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째 주 찬송/4월 둘째 주 찬송

4월 첫째 주 찬송/ 403장 영원하신 주님의

진젠도르프 백작의 모라비아 찬송을 노래한 러시아 민속 찬송

찬송 시 ‘영원하신 주님의’(‘O, ja grdshmik bednyi’)는 진젠도르프(Nikolaus Ludwig Graf von Zinzendorf, 1700 – 1760)가 지었습니다. 21C 찬송가에는 1984년 발간된 러시아 찬송가(‘Sbornik Dubovnyh Pesen, Moskow’)에서 왔다고 밝혔으나, 진젠도르프가 지은 독일어 찬송 시(“O ich armer Sünder, es ist wahr, ich bin’s”)의 러시아어 번역입니다.

진젠도르프는 헤른후트(Herrnhut)의 모라비안 공동체를 이끈 독일의 경건주의자이며, 찬송 시인입니다. 18세기 독일과 체코,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헤른후트의 영주였던 진젠도르프 백작은 종교적 박해를 피해 정착한 모라비안 교도들과 형제단을 만들어 영적 각성을 이끌며 큰 부흥을 일으켜 세계 복음화를 위한 중핵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1732년 8월 개신교 최초로 서인도 제도에 선교사 파송을 시작으로 남북아메리카, 남아프리카, 북유럽, 서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전 세계로 넓혀 나갔습니다.


진젠도르프는 약 2천 편의 찬송 시를 지었으며, 여러 권의 찬송가집을 펴냈습니다. 그의 찬송은 칭의와 경험과 중생과 양자가 되는 것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보혈의 공로를 강조합니다. 찬송의 권능을 보인 그는 웨슬리를 비롯한 전도자들에게 선교적 영감을 끼쳤습니다.


이 곡은 1911년에 발간된 러시아 찬송가(‘Gusli’ 제3판, 러: гусли)에 진젠도르프 가사로 처음 실렸습니다. 관련 자료엔 1902년에 러시아어로 번역되었으며, 역자 미상입니다.

어떻게 진젠도르프의 독일어 찬송 시가 러시아 곡으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모라비아 선교사인 스타흐(Matthäus Stach)와 다비드(Christian David)가 1733년 1월에 선교를 떠난 광범위한 지역 중에 러시아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 이때 전해지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다비드 선교사도 찬송가 작가입니다.


멜로디는 러시아 고유의 민속음악이라 단조에다가 어김없이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발랄라이카나 러시안 바얀 같은 민속악기가 곁들이니 단순하면서도 힘이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영감 있습니다.

4월 둘째 주 찬송/269장(통일211장) 그 참혹한 십자가에

시인이 말 더듬으며 읊은‘샘물과 같은 보혈은’의 다른 번역 찬송
찬송 시 ‘그 참혹한 십자가에’(‘There is a fountain filled with blood’)는 윌리엄 쿠퍼(William Cowper, 1731–1800)가 지었습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작자미상으로, 1919년에 발행된 ‘신증 복음가’에 처음 실렸다고 밝혔으나, 찬송 시 ‘샘물과 같은 보혈은’(258장)의 다른 번역입니다.


영국 그레이트 버크햄스테드에서 성직자의 아들로 태어난 쿠퍼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지만 정신병으로 우울한 삶을 살았습니다. 여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웨스트민스터 대학을 졸업한 후, 상원 최종 사법시험을 앞두고 정신적 쇠약을 겪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18개월 동안 세인트 알반 정신병원에 수용된 후 언윈(Morly Unwin) 목사 가족을 만나 우정을 쌓으며 성경을 읽기 시작하였고, 서서히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언윈 목사가 세상을 떠난 후 언윈 목사 부인(Mary Unwin)과 존 뉴턴(John Newton,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지은 이)은 친밀한 우정과 극진한 보살핌으로 회복을 도와 감정적인 자극을 제공하여 공동으로 찬송가(‘The Olney Hymns’)를 출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쿠퍼의 신앙을 극적으로 표현한 이 찬송 시는 1771년에 지어, 1772년 코니어스의 찬송가(‘Conyer’s Collection of Psalms and Hymns’)에 처음 실렸습니다. 이후 1779년 뉴턴과 공편한 찬송가(‘The Olney Hymns’)에도 다시 출판되었습니다.

쿠퍼는 이후에도 세 번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심한 우울증에 빠졌으나, 하나님의 섭리에 압도되어 온전한 은총을 경험했다며 찬송 시로 하나님의 신비를 읊었습니다.


3절에서, 시인은 비록 정신적 쇠약으로 말을 더듬으면서도, 영원한 새 나라에서 “금 거문고 한 곡조로 새 노래 부르리.”라 소망합니다.

곡명 LORD I BELIEVE는 19C 작곡자 미상입니다. 쿠퍼의 원래 찬송 시 7절 중 세 절(1, 2, 7절)을 뽑아 작곡한 후, 후렴을 새로 작사 작곡하여 붙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곡의 자료와 후렴 텍스트에 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습니다.


이 글은 필자가 진행하는 유튜브‘김명엽의 찬송교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 기사본문을 잘 읽으면 큐티가 쉬워진다
다음 기사478호 라이프
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