준비하고 알리고 또 행사를 진행하는 4월 한 달 동안 오클랜드에서는 장애인과 치매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와 웰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장애인 선교 사명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좋은 기회가 됐다. 이를 위해서 전심으로 후원해 준 크리스천라이프에 특별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